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눈도 없고 봄의 푸르름도 없는 긴 겨울의 끝이 지루해서 떠난 중국 여행입니다.
2015년 3월 17일 상해로 들어가 소주, 주장, 항주를 거쳐 수창의 남첨암과 삼청산, 천도호와 황산,
장가계와 동정호를 돌고 장사에서 나오는 일정,
상해에서 동쪽으로 악양까지 가는 22일의 일정이었습니다.
겨울 내내 바닥난 활력을 찾고 싶어서 인터넷을 뒤져 싼 항공권을 찾고 별지 비자를 받으면서
중요 관광지의 호텔을 예약했지요.
거대 도시, 상해는 관심이 없어 푸둥 공항에서 곧바로 장거리 버스를 타고 소주로 출발,
다음날 아침부터 소주 시내를 돌아다녔습니다.
처음 들른 곳은 졸정원으로
이곳은 중국 정부에서 A 5개를 달아준 세계문화유산이며 강남지역의 대표적인 정원입니다.
베이징의 이화원, 청더의 비수산좡, 소주의 또 하나 세계문화유산인 류위안과 함께 중국 4대 정원의 하나랍니다.
골목길 상가를 지나면
졸정원의 입구가 나옵니다.
검은 기와지붕과 하얀 벽, 늘어진 연둣빛 수양버들이 조화를 이룬 풍경은 아름다웠습니다.
明代 중앙정권에서 실각한 왕헌신이 이 정원을 만들면서 자조하는 뜻으로
'어리석은 자가 정치한다'는 의미를 담아 '拙政園'이라고 이름을 붙였답니다.
우리나라보다 앞선 계절.
버드나무의 연녹색 잎과
뜰에 핀 개나리가 반갑습니다.
연못과 정자, 꽃과 나무, 다리와 회랑이 적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입니다.
육화탑에서는 소주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는데 하필 이때 수리 중, 보은사 경내를 산책하던 스님이
한자를 써보이며 알려주셨네요.
졸정원에서 나와
현지인들이 드나들던 식당의 만두로 점심을 먹고
오래전에 읽었던 유진오의 성장 수필, '창랑정기'가 생각나서 찾았던 '창랑정'은
한적했습니다.
그분과 관련은 없지만 같은 이름이어서 궁금했거든요.
창랑정은 연못 안에 조성한 고택으로
대나무를 이용한 정원과
그 안의 작은 연못,
정갈하고 소박한 내부 장식이 눈을 끌었습니다.
판먼(盤門)은 수로로 둘러싸인 소주城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성문입니다.
그 문을 지나 서광사 탑에 오르면
봄이 시작되는 정원과
서광사 전경,
관광단지로 조성된 동네가 보입니다.
서광사의 역사를 보여주는
건물들은 고풍스러웠고
대웅전 앞, 중국인들이 붉은 천을 걸면서 소원을 비는 풍경에
이런 경고도 재미있었지요.
옛 오나라 땅이었던 곳임을 재현해 놓은, 깃발 걸려 있는 성문에
성곽길도 산책하기 좋았고,
거기에서 바라본 外城河를 오가는 관광선들도 이국적인 풍경도 좋았습니다.
그 후문에서 버스를 타고 찾아간 산탕제는
오나라 당시의 모습을 그림처럼 재현해 놓은 산탕제는 전통연극 공연장과 찻집, 과자점들이 늘어서 있는,
우리나라의 인사동 같은 거리입니다.
현지인들도 많이 보입니다.
운하를 돌아다니는 뱃놀이도 여유로웠지요.
이곳은 곡물과 해산물이 풍부한 '魚米之鄕'의 하나로 명, 청 시대에는 이러한 운하를 통하여
베이징까지 물자가 운반했다네요.
네 번째의 중국 방문이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친절한 사람들, 깨끗한 거리로 중국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다음 일정으로 주장 가는 길을 묻는 우리에게 한문을 컴퓨터로 번역, 출력까지 해 주었던
숙소, 태호설빈관의 스탶인 진개는 우리나라 '슈퍼 주니어'의 6년 팬이라했네요
여기에서도 한류의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시작이 이렇게 좋으니 이번 여행도 잘 진행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졸정원에서 한 장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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