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카자흐스탄, 키르기스, 우즈베키스탄

나린에서 타쉬라밧, 나린에서 알랏라밧, 아슬란보프까지의 국토 횡단

좋은 아침 2015. 10. 23. 10:30

아름다운 송쾰을 떠나 나린으로 이동,

그곳 CBT에서 운전기사 Sapar와 교섭, 1박 2일 일정으로 Tash Rabat에 가는 길가의 풍경입니다. 

여전히 알라타우(톈샨)의 설산을 옆에 두고 갑니다.

 

 

 

 

나린에서 117km 거리, 중국으로 넘어가는 Torugart Pass로 접어들었습니다.

 

 

공룡의 등뼈 같은 험한 바위들이 보입니다.

 

 

이 긴 계곡 속에는 Tash Rabat('돌 요새'), 실크로드 대상들이 쉬어가던 카라반 사라이가 있습니다.

여기가 정치적, 상업적으로 요지였다는 것을 알려 주는 곳입니다. 

 

 

실크로드의 거점도시였던 나린을 거치기 위하여 험한 텐샨 산맥을 천신만고 넘어온 대상들의 이 숙소는

한때  31개의 방에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였다네요.

 

 

실크로드의 몰락과 함께 무너져 내렸던 돌집을 이제 돔형 건물로 복원되면서

카라반 사라이의 역할 대신 입장료 10 솜을 받는 유적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계곡 입구, 입간판을 따라 

 

 


영어가 능숙한 가족들이 운영하는 'Sabyrbek GH'로 들어왔지요.

 

 

송쾰의 유르트 안이 밤에는 너무 추웠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가족들이 쓰는 건물 안채에 방을 얻었습니다.

 

 

화려하게 꾸며진 식당 유르트 안은 따뜻하고 아늑합니다. 

 

 

타시라밧은 
Torugart pass를 통하여 중국으로 넘어가는 도중의 마지막 숙박지이기도 하고 

산정호수 '차티르쾰'까지 승마 트레킹을 하거나 6시간의 걷기를 할 수 있는 중요한 지점입니다.
트레킹의 경우 이곳이 국경지역이기 때문에 사전에 미리 허가증을 받아야 하고 

중국으로 넘어갈 때는 중국 비자 외에 세 개의 국경 통과 허가증이 필요하다 했지요.

우리는 이번 일정 진행에도 빠듯했기 때문에 아쉽지만 잠깐 Torugart pass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끝냈습니다. 

 

 

아크베이트 고개를 넘어

 

 

중간중간 쉬었다가

 

 

파란 하늘과 흰 구름, 맑은 햇빛과 설산이 어우러진 멋진 길을 달려

 

 

 

 

 

 

1차 검문소까지 갔다가 그 앞에서 돌아섰던 것.
그러나 설산이 양쪽에서 이어지는 그 아름다운 길에 마음이 흔들려 
저 길 끝까지 달려 국경을 넘고 우루무치를 거쳐 중국 칭하이 성을 도는 다음 여행을 생각했네요.

 

 

다시 돌아온 고산지대 나린의 활기 넘치는 시장 풍경, 온갖 과일이 나오는 계절입니다. 
루마니아의 추억이 서린 그 맛있던 흑자두가 여기에서도 보입니다.
여러 가지 과일을 잔뜩 사서 차에 싣고 

 



 

사파르를 따라 안쪽의 현지인 식당에서 맛있는 라그만을 먹은 후 아슬란보프를 찾아 얄랏 아밧으로 갑니다. 

는 다음날 다른 투어 예약이 있다면서 Ak-Tal을 지나 카자르만까지 우리를 데려다주고 
거기서 다른 차를 이용, 우리가 얄랏 아밧에 갈 수 있도록 미리 차량 수배를 해주었지요. 
5시간 동안 구불구불, 산정에 올랐다가 내려가고 또 오르고 내려가는 

그런 비포장의 산을 모두 6개나 넘었습니다.
키르기스가 정말 산악국가라는 것을, 알라타우가 참으로 큰 산줄기임을 실감한 날입니다.

 

 

 

 

 

긴 시간의 운전에도 힘든 기색 없이 우리가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해주던 사파르!

