이 멋진 세상 속으로 325

수도 비슈켁과 근교 트레킹

아슬란보프 CBT의 매니저, 하얏트의 주선으로 미니밴을 대절, 비슈켁으로 갑니다. 중간의 휴식 시간까지 모두 10시간의 거리입니다. 우리는 북쪽의 카자흐 케겐에서 이식쿨이 있는 키르기스의 동쪽으로 내려와 나린에서 얄랏 아밧까지 동에서 서로 횡단한 다음, 북쪽의 수도 비슈켁으로 가는 일정을 진행하면서 이 나라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이웃한 산유국 카자흐 덕택에 저렴한 요금으로 자가용을 대절한 편한 여행이었지요.그러나 아슬란보프에서 가까운 우즈벡의 오시와 페르카나에 들렀다가 타슈켄트로 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비슈켁으로 가는 길 초반에는 카라카라 강과 협곡을 양 옆에 둔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습니다.Doktogul 저수지 옆길로부터 Ala-Bel(3184m) 고개와 Otmek(3330m) 고개를 넘어..

나린에서 타쉬라밧, 나린에서 알랏라밧, 아슬란보프까지의 국토 횡단

아름다운 송쾰을 떠나 나린으로 이동, 그곳 CBT에서 운전기사 Sapar와 교섭, 1박 2일 일정으로 Tash Rabat에 가는 길가의 풍경입니다. 여전히 알라타우(톈샨)의 설산을 옆에 두고 갑니다. 나린에서 117km 거리, 중국으로 넘어가는 Torugart Pass로 접어들었습니다. 공룡의 등뼈 같은 험한 바위들이 보입니다. 이 긴 계곡 속에는 Tash Rabat('돌 요새'), 실크로드 대상들이 쉬어가던 카라반 사라이가 있습니다. 여기가 정치적, 상업적으로 요지였다는 것을 알려 주는 곳입니다. 실크로드의 거점도시였던 나린을 거치기 위하여 험한 텐샨 산맥을 천신만고 넘어온 대상들의 이 숙소는 한때 31개의 방에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였다네요. 실크로드의 몰락과 함께 무너져 내렸..

바다 같은 호수, 송쾰

오늘은 송쾰 호수를 찾아 코치코르로 갑니다. 아침, 이식쿨 호숫가를 산책하고 느긋하게 터미널로 나갔지만 여기 촐폰아타에서 코치코르에 직접 가는 버스는 없었고 자가용 택시는 너무 비싼 가격을 요구하기에 큰길로 나가서 정차 중인 외지인의 차를 흥정, 곧 출발했습니다. 승차 후 돈부터 받은 기사는 비슈케크와 코치코르의 분기점, 발루치에서 우리를 다른 차에 넘기더니 자신은 비슈케크 쪽으로 가버렸지요.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자가용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방법으로 승객을 환승시키며 돈벌이를 하는 듯했네요. 코치코르의 CBT(Community Based Tourism) 앞. 여기서도 송쾰 행 일반버스는 운행되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접근하기는 어려운 곳이라 CBT를 이용했습니다. CBT는 키르기스 내 대부분의 도시에..

키르기스스탄 카라콜과 알틴 알랴산, 이식쿨 호수의 도시 촐폰아타까지

생각보다 까다롭지 않은 출입국 수속을 마치고 카자흐 국경을 넘어 키르기스의 카라콜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트레킹의 거점도시입니다.알라타우 속의 팔랏카봉(4260m), 카라콜봉(5218m)을 중심으로 알라샨 계곡이나 카라콜 계곡, 총 키질수 계곡에서 시작하는, 하루에서 길게는 10일 정도 거리의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습니다. 번화가 독토굴에서 환전을 하고 레이스를 달아 놓은 듯 장식이 아름다운 호텔, 네오피드에 짐을 풀었습니다.여기도 환율은 한국에서 확인했던 것보다 10솜이 올라 1달러 당 63 솜. 이 나라에서도 환율이 흔들리고 있었지요. 1솜은 우리 돈으로 약 20원입니다.키르기스스탄은 남한의 2.2배 크기이지만 농지는 전 국토의 7%로 알라타우와 그 지맥이 대부분이어서 80% 이상의 땅이 해발 15..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와 차린 협곡

알마티 시내 중심광장인 레스푸블리카 알라니 거리입니다. 아침 일찍 비가 온 후의 싱그러운 대기 속을 걸어 나가 이 나라를 상징하는 '골든 맨'이 눈표범을 딛고 서 있는 독립기념탑을 지나서 옥상의 왕관 장식이 아름다운 카자흐스탄 호텔을 지나 이 도시를 상징하는 사과 조형물을 보며 벽면을 역시 사과와 풍속 그림으로 장식한 아바이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판필로프 공원으로 갔습니다. '알마티'는 '사과의 아버지'라는 뜻, 사과는 이 도시를 상징하는 과일입니다. 여기는 소련의 스탈린 시절, 수많은 고려인들이 극동지역에서 강제 이주되어 고난의 삶을 보내야 했던 가슴 아픈 땅입니다. 특유의 머리 수건을 쓴 현지인들이 많이 보이는 판필로프 공원. 그 안에 있는 젠코프 성당은 성화며 벽화도 화려했지만 거대한 기념비와 '꺼..

