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스페인, 남프랑스, 이탈리아 북부

Camino de Santiago 11. 산 마르코 →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 5km. 바르셀로나로 이동

좋은 아침 2017. 3. 12. 07:32

따뜻한 곳에서 잘 자고 일어났지만 발바닥은 여전히 화끈화끈.

앞으로도 우리 여정이 많이 남아 있으니 절대로 무리하지 말자 다짐합니다.

언덕 아래 멀리 보이던, 산 마르코에서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를 향하여 출발.  

 

 

곧 시내로 들어섰습니다. 

 

 

산티아고 일정에서는 마지막인, 카페 콘 레체와 크루아상으로 아침 식사. 1.1유로.

오래오래 아침의 이 커피들이 생각나겠지요.

 

 

안개비 속을 걸어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도심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면서 모퉁이를 돌자 갑자기 나타난 와, 산티아고 대성당!

극적인 장면이었네요.                     

 

 

'산티아고로 가는 길'은 세계문화유산입니다. 

 

 

드디어 산티아고 대성당 앞에 서 있다는 이 감개무량함!

 

 

그동안 숙소에서, 카페에서 몇 번 만났던 독일 아주머니와 함께 증명서 발급 사무실로 이동하여

 

 

 

긴 줄에 서 있다가 1시간 20분 만에 

 

 

그동안 신성한 사원을 향하여 먼 거리를 걸어왔다는 라틴어 증서와 

 

 

5월 12일 팜플로냐에서 시작,

24일까지 산티아고 길을 걸어 도착하였음을 축복해주는 스페인어 증서를 받았습니다. 

 

 

내 순례자 여권에는 그동안 거쳤던 도시와 마을의 알베르게에서 12개,  중간중간 성당에서 받은 것과 

개인이 길가에 유료로 만들어 놓은 것까지  모두 33개의 도장이 찍혔지요. 

 

 

와, 우리도 산티아고 길 걷기를 끝냈습니다!

 

 

 

뿌듯한 마음으로 사무실을 나오면서 순례자들이 뜰에 남겨 놓고 간 지팡이를 보니 

지난 12일 간, 전체 거리 805km의 29.4%인  237.4km를 걸었던 날들, 그 여정이  새롭습니다. 

 

 

같은 길을 걸었다는 것만으로도 동지가 되는 사람들. 

 

 

30일 만에 '프랑스 길'의 전 구간을 걸었던 독일인, 조제프는 여기저기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다녔습니다.

그는 여독을 풀 시간도 없이 저녁 비행기로 귀국한다했지요.

 

 

어제 오후에 이곳에 도착했다는 이 한국 아저씨는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증명서 발급에 3시간이나 걸렸답니다.

 

 

 순례자 여권은 출발지에 따라 다릅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은 스페인 세비야에서 출발한 사람의 여권이고 

 오른쪽은  프랑스 생 장 피에드포르에서 출발한 사람의 여권.

   

         

팜플로냐에서 출발한 우리의 여권처럼  모든 여권의 뒷면에는 산티아고 대성당 사진이 있습니다.

 

 

 

간간히 비가 뿌리는 오브라도이로 광장, 시청 앞에는 순례자와 여행자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곧바로 대서양쪽의 땅끝마을, 피나스테레에 가려고 근처  여행사에서 들렀지만

묵시아와 피나스테레 행 버스는 하루 한 번, 오전 9시에 출발한다했네요.

밤 비행기로 바르셀로나에 갈 예정인 우리는 대서양 쪽, 그 땅끝 마을 여행을 포기하고 

근처 유료 라커에 배낭을 맡긴 후

 

 

산티아고 대성당 서쪽, 중앙광장에 있는 '영광의 문'으로 안에 들어갔습니다. 

 

 

문 위에는 사도와 예언자들을 새긴 섬세한 부조가 많습니다. 

 

 

대성당 안에는

 

 

앞쪽 제단 맨 위, 지팡이를 든 성인 산티아고(야고보)의 동상이 보입니다. 

우리도 사람들을 따라 제단 옆의 작은 계단으로 올라가 동상 뒤에서 그의 어깨를 감싸 안고 기도를 드렸지요. 

 

 

성자 산티아고입니다.

바닷가에 방치되었던 순교자, 산티아고의 유해를 제자들이 이 갈리시아 지역으로 옮길 때 

그 관에 붙어 있던 수많은 가리비 조개는 그 후 순례자의 상징이 되면서 

노란 화살표와 함께 순례길의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성당 안에는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와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이 있습니다. 

 

 

    오랜 역사 속에서 내부는 많이 낡았지만

 

 

 

그 성스러움만은 전혀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성당에서는 영어로 진행하는 미사도 있습니다.

 

 

광장 앞, 오래전 순례자들을 위한 병원  겸 여관이었던 정교한 조각의 '오스탈 데 로스 레예스 까똘리꼬스'는 

이제 5성 호텔로 바뀌면서 순례자를 대상으로 아침 9시, 낮 12시, 저녁 8시 하루 세 번, 선착순 10명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합니다.

 

 

우리는 그 점심을 먹으려고 대기 장소에 일찍 도착, 12시까지 기다렸다가

 

 

시간에 맞춰 나온 인솔자를 따라 안뜰을 지나서

 

 

 

뻴레그리뇨 전용식당으로 들어가

 

 

와인에 소시지와 빵, 후식이 있는 맛있는 점심을 얻어먹었습니다. 

 

 

대한민국, 일본,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스페인의 다국적인 10명이

 

 

순식간에 먹어 치운 빈 접시들!

 

 

 

식당 복도에도 프랑스 길의 여정 그림이 보입니다.

 

 

그러면서 낮 12시, 순례자 미사를 놓쳤네요.

육신을 먹이기 위하여 영혼의 양식을 포기한 셈이었지요. ㅎㅎ

점심 후에는 그 호텔 무대에서 공연하는 출연자들과 사진까지 찍었습니다. 

 

 

다시 중앙광장의 분수대에서 한 장 남기고

 

 

성당 순례뮤지엄을 지나

 

 

골목길의

 

 

카페에서  달디단  케잌에 커피 한 잔 마신 다음 산티아고를 떠납니다. 

 

 

아! 산티아고 길 걷기가 무사히 끝났고 배도 부르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네요. 

이제 우리는 다시 바르셀로나에 돌아갑니다. 

거기서 남 프랑스의 작은 마을들을 거쳐 이탈리아의 친퀘테레와 돌로미테까지 가는 여정입니다. 

 

 

영광의 이 땅에는 여전히

 

 

많은 순례자들이 들어오고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