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이란, 요르단, 이스라엘 16

나사렛 2, 갈릴리 호수 주변의 교회들

'수태고지 교회'에서 나와 그 옆의 '요셉 교회'로 가는 길에는 명상에 잠긴 표정의 요셉 동상이 있습니다. 이곳은 요셉이 목수일을 하던 장소에 세운 교회. 안에는 '요셉에게 목수 일을 배우는 어린 예수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마리아'를 그린 성화에 요셉과 어린 예수의 다정한 모습도 보입니다. 이집트로 피신하는 '성가족'도 있습니다. 가나의 '웨딩 교회'는 결혼식 피로연의 술이 부족한 상황에서 물 여섯 동이를 포도주를 만들었다는 예수의 첫 이적을 기념하여 세운 교회로 교회 안에는 물항아리 그림이 전시되어 있고, 교회 밖, 기념품 가게에서도 작은 물 항아리를 파는 동네였습니다. 티베리아를 지나 갈릴리 호수에 왔습니다. 입구의 바위에 오병이어가 그려있는 '타브하'의 '오병이어 교회(Church of Mul..

베들레헴과 나사렛 1

베들레헴에 왔습니다. 이곳은 예루살렘 남쪽 7km 거리, 팔레스타인 지역의 황량한 벌판입니다. 양을 치던 목동들이 예수의 탄생을 계시받은 장소에는 작은 교회가 들어서 있고 그 안에서는 다윗의 별 모자이크에 그 당시 상황을 표현한 그림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별을 따라간 곳, 아기 예수의 탄생지에 세워진 '예수 탄생 교회(Church of the Nativity)에서 방문객들은 자세를 낮추고 아주 작은 문을 통하여 교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정면 오른쪽, 그리스 정교회 소속 제단의 오른쪽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다윗의 별로 표시된 아기 예수의 탄생지가 있습니다. 이 성스러운 자리에도 많은 순례자들이 몰려들어 참배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오래 머물 수가 없었지요. 주변에도 '성 가족' 등 벽..

쿰란, 마사다, 에인게디, 제리코의 풍경

쿰란에 왔습니다. AD 68년 로마 군의 공격을 받던 유대교의 한 종파, 에세네 사람들은 적에게 몰살당하기 직전, 그들이 지니고 있던 소중한 필사본 성경 두루마리를 동굴 속 항아리에 숨겨 놓았습니다. 그 후 2000년이 지난 1947년, 이 산에 돌아다니던 베두윈 목동이 그 항아리를 발견했지요. 그 '사해사본'의 장소입니다. 안에는 '필사본을 넣었던 항아리'의 모형이 있고 건물 밖에는 그 항아리가 발견되었다는 동굴 입구가 보입니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서로 다른 악기를 연주하는, 재미있는 모습의 유대인 인형이 보입니다. 쿰란을 지나 길가에 있는 우뚝 서 있는 천연의 요새, 마사다('성채')입니다. 매표소가 있는 로비에는 그 마사다의 모형을 전시해 놓았고 벽에는 슬픔에 잠긴 얼굴들이 보입니다. 케이블카를 타..

이스라엘, 예루살렘 성 안에서

요르단 암만에서 이스라엘 국경, 킹 후세인 다리까지 택시 25JD, 그곳에서 출국장까지 택시 3JD. 출국세 10JD. 이스라엘 국경까지 셔틀버스 7JD, 큰 짐 값 개당 1.5JD. 큰 가방은 암만 숙소에 맡기고 4박 5일의 일정에 작은 배낭 하나로 떠난 길입니다. 다리 건너 이스라엘 입국장. 체온을 재고 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왔는지 묻는 등 이곳도 에볼라 바이러스 때문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사람이 많아 줄을 섰어도 밀고 밀리는 혼잡 속에 시간도 많이 걸렸지요. 입국심사관은 방문 목적, 방문지를 묻고 곧 끝낼 듯하더니 여권에 붙어 있던 이란 비자를 발견하고는 다시 이란의 체류 기간과 방문 목적을 묻더군요. 이스라엘 출입국이 기록되어 있으면 다른 아랍국의 입국에 제한받는 것을 감안한 듯, 별지에 입국 스탬..

와디 무사, 모세의 계곡에 있는 페트라

페트라가 있는 오아시스 마을, 와디 무사입니다. 와디 무사는 와디(계곡) + 무사(모세), '모세의 계곡'이라는 뜻. 마을 입구에는 '모세의 샘'으로 알려진 '아인 무사'가 있습니다. '약속의 땅'을 찾아갈 때 모세가 지팡이로 이 바위를 쳐서 물이 솟아나게 하여 갈증을 풀었다는 이야기가 전하지만 이 일에 인하여 신의 노여움을 산 모세는 가나안을 눈앞에 둔 느보산에서 죽어 그곳에 묻히게 됩니다. 바로 그 샘입니다. 사람들은 경건한 의식을 거친 후에 그 물을 마셨지요. 와디럼을 출발한 미니버스는 요르단의 중요한 순례길,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지는 '왕의 길(King's Way)'을 달려 와디 무사의 우리 숙소, 'Valentine Inn'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후론트의 주인 여자는 싹싹하고 서비스가 좋았지요...

