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325

Camino de Santiago 11. 산 마르코 →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 5km. 바르셀로나로 이동

따뜻한 곳에서 잘 자고 일어났지만 발바닥은 여전히 화끈화끈. 앞으로도 우리 여정이 많이 남아 있으니 절대로 무리하지 말자 다짐합니다. 언덕 아래 멀리 보이던, 산 마르코에서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를 향하여 출발. 곧 시내로 들어섰습니다. 산티아고 일정에서는 마지막인, 카페 콘 레체와 크루아상으로 아침 식사. 1.1유로. 오래오래 아침의 이 커피들이 생각나겠지요. 안개비 속을 걸어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도심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면서 모퉁이를 돌자 갑자기 나타난 와, 산티아고 대성당! 극적인 장면이었네요. '산티아고로 가는 길'은 세계문화유산입니다. 드디어 산티아고 대성당 앞에 서 있다는 이 감개무량함! 그동안 숙소에서, 카페에서 몇 번 만났던 독일 아주머니와 함께 증명서 발급 사무실로 이동하여 긴 줄에 ..

Camino de Santiago 10. 아루수아 → 페드로우소 → 산 마르코의 몬세도고소, 33km.

이른 출발, 향기로운 유칼립투스 숲길은 걷기도 쾌적했습니다. 수도원 담장에 붙여 놓은 격려의 말에 격려를 받으며 알퐁소 무하 풍의 레스토랑 광고판에 순례자들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샘을 지나 예쁜 스탬프를 지났습니다. 목적지를 지척에 두고 이 길 위에서 운명을 달리한 순례자 위령비 앞에서 잠시 묵념도 드리면서 얼마 남지 않은 길을 '잘' 걸었지요. 19.4km 거리의 페드로우스 도착은 12시. 맥주 한 잔 마시면서 모은 의견은 여기에서 다음 첫마을, 산 빠이오까지 조금 더 걸어 내일의 22km 거리를 줄이자는 것이었고 그러면서 시작된 사달입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이 이어지는데' 산 빠이오는 알베르게며 호텔이 없는 작은 마을로 순례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동네. 실망하는 우리에게 한 외국인이 5km를 ..

Camino de Santiago 8. 9. 포르토마린 → 팔라스 델 레이, 26km. 팔라스 델 레이 → 아루수아, 27km.

매일 길에 나서면서 처음 만나는 동네 카페의 '카페 콘 레체'는 아침의 즐거움입니다. 오늘도 흐리고 바람이 부는 날씨. 계속 걷고 또 걸어서 목적지, 팔라스 델 레이에 도착하였습니다. 27km. 7시간. 낮 1시 도착, 공영 알베르게의 청소가 끝나는 오픈 시간을 기다렸지요. 알베르게는 예약을 받지 않고 도착하는 순서대로 방과 침대를 배정해줍니다. 굳이 공영 알베르게가 아니더라도 순례길의 도시와 마을에는 뻰시온이나 까라 루랄, 오스딸 등 개인이 운영하는 숙소가 많습니다. 근처 음식점에서 갈리시아의 전통음식이 포함된 뻴레그리뇨를 먹고 있습니다. 1인 9.5유로. 음식은 나헤라보다 맛있고 스텝들도 친절했네요. 슈퍼에서 장을 보고 나오니 떨어지는 빗방울! 내일 날씨가 걱정입니다. 오늘은 아침 6시 이전에 나왔다..

Camino de Santiago 7. 사리아 → 포르토마린, 23km

아침 7시에 출발, 안개비 속에서 이정표는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이런 날씨는 또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걷기 얼마 후 외곽의 성당 알베르게를 발견하면서 조금 더 걸어 숲 속의 이 고풍스러운 숙소까지 왔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또 남았지요. 흐릿한 시계 속, 이런 재미있는 이정표를 보면서 걷습니다. 산티아고까지 남은 거리는 이제 112.444km. 이슬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 비가 많은 갈리시아 지방에 들어왔음을 실감합니다. 그러나 낮이 되면서 날씨는 다시 맑아졌지요. 도중에 우리나라 라면에 과자까지 파는 가게를 만났네요.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는 아니지만 그 인연이 반가웠습니다. 이 길에서는 드물게도 순례자의 상징인 가리비 껍데기에 각 나라 국기와 각각의 축원과 격려를 담아 파는 가게입니다. 오랜만이어서 ..

Camino de Santiago 6. 폰 페라다 → 카카벨로스, 12km. 빌라 프란츠→ 루고→ 사리아로 이동

아침 7시, 오늘도 준비 운동 후 곧 출발입니다. 성채, 까스티요를 지나 마을 외곽으로 빠지면서 공원을 지났습니다. 맑은 날씨. 우리가 걷는 내내 날씨가 아주 좋습니다. 'Albregue San Blas'의 뒤쪽 정원에서 크루아상과 카페 콘 레체로 아침 먹고 기분 새롭게 다시 걷기. 중간, 재미있게 그린 '개조심' 집 앞에서 한바탕 웃으면서 작은 교회도 들러 스탬프를 찍고 감사헌금을 했습니다. 꽃을 잘 가꾸어 놓은 집 앞을 지날 때는 즐겁습니다. 그 여유로운 마음이 예뻤거든요. 가리비 조각이나 화살표, 어디서든 눈에 잘 띄는 표지에는 현지 주민들의 격려가 담겨 있습니다. 작은 샘 앞에서 잠깐 쉬다가 가죽소품가게도 들여다보면서 오늘의 걷기 목적지, Cacabelos에 도착했습니다. 12km. 이제 이 정도..

