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중국, 동남부

안개, 구름 속의 천문동과 장가계. 악양의 동정호

좋은 아침 2015. 5. 19. 14:00

황산을 떠나 장사로 이동, '하늘에 오르는 문'이라는 천문동에 갑니다.

먼저 천문산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시내 중심지를 거쳐 정상부까지 이어지는 7.5km,

30분 거리의 케이블카를 타야 합니다.

천문산 입장권에는 케이블카와 셔틀버스 요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천문동은 세상에서 가장 높은, 해발 1300m에 있는 천연 종유굴로 높이 약 130m, 폭 57m로

양쪽이 뚫려 있는 거대한 동굴.

1999년 국제에어쇼에서 4대의 곡예비행편대가 이 굴을 통과하면서 더 유명해졌다네요. 

케이블카에서는 천문동에 오르는 통천대로, 굽이굽이 고갯길이 보입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천문산 둘레길을 한 바퀴 돌았지만

안갯속에서는 산속 풍경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높이 1430m의 절벽에 붙여 만든 좁은 보행로, 귀곡잔도와

 

 

 

 

바닥에 투명 유리가 깔린

 

 

 

유리잔도를 지났지만 여전히 안개 속의 풍경이 되었습니다.

 

 

바닥 보호를 위하여 빌려 신는 5위안이 아까울 정도였네요.

 

 

상가가 있는 앵도만 지역, 

 

 

화려한 옷차림의 토가족 여인들이 공연하는 이곳도 안개에 잠겼고,

 

 

중국 10대 사찰의 하나라는 천문산사도,

 

 

 

높이 1400m, 길이 150m의 절벽과 절벽을 잇는 천문산의 이 현수교도 역시 오리무중입니다.

 

 

그래서 1518m 정상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 누각, 운몽선정은 포기하고 

다시 하행선 케이블카를 탄 다음 중간역에서 내려 미니버스 승차, 통천대로를 지나니 

 

 

천문동 굴에 오르는 급경사 계단, 상천제가 나타났습니다.

 

 

안개, 안개, 안개!

 

 

999개의 가파른 계단으로 올라

 

 

본 것이라고는 역시 안개!

현지 사진사가 기술적인 힘으로 안개를 물리치고 사진 한 장 찍어주었지요.

                       

 

다음 날은 장사를 떠나 장가계시로 이동, 

 

 

장가계 삼림공원에 왔습니다. 입장료는 2일권으로 258위안.

예부터 중국인들이 이곳을 두고

'사람이 태어나서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 할 수 있겠는가?' 했다지요.

대부분의 관광객이 하루 일정으로 돌아보고 떠나면서

그들이 버리는 입장권을 현지인들이 주워 재사용하는 일이 많다며 

중국 관광지로는 유일하게 지문 등록을 강요했던, 석연치 않은 관광지였습니다.

 

 

 

오늘은 간간히 비가 오는 날.

 

 

 

입구에 있는 화가, 그림으로 장가계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알렸다는 오관중의 동상과 

저명인사들의 휘호를 구경하면서 안으로 들어가면

 

 

 

복사꽃 화려한 공원이 나옵니다.

 

 

 

여기서 합류한 언니와 기념사진 한 장 찍고

 

 

걷기 시작. 

 

 

숲속의 싱그러움을 즐기며 금편계곡을 따라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역시 이곳도 안개 때문에 원경을 볼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장가계는 서기 220년 경, 한 나라의 개국공신인 장량이 임금의 토사구팽 위험을 피해 이곳으로 피신, 

터를 잡고 살면서 생긴 지명이랍니다.

이 땅에 오랫동안 살았던 토가족은 장량의 가르침에 감동을 받아 성을 장 씨로 바꾸면서

이곳은 모두 '장량 일족의 땅; '장가계'가 되었다지요. 

그러면서 사람 모양의 이 바위는 장량의 시호인 '문성공' 이름을 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러가지 이름이 붙은 바위 들은 안갯속에서 제대로 그 형태를 찾을 수가 없었네요.

 

 

토가족의 기념품 가게를 거치면서 원가계와 천자산으로 이어지는 트레킹.

 

 

사진 모델인 토가족 여자들을 구경하면서 

 

 

절벽과 절벽을 잇는 천하제일교며

정신을 잃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미혼대,

영화 '아바타'의 배경이 된 외돌개 바위인 건곤주 등을 지났지만

기이한 봉우리 3000여 개의 깊은 협곡, 무릉도원을 재현해 놓은 듯하다는 풍경도

모두 안개 속에서 그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그래서 엽서 사진으로 대신한 건곤주의 실제 모습입니다. 

 

 

천자산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천자각을 지나면서 

 

 

                          하룡 공원 안,

 

 

의외의 장소에 있던 맥도널드에서 추위와 실망을 한 잔의 커피로 달래고 

 

 

십리화랑으로 내려갔습니다. 

 

 

'세 자매봉'을 지나 

 

 

십리화랑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무릉원으로 내려오기까지 오늘 걸은 시간은 거의 10시간.

어둠이 내려앉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2일째의 장가계는 여전히 흐린 날씨.

그러나 새로운 기대를 가지고 황석채에 올랐네요. 

 

 

 

삼림공원에서 보라색 미니버스를 타고 이동 후 산길을 걸어가서 다시 베이지색  미니버스로 환승,

케이블카 탑승장에 도착하였지요. 

이 길을 걸어서 올라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구름과 안갯속에서 

 

 

다시 비가 뿌렸습니다.

 

 

 

광장에서 내려와 벼랑의 계단을 오르고 큰 바위를 넘으면

 

 

 

토가족의 사당인 오룡채가 나오고

 

 

한 걸음 잘못 디디면 곧바로 하늘로 간다는 '일보 등천'하며 장가계에서 제일 재미있는

등산코스가 있습니다. 

 

 

22일의 중국 동부 여행에서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장사 시에서 가까운 악양의 동정호였지만

그러나 동정호 역시 비와 안개 속에서 그 모습을 잃었습니다.

 

 

 

악양루는 남창의 등왕각, 무한의 황학루와 더불어 중국 남부를 대표하는 3대 누각.

당나라 시인 두보는 이곳에 올라 

 

 

 

동정호 풍경의 아름다움과 전란에 빠진 나라 걱정에 자신의 고달픈 인생까지 담았던 5언율시,

'등악양루(岳陽樓)'를 남겼습니다. 

 

 

     昔聞洞庭水(석문동정수) 예부터 동정호 이야기를 듣다가

     今上岳陽樓(금상악양루) 이제야 이 악양루에 올랐네.

     吳楚東南坼(오초동남탁) 오나라와 초나라는 동남쪽으로 갈라져 있건만

     乾伸日夜浮(건곤일야부) 호수에 비치는 풍경은 아름답기만 하네

     親朋無一字(친붕무일자) 가까운 친구는 편지 한 통 없고

     老去有孤舟(노거유고주) 늙어가면서 외로운 배만 옆에 있는데

     戎馬關山北(융마관산북) 고향 땅, 관산 북쪽에서는 여전히 전쟁 중이니    

     憑軒涕泗流(빙헌체사류) 난간에 기대어 눈물 흘리네.​ 

 

두보정에 담긴 인걸의 자취입니다. 

 

 

'23. 중국, 동남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 황산!  (0) 2015.05.14
수창의 남첨암과 삼청산, 천도호  (0) 2015.05.09
물의 도시, 주장과 항주  (0) 2015.05.05
중국, 소주에서  (0) 2015.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