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스페인, 남프랑스, 이탈리아 북부

Camino de Santiago 10. 아루수아 → 페드로우소 → 산 마르코의 몬세도고소, 33km.

좋은 아침 2017. 3. 12. 04:53

이른 출발,

 

 

향기로운 유칼립투스 숲길은 걷기도 쾌적했습니다. 

 

 

 

수도원

 

 

담장에 붙여 놓은

 

 

격려의 말에 격려를 받으며

 

 

알퐁소 무하 풍의 레스토랑 광고판에

 

 

순례자들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샘을 지나

 

 

 

 

예쁜 스탬프를 지났습니다.

 

 

 

목적지를 지척에 두고 이 길 위에서 운명을 달리한

 

 

순례자 위령비 앞에서 잠시 묵념도 드리면서

 

 

얼마 남지 않은 길을 '잘' 걸었지요. 

 

 

 

 

 

19.4km 거리의 페드로우스 도착은 12시.

맥주 한 잔 마시면서 모은 의견은

여기에서 다음 첫마을, 산 빠이오까지 조금 더 걸어 내일의 22km 거리를 줄이자는 것이었고 

그러면서 시작된 사달입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이 이어지는데'

 

 

 

 

 

 

 

 

 

산 빠이오는 알베르게며 호텔이 없는 작은 마을로 순례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동네.

실망하는 우리에게 한 외국인이 5km를 더 가면 큰 마을, 몬세도고소가 있다 알려줬지만 

한낮의 땡볕 속에 그 거리는 너무 멀었습니다.

별 수 없이 마을 외곽 공장 지대, 재미없는 아스팔트 길의 열기를 간신히 견디면서

 

 

무거운 걸음으로 오버한 거리는 13.6km. 

배낭 속, 여벌 옷 한 벌과 속옷, 양말 몇 개인 최소한의 물건도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지요. 

나무판에 볼펜으로 '환영합니다' 한 마디 써 넣고

 

 

마지막 기운을 짜내어 

 

 

산 마르코의 

 

 

 

공영 알베르게, 몬세도고소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9시간 30분 동안, 한낮까지 모두 33km를 걸었으니 모두들 녹초가 되었습니다.

한국어 몇 단어로 친절하게 맞이해준 매너저에게 따뜻한 답례인사도 못하고 배정받은 방으로 가서

모두들 늘어져 버렸지요 ㅠㅠ

컨디션 조절을 하면서 잘 걷다가 막판에 너무 욕심을 부렸네요.  

그러나 이곳에서 산티아고까지는 5km 거리입니다.

 

 

한숨 자고 일어나 뜨거운 물로 '목욕재계'. 

세탁기를 돌리면서 '의관을 정제'하여 산티아고에 들어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 길에서는 드물게도 방마다 라디에이터가 있어 실내는 훈훈합니다.

오늘 월요일은 동네 슈퍼도 휴일이라기에  

알베르게 입구의 키오스크에서 생수와 마말레이드 몇 개 사다가 간단히 저녁 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