그의 성실함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sbakeev8305@gmail.com. Sapar

 

 

카자르만에서 만난 운전기사 오마르의 고물 아우디로 알랏 아밧까지 145km의 산길, 다시 5시간. 
길은 조금 나아졌지만 밤 운전이 힘들었을 것을 생각하면 그가 추가로 요구한 금액도 아깝지 않았네요.
사람도 짐도 모두 하루 종일 비포장 길의 흙먼지를 뒤집어썼기 때문에 

호텔 앞에서는 한바탕 먼지를 털어내야 했지요.

오늘 우리는 키르기스를 가로지르는 중앙의 산들을 넘어 동쪽에서 서쪽으로 횡단, 이동했습니다.
비포장의 험한 이 산길은 10월부터 6월까지 폐쇄된답니다. 
그 외의 계절이라 해도 잦은 산사태와 날씨에 따라 통행이 금지되는 곳이지요.
오가는 다른 차들을 거의 볼 수 없었던, 차량 통행이 뜸한 곳.
황량한 산촌인 카자르만을 건너뛰려고 온종일 무리하게 이동한 탓에 모두 지쳤습니다.

다음날은 느지막하게 일어나 호텔 앞, 길 건너 공원 산책에 나섰습니다. 
거기 있던 뜻밖의 인물, 러시아 시인인 푸시킨 흉상 앞에서 사진 한 장 찍고 

 

 

오늘 우리의 목적지인 아슬란보프로 떠납니다. 

 

 

 

큰 계곡에 자리 잡은 아슬란보프 도착, 
CBT를 찾아 전망 좋은 정자, 톱찬이 있는 민박집, Bunyad Mirzamaksudaov에 들었습니다. 
사무실에 사진이 게시되어 있는 홈스테이들은 대부분  우즈벡 양식의 집입니다.

이곳은 우즈벡 인들이 많이 사는, 우즈벡에 가까운 국경 마을입니다.


명랑하고 친절한 CBT의 매니저 하야트는 
스위스의 산들은 5000m 급이고 키르기스는 그보다 높은 7000m 급이니 
이 나라가 '중앙아시아의 스위스'가 아니라 스위스가 '유럽의 키르기스'로 불려야 한다며

자신의 조국에 대한 긍지를 내보였네요.
그는 '쿨'은 큰 호수, '쾰'은 그 보다 작은 호수를 뜻한다고 알려주었지요.

여기 CBT에서도 3~4일 일정의 신성한 산정호수 '쾰 마자르'에 다녀오는 승마 트레킹 하며 
북쪽이나 동쪽, 남쪽의 산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 가는 긴 트레킹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톱찬에서 내려단 보았던 

 

 

세계 최대의 호두나무 숲 산책하는 시간.

 

 

곳곳에서 만난 이 마을 사람들은 품질 개량이 되지 않은 아주 작은 야생의 사과를 수확하고 있었습니다.
여자들은 그것으로 잼이며 술을 만들어 이 지역의 긴 겨울을 준비하겠지요.
해마다 1500톤 정도의 호두를 수확하는 시기는  9월 하순.
호두며 사과 꽃, 온갖 야생화들이 피어나는 봄에는 이 일대가 아주 아름답다는데 

우리가 찾은 때는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시기였네요.
카자흐의 트래킹 시즌 오프를 생각하고 우즈벡의 더운 날씨를 염두에 둔 이번 여행 일정에서 
아슬란보프의 호두 수확 축제 시기까지 챙길 수는 없었거든요. ㅠㅠ

 

인포 사무실에서 찍은 마을 지도.
큰 폭포까지 가는 길은 곳곳에서 만난 현지인들이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기 때문에

가이드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바스타샤 산을 향하여 험한 돌길을 걷고

 

 

 

출렁다리를 건넜습니다.

 

 

밭에서 일을 하던 가족들도 낯선 이방인을 환영해주었지요.

 

 

드디어 찾아낸 길이 89m의 긴 폭포. 

 

 

마을에는 23m의 작은 폭포도 있습니다.

 

 

뜰이 아름다운 

 

 

우리 숙소의 부지런한 주인 할머니는

 

 

 2박 3일, 우리가 머무는 동안 우즈벡 전통요리, '베시바르마크'와 '딤라마(물만두)'를 만들어 주셨지요.

 

 

편안하고 느긋한 일정을 보낸 후 다시 떠나는 우리에게 점심용으로 빵까지 싸주셨던 할머니와 그 며느리.

 


건강하고 즐겁게 오래오래 사세요!
라흐마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