붉은 사막, 와디럼

이스라엘에서 돌아온 다음날 암만 터미널에서 와디럼 행 버스표를 예매하려 했지만 큰 도시, 아카바, 페트라로 가는 Jett 버스는 와디럼에 들르지 않는다 했습니다. 그때그때 사람이 차면 떠나는, 출발 시간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미니버스뿐. 그래서 자가용 택시를 대절, 모래 속의 금속이 산화되면서 붉은빛을 띠고 있다는 '붉은 사막', 와디럼에 왔습니다. 오래전, 바다가 융기하면서 풍화와 침식이 만들어낸 거대한 기암과 사막이 경이로운 절경입니다. 이 땅은 유네스코 복합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관광 적기는 4~5월, 9~10월. 나바테안 베두윈 마을 입구에서 관광객을 기다리던 가이드 겸 운전기사, 이드를 만나 8시간의 사파리 짚 투어와 6끼 식사에 2박 중 1박의 사막 캠핑 가격 협상 후 넓은 거실에 화려한 ..

마다바와 느보 산, 사해

마다바는 암만에서 40km의 거리. 구약 성서에 나오는 '메드바'입니다. 오래전, 무슬림과 기독교인 간에 종교분쟁이 일어나면서 열세에 몰린 기독교인들이 당시의 지배자 오토만 제국에 청원, 무슬림을 피해 이 마다바로 옮겨 터를 잡았답니다. 이곳, 성 게오르그(성 조지) 교회의 바닥에는 6세기경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2만 개 이상의 작은 돌로 예루살렘을 묘사한 모자이크 지도가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 남아 있는 것은 전체의 1/3 정도이지만 예루살렘과 베들레헴, 사해며 요르단 강(요단 강)까지 지금도 또렷하게 보입니다. 가장 오래되고 가장 정밀한 지도로 평가받는, 200만 개 이상의 천연 돌조각으로 만든 모자이크 예술의 정수입니다. 한쪽에는 모자이크 예수님도 있고 . 기념품 가게에서는 모자이크 ..

요르단, 수도 암만의 풍경과 제라쉬 로마 유적

에어 아라비아 항공을 이용, 이란 남부의 쉬라즈에서 요르단의 수도, 암만으로 가는 도중입니다. 여행 중에 다음 날로 변경된 암만행 비행 스케줄을 연락받지 못했던 우리는 경유지인 아랍에미레이트의 샤하르 공항에서 항공사의 1박 2일, 호텔과 식사를 제공받으며 뜻밖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일도 있습니다. 요르단은 남한 크기의 국토 4/5가 사막으로 이스라엘과 이라크, 시리아의 중간에 있으면서 석유 같은 천연자원도 없이 생존을 위하여 중립외교를 펼칠 수 밖에 없는 작은 나라. 10개의 언덕 위에 세워진 수도, 암만은 BC 259년 알렉산더 시대부터 필라델리아로 불리며 발전했지만 해상 실크로드가 등장하면서 쇠퇴한 도시입니다. 암만 구시가, 요르단 국기가 펄럭이는 언덕에는 모랫빛 사각형의 낡은 집들이 빼곡하게 들어..

장미의 도시, 쉬라즈

야즈드를 출발, 파사르가데, 락쉐 로스탐과 페르세폴리스를 돌아보고 밤늦게 도착한 쉬라즈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이란 여행의 마지막 여정입니다. 다음날 아침, 느긋하게 시작한 쉬라즈의 바킬 바자르 구경에 나섰습니다.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아주 화려하고 규모가 큰 시장입니다. 특히 카펫 구역은 어마어마할 정도. 페르세폴리스에서 보았던 조공 사신들의 모습에 이란 이슬람 공화국 이전의 일상생활이며 아비야네에서 보았던, 초르각 입은 여자들이 나오는 민속화도 모두 카펫이랍니다. 한 올 한 올, 손으로 엮은 그 섬세함이 대단합니다. 시장을 돌다가 만난 사가르-오른쪽 끝-는 그 안에서 나를 두 번이나 보았다며 반가워하더니 쉬라즈의 명물이라는 단 맛의 차가운 푸딩, 팔루제도 사주고 우리 일행을 집으로 초대했지요. 남편과..

페르시아 문명의 시원을 찾아서 - 파사르가데, 낙쉐 로스탐, 페르세폴리스

'나는 페르시아의 왕, 키루스. 이 왕국을 세웠고 세계를 점령했다. 그러나 후일 이 땅이 다른 사람에게 점령될 것임을 나는 안다. 그대 또한 얼마 안 가 다른 사람에게 이 땅을 점령당할 것이다. 그러니 내 무덤과 비문을 훼손하지 말라' 기원전 330년, 동방원정의 알렉산더 대군에게 패한 페르시아. 그 알렉산더가 페르세폴리스를 철저히 짓밟고 이 파사르가데까지 왔을 때 이 비문을 읽은 그는 자신의 망토를 벗어 왕의 무덤을 덮어 주었답니다. 그 일화가 전해지는 곳, 키루스 왕의 무덤입니다. 두 영웅의 인간됨을 알려주는 장면이었지요. 메소포타미아 문명권의 일부로 동으로는 인더스 강 유역, 서로는 사하라 사막, 북으로 러시아에 남으로는 에티오피아까지 그 세력을 넓혀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대제국, 페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