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와라 엘리야를 출발, 캔디에 도착하여 버스 터미널 락카에 짐을 넣고 담불라 행 버스 승차, 중간에 내려서 시기리야에 왔습니다. 때늦은 비바람이 요란하여 도로에는 흙탕물이 넘치고 큰 나무들이 쓰러져 통행이 마비되는 일도 있었지요. '시기리야'는 1600년 전 밀림 속의 거대한 바위 위에 세워진 성채, '사자의 성'입니다. 입장권을 산 다음 뜰을 거쳐 돌계단을 지나면 거대한 사자의 발톱 위, 정상에 오르는 철계단이 보입니다.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도 철창 안에 놓아야 할 정도로 날카로운 절벽. 그러나 우산도 쓸 수 없을 만큼 거친 비바람 맞으며 힘들게 올라간 정상은 구름과 안개의 잿빛 풍경이었지요. 옛 왕조의 영토는 어렴풋이 보입니다. 아버지를 죽이고 왕이 되었던 카사파의 왕궁 자리도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