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카자흐스탄, 키르기스, 우즈베키스탄

바다 같은 호수, 송쾰

좋은 아침 2015. 10. 19. 16:30

오늘은 송쾰 호수를 찾아 코치코르로 갑니다. 
아침, 이식쿨 호숫가를 산책하고 느긋하게 터미널로 나갔지만 

여기 촐폰아타에서 코치코르에 직접 가는 버스는 없었고 
자가용 택시는  너무 비싼 가격을 요구하기에  큰길로 나가서 정차 중인 외지인의 차를 흥정, 곧 출발했습니다.
승차 후 돈부터 받은 기사는 비슈케크와 코치코르의 분기점, 발루치에서 우리를 다른 차에 넘기더니

자신은 비슈케크 쪽으로 가버렸지요.
대중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자가용을 가진 사람들은 이런 방법으로 승객을  환승시키며 돈벌이를 하는 듯했네요.

코치코르의 CBT(Community Based Tourism) 앞.
여기서도 송쾰 행 일반버스는 운행되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접근하기는 어려운 곳이라 CBT를 이용했습니다.

CBT는 키르기스 내 대부분의 도시에 체인이 있는,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투어 회사입니다.
그 외에도 비슷한 단체가 많아서 낯선 외국인들이 맞춤여행으로 다니기가 편한 나라였지요.

 

 

이 CBT 안에는 현지인들이 여러 가지 관광상품을 만들고 파는 매장도 있습니다.  

양털을 잘라 오랫동안 세탁과 건조, 염색의 과정을 거친 펠트에

아플리케 바느질로 다양한 무늬를 입힌 장식용 러그, '시르다크'가 많았지요.

 

매니저, 베크와 투어를 교섭하여 2박 3일의 왕복 교통비와 유르트 숙박비, 식비에

운전기사인 잔느바이의 경비까지 지불하고 우리는 폭이 20km에 이른다는 큰 호수, 송쾰로 갑니다. 

나린 분기점에서 비포장 산길로 들어서자 길은 구불구불. 

 

 

황량한 풍경 속으로 들어갔지요.

 

 

 

 

소나기가 내렸다가 개면서 거친 바람이 부는 변덕스러운 날씨를 겪으며  

 

 

먼 설산과 들판을 지나 2시간 만에

 

 

 

송쾰 호수가 나타나고

 

 

거기에서 몇 개의  유르트를 지나자

 

 

 

 

드디어 우리의 유르트입니다.

이 마을은 해발 3016m의 고원지대여서 날씨를 예측할 수 없는 데다가 늦봄까지 얼음이 남아 있는 추운 지역이어서

이 넓은 호숫가에 1km 거리마다 들어선 유르트들은 관광 시즌인 7월부터 9월까지, 

그 기간 동안에만 영업한다 했네요.

 

 

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유르트는 식당,  가운데가    

   

 

우리 숙소입니다.

 

 

안에는 무쇠 난로와  

 

 

두툼한 이부자리가 놓여있습니다.

 

 

여기는 물이 아주 귀한 곳.

매달아 놓은 물통의 버튼을 눌러 찔끔찔끔 나오는 물로 세수를 했고

 

 

화장실은 숙소에서 산 쪽으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밤에는 무서웠네요.

 

 

그러나 탁 트인 하늘 밑, 설산으로 둘러싸인 이 넓은 호수는  투명한 햇빛과 하얀 구름 속에서 

 



 

시시각각 다양한 물빛깔로 

 

 

 

반짝거렸습니다.

 

 

 

낮에는 멀리 낮은 언덕까지 

 

 

3시간 동안 승마 트레킹.

 

 


시즌이 끝나 곧 철수할 계획이라던 안주인이 
차려준

따뜻한 차와 '베시바르마크'(아주 맛있어서 다섯 손가락을 빨면서 먹는다는 국수 요리)가 있는 저녁입니다.

 

 

햇볕에 말린 짐승의 똥으로 난로를 피워 주던 유르트 안은 두 개의 요를 깔고 두터운 이불을 덮어도 추웠지만 

밤하늘의 별만은 총총총!

 

 

 

우리의 행복한 송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