카자흐스탄의 알타이 마을, 보피니치노이예

여행 친구 4명과 동행, 2015년 8월 24일 출발, 9월 24일에 돌아온 32일의 일정으로 소련연방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의 세 나라,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의 여행 기록입니다. 이 여행으로 로마에서 중국, 장안까지 이어지는 우리의 실크로드 여행을 종결하자는 의미도 있었고 그 이름만으로도 마음 설레는 알타이 산맥과 톈산 산맥 속을 걸어보자는 욕심도 있었지요. 아시아 대륙 중심의 중앙아시아는 일반적으로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을 포함하여 투르키스탄(투르크인의 나라) 또는 서역이라고 부릅니다. 이 지역은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여러 갈래의 교역로, 실크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컸기 때문에 동서 교역로를 장악하려는 주변 ..

안개, 구름 속의 천문동과 장가계. 악양의 동정호

황산을 떠나 장사로 이동, '하늘에 오르는 문'이라는 천문동에 갑니다. 먼저 천문산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시내 중심지를 거쳐 정상부까지 이어지는 7.5km, 30분 거리의 케이블카를 타야 합니다. 천문산 입장권에는 케이블카와 셔틀버스 요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천문동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해발 1300m에 있는 천연 종유굴로 높이 약 130m, 폭 57m로 양쪽이 뚫려 있는 거대한 동굴. 1999년 국제에어쇼에서 4대의 곡예비행편대가 이 굴을 통과하면서 더 유명해졌다네요. 케이블카에서는 천문동에 오르는 통천대로, 굽이굽이 고갯길이 보입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천문산 둘레길을 한 바퀴 돌았지만 안갯속에서는 산속 풍경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높이 1430m의 절벽에 붙여 만든 좁은 보행로, 귀곡잔도..

아, 황산!

황산에 올랐습니다. '五岳歸來不看山, 黃山歸來不看山 - 오악에서 돌아오면 다른 산이 보이지 않고, 황산에서 돌아오면 오악이 보이지 않는다'기에 어떤 산인지 궁금했지요. 雲海와 奇巖, 老松과 溫泉이 黃山 4絶이랍니다. 첫날,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황산 안의 숙소, '배운루'에 체크 인. 곧바로 주변을 돌아다녔습니다. 산 봉우리들을 감고 돌던 구름은 오후, 비가 되어 안개를 씻어 내리면서 소나무와 바위의 특별한 조화, '몽필생화'를 겨우 윤곽만으로 보여 주었지요. 그것만으로도 사진 촬영을 하려고 몇 시간 동안 기다리던 사람들의 환호성은 대단했네요. 황산은 연중 200일 이상 안개와 구름에 덮여 있어서 간간히 햇살이 구름을 뚫고 나올 때에나 그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답니다. 둘째 날에는 기대했던 서해 대..

수창의 남첨암과 삼청산, 천도호

중국 절강성, 수창현에 있는 작은 마을 남첨암은 중국의 또다른 다랑논 지역인 원양이나 대채촌 보다 규모가 작지만 아직 때 묻지 않은 여행지입니다. 마을의 작은 식당에서는 동네 사람들에 산에서 따왔다는 목이버섯 요리가 아주 맛있었지요. 이 지역은 중국 정부에서 생태보존지역으로 특별관리를 하고 있는 곳으로 수창현에서 이곳 남첨암까지 오는 버스가 하루 두 편 뿐인 깊은 산속 마을. 연결 버스를 놓치면서 택시를 타야 했습니다. 숙소인 남첨암호텔의 앞 뜰, 그 정상에서 내려다본 3월 말의 이 동네는 유채꽃이 한창이었습니다. 푸른 대밭과 차밭도 이 동네의 대표적인 풍경이었고 아홉 굽이를 이루며 떨어지는 '구단 폭포'도 볼거리입니다. 정비해놓은 트레킹 코스를 걸어도 좋고 거대한 바위 사이, 이런 돌계단을 지나 '통천..

물의 도시, 주장과 항주

중국의 강남, 장강(양자강) 이남에는 6대 옛 마을, 고진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 周庄, 저우좡의 풍경입니다. 상하이 남쪽에 있는 이 주장은 元代의 한 부호가 마을의 북쪽에 있는 강물을 끌어들여 운하를 만든 900년의 역사를 가진 물의 도시로 200년 전의 명, 청대의 거리가 그대로 남아 있어 여행자들이 찾아오는 동네랍니다. 이른 봄, 연둣빛 수양버들이 늘어진 수로를 따라 유람선이 돌아다니고 양쪽으로는 고풍스러운 집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많은 돌다리 중에서 그림자가 만들어낸 또하나의 다리 때문에 붙은 이름, 아름다운 이 쌍교는 여행자들이 꼭 들르는 곳. 고택을 구경하고 기념품 가게에 음식점, 찻집들을 구경하면서 느긋하게 돌아다녔습니다.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중국인 부부가 안내해주었지요. 후난 성의 한 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