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몽골, 러시아 5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시베리아 횡단 열차는 모스크바에서 시작, 블라디보스토크까지 7박 8일 동안 시베리아 벌판을 횡단하며 9288km를 달리는 장거리 열차입니다. 우리는 3박 4일의 일정으로 중간의 이르쿠츠크에서 승차, 종점인 블라디보스토크까지 4100km를 갔습니다. 횡단 열차의 중간 지점에서 승차한 탓에 우리 일행은 한 군데로 모이지 못하고 각각 다른 쿠페로 흩어졌지요. 한 쿠페에는 2층 침대가 두 개씩 모두 네 개의 침대가 있습니다. 북경을 중심으로 단일 시간을 운영하는 중국과 달리 러시아는 광활한 지역별 시차를 인정,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시간을 계산합니다. 열차 안 복도에는 그에 대한 안내가 나와 있습니다. 열차는 자작나무 숲을 지나 바이칼을 옆에 두고 넓은 초원을 달렸습니다. 중간중간 쉬는 작은 역에는 현지인들의 좌..

바이칼 호수에서 보낸 날들

울란바타르에서 이르쿠츠크까지 밤 열차로 10시간 이동. 이르쿠츠크에 아침 7시 도착, 필요한 여행 서류를 받기 위하여 이쪽 여행사 직원의 출근을 기다리면서 바이칼 호수, 그 안의 알혼 섬에서 먹을 간식을 샀지요. 거기서 다시 차로 이동 6시간, 바이칼로 들어가는 선착장, 사휴르따 정션에 도착하니 오후 4시. 우리와 비교가 안 되는 큰 나라, 엄청난 이동 시간은 그 단위가 우리나라와 전혀 달랐습니다. 훼리를 기다리는 동안 시간 여유가 있기에 근처에서 이 고장의 특산품인 훈제 생선, '오물' 만드는 것을 구경하다가 바람이 차가워서 두툼한 옷 꺼내 입고 섬에서 나온 배에 승선, 15분 정도 달려 바이칼 호수에 있는 20여 개 섬 중에서 가장 큰 유인도, '알혼 섬'(Olkhon Island)으로 들어왔습니다...

울란우데, 이르쿠츠크, 리스트비앙카

이제 우리는 몽골의 일정을 마치고 러시아로 이동합니다. 울란바타르 역에서 오후 7시 30분에 출발하는 야간열차를 타고 종점인 몽골의 국경, 수하바타르에 아침 7시 도착. 정차된 4시간 동안 출국 수속을 마치고 여권을 돌려받은 다음 출발, 러시아의 국경인 나우쉬키에서 입국 수속을 했습니다. 입출국 신고서와 세관 신고서는 모두 키릴 문자, 영어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안산에서 잠시 일했다며 우리말을 조금 하는 이웃 칸의 남자 승객 도움으로 두 장의 입출국과 세관 신고서를 작성해서 제출, 후에 출국신고서와 세관신고서를 한 장씩 돌려받았습니다. 지니고 있다가 러시아를 떠날 때 공항에서 제출해야 합니다. 군인을 대동한 여자 관리 1명은 밀입국자를 찾는다며 객실과 복도를 샅샅이 수색하고 다니더군요. 두 ..

몽골 - 2

흡수굴을 떠나서 무릉을 거쳐 울란바타르로 돌아가는 중간 마을인 '쿤닥 운두르'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넓은 평원에 숙소인 겔은 달랑 세 채. 한적한 곳이라서 좀 무서웠지만 밤 하늘에서 별이 마구 쏟아졌던 날입니다. 먼 산들, 강물 위에 피어오르는 안개, 낮은 구름 하며 자작나무 숲에 비치는 햇살로 아침의 들판은 몽환적이었네요. 다시 길을 떠납니다. 초원에 드문드문 보이는 뗏장을 덮은 목조가옥, 통나무 울타리, 넓은 초원에서 풀 뜯는 야크며 소, 말과 양들은 겔과 함께 몽골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여기 아이들이 과자처럼 들고 다니며 먹던 간식, 몽골리안 보드카인 '아르키'를 거르고 남은 찌꺼기, '아롯'은 집 안에 널어 말리던 고기처럼 이들의 저장 식품이었습니다. 짧은 여름 동안 그들은 부지런히 긴 겨울..

여름 여행지, 몽골 - 1

CD 속의 사진도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만큼이나 흐릿해지네요. 그 사진을 보며 몽골에서 보냈던 시간들을 생각합니다. 여행 친구 4명과 우리의 한여름에 떠난 몽골. 그곳 겔에서는 밤이 되면 추워서 난로에 장작불을 피워야 했습니다. 2006년 7월 22일 출발하여 몽골에서 9일, 바이칼 호수를 거쳐 이르츠크츠에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러시아의 14일 여행 끝에 8월 13일 돌아온 23일의 일정입니다. 몽골과 러시아의 부랴트 공화국의 울란우데는 현지 투어로, 이후의 지역은 우리나라의 여행사에서 교통편을 예약한 자유 여행으로 진행하였지요.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에서는 몽골인 아내를 둔 한국인, 데이비스 김이 운영하는 UB GH에 숙소와 투어를 예약, 도착 즉시 지방으로 떠났습니다. 기사 '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