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도의 대표적 도시인
바르깔라, 트리밴드럼과 깐냐꾸마리, 폰티체리, 마말라뿌람, 첸나이로 죽 내려가면서 남긴
간략한 기록, 사람살이의 단편적인 모습입니다.
바르깔라 시내에서는 축제를 맞이한 자이나 교인들의 거리 행진이 보았습니다.
자이나교는 영혼의 완전한 정화를 통하여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믿어
철저한 무소유를 수행하는 불교의 한 종파로
여기 바르깔라는 그들의 성지 중 하나랍니다.
한낮의 무더위 속에서도 경건한 행진은 오랫동안 길게 이어졌습니다.
곳곳에서 행사 진행 요원들이 신도들에게 물을 나눠주고 있었지요.
이들의 행진 목적지는 자이나교에서 2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자나르다나 사원.
정문 장식이 화려했습니다.
바르깔라의 해변은 현지인과 여행자의 해변, 둘로 나뉩니다.
그들 구역을 벗어나 여행자 해변에 온 인도 청년들, 전통옷 도띠 차림의 그들이
비키니를 입은 외국인 여자들을 바라보는 시선 이동은 재미 있어서 한 장 찍었네요.
바르깔라의 해변에서 보는 일몰.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날은 기차를 타고 트리밴드럼에 갔습니다.
어제의 축제를 끝낸 자이나교의 많은 신도들도 제각각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지요.
트리밴드럼의 기차역 앞,
한 찻집의 지붕 위에 화사한 장식이 보입니다.
가운데에 '돈을 많이 벌게 해 준다'는 힌두의 신, 코끼리 머리를 하고 있는 가네쉬가 있었네요.
트리밴드럼에 터번 두른 젊은이들이 서빙하는 나선형의 이색적인 건물이 있다기에
찾아와서 분위기 즐기며 커피 한 잔 마시고
길가의 자선단체의 급식도 기웃거리며 동네를 돌아다녔습니다.
거리에는 우리나라 1960년 모습의 이런 소박한 가게도 있었지요.
성지, 깐냐꾸마리 해변에도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습니다.
연말연시의 긴 연휴 기간이었거든요.
멀리 보이는 오른쪽 동상 인물은 '모든 종교는 하나'라 갈파했던 선각자, 비베카난다이고
왼쪽 건물은 그의 기념관입니다.
섬으로 이어지는 길은 현지의 순례자들이 수 킬로 거리로 줄지어 있어서
나는 그 속에 낄 엄두도 못 내고 사진만 찍었지요.
배를 타고 빠른 길도 들어갈까 했지만 날이 흐리고 바람이 불어 위험하다며
뱃사공들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름도 예쁜 도시, 폰티체리입니다.
작은 누각에 인도의 성자, 간디가 서 있는 방파제에서
거기 인도 소녀들의 이국적인 모습을 담았습니다.
여기는 공동체 마을, '오르빌'이 있는 지역입니다.
인종과 종교 등 모든 차별을 넘어 전 세계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명상 수련을 하면서
먹거리를 직접 만들어내는 자급자족의 생활터전이지요.
릭샤를 대절, 2시간 대기에 왕복료 400루피 지불했습니다.
잠깐 들어가 산책하다가 나왔지만
인도의 분위기가 아닌, 정갈하고 편안한 곳이었지요.
한국인도 몇 분 머물고 있답니다.
남인도 여행의 끝으로 첸나이로 가면서 만난 마을, 마말라뿌람의 바닷가에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해변 사원'이 있습니다.
해풍과 바닷물로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방파제를 세웠지만 역부족인 듯
무너진 탑에서 나온 돌들이 해변에 뒹굴고 있었지요.
그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인도 여자들을 만났네요
인도는 현실적으로 카스트 제도가 남아 있는 데다가 빈부차이도 심하고
보수적이며 가부장적인 사회라서 여자들의 인권은 사각지대.
매스컴에 보도되는 박해받는 여자들에 대한 각종 사건은 빙산의 일부랍니다.
정치, 사회, 경제적인 문제들이 워낙 많아서 해결되기에는 아직 먼 나라인 듯했습니다.
아침 산책길의 해변에서 찾아낸
재미있는 그림 하나.
첸나이 시장의 물감 가게는 화사했습니다.
인도 힌두의 여자들은 그 물감을 사다가 매일 아침, 집 앞을 깨끗이 쓸고
거기에 가족의 건강과 부를 기원하는 그린 후에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난하지만 마음은 넉넉한 듯, 조형감과 색채감이 아주 좋았네요.
동네 산책을 나갔다가 집 앞마당에 그려 놓은 만트라(만다라)를 몇 장 담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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