Camino de Santiago 5.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 → 아스토로가, 19.4km. 폰페라다로 이동.

레온에서 밤 9시 30분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1시간 걸려 10시 반 도착. 그 시간에는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의 알베르게, 'San Miguel'에도 빈 침대가 없었지요. 거리에서 밤마실 중이던 동네 노인네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안내해 준 민영 알베르게 'Albergue Verde'에 왔습니다. 자전거로 산티아고에 가는 독일할아버지 4명이 선점한 8인실 방은 1인 9유로. 동네 노인들과 알베르게 주인, 늦은 합숙을 허락해준 독일인들 모두에게 민폐가 되었습니다. 밤늦은 이동은 무리였네요. 다음날 아침 다시 출발. 우리가 머물 생각이었던 'San Mlguel' 알베르게를 지나면 부르고스에서 동상으로 만났던 '엘 시드'의 이름이 붙은 다리가 나옵니다. 소피아 로렌, 찰톤 헤스턴이 주인공으로 나왔던 1960년 대..

Camino de Santiago 4. 나헤라 →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 22km. 부르고스 →레옹 →오스피탈 데 오르비고로 이동

어젯밤, 한바탕의 난리를 치른 끝에 잘 자고 일어나 다시 시작합니다. 잘 돌봐준 동료들에게 고마우면서도 민폐가 되었으니 마음은 불편. 이제 시작인데 끝까지 몸이 잘 버텨줄 것인지 걱정이 됩니다. 다시 시작하는 아침, 기념 사진 하나 남기고 출발합니다. 길은 넓은 평원으로 이어집니다. 도중, 아침의 카페 콘 레체를 마신 작은 식당의 부조가 재미있어서 한 장 찍고 순례자 조형 속에서도 사진 한 장 남기며 씩씩하게 잘 걸었습니다. 가끔 발의 피로로 풀어주면서 오늘도 기분 좋은 날! 그러나 마을에 도착하면서 한 친구가 다리 아파 더 못 걷겠다기에 택시도 없고하여 시아스타로 문 닫은 근처 병원의 현지인에게 도움을 요청, 그의 차로 한 사람을 붙여서 환자를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의 버스터미널로 데려다 달라 ..

Camino de Santiago 3. 에스테야 → 로스 아르고스, 23km. 나헤라로 이동

낮의 더위를 피하여 오늘은 아침 6시 조금 지나 출발하였습니다. 길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만난 아예기(Ayegui) 마을에는 넓은 포도밭 속에 이라체 성당과 수도원이 있고 진입로에는 와인 제조업체 '보데가스 이라체'가 순례자들을 위하여 만들어 놓은 '와인이 나오는 수도꼭지'가 있습니다. 아주 조금, 쫄쫄 흘러나오는 레드와인을 받아마시면서 큰 병을 준비했던 욕심이 부끄러워서 그 자리에 병을 버리고 왔습니다. 오늘 코스도 유채꽃과 포도밭, 양귀비꽃에 신록이 어우러진, 평탄한 길이어서 걷기 좋습니다. 점점 걷는 일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걷는 일이 일상이 되면서 아름다운 풍경 속, 잡념은 없어지고 하루의 삶이 아주 단순해졌지요. 부모를 따라나선 어린 바이커 순례자도 보입니다.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쉬며 걸..

Camino de Santiago 2. 푸엔타 라 레이나 → 에스테야, 22km

어둠이 걷히지 않은 아침 6시부터 순례자들은 길을 떠납니다. 짐을 줄이려 침낭을 준비하지 않은 나는 밤의 추위와 아직 적응되지 못한 시차 때문에 신체리듬이 엉망입니다. 출발 준비를 마친 우리도 준비 운동으로 몸을 풀어 준 다음 아침 7시, 오늘의 목적지인 에스테야를 향하여 걷기 시작했습니다. 고속도로변 철조망에는 이 길을 지나는 순례자들의 기원이 담긴 나무 십자가들이 매달려 있었지요. 오늘도 노란 화살표를 따라 걷습니다. 이제 새싹이 나오는 시작하는 넓은 포도밭을 지나 붉은 양귀비와 초록색 밀밭의 강렬한 색 대비가 환상적인 벌판을 걸었습니다. 뒤쪽으로는 거석문화유적의 선돌이 몇 개 보입니다. 중간 마을, 스페인 남자와 한국인 아내가 운영하는 'Albergue del Lorca'에서 커피와 빠에야로 맛있는..

Camino de Santiago 1. 바르셀로나 → 빌바오 → 팜플로나. 팜플로나 → 푸엔타 라 레이나, 25km

여행친구들 4명이 합류, 2016년 5월 11일부터 6월 12일까지 산티아고 길의 스페인 14일, 남 프랑스 9일, 북 이탈리아의 7일에 출입국의 3일, 모두 33일의 일정으로 떠난 여행입니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로 들어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나오는, 알 이탈리아 항공을 이용했지요. 바르셀로나에 도착, 한인민박 LK 호스텔에 1박 하면서 산티아고 길을 걷고 돌아오는 12일 동안 캐리어를 맡기고 배낭 하나로 저가항공인 부엘링 이용, 빌바오로 가고 있습니다. 1시간 거리로 허용 화물은 10kg입니다. 빌바오 공항에서 3247번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면서 오른쪽에 구겐하임 미술관이 보입니다. 티타늄으로 지은, 현대적이며 거대한 이 건물의 별명, 'Metal Flower'처럼 피어나는 꽃송이 모양의 멋진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