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스페인, 남프랑스, 이탈리아 북부

Camino de Santiago 3. 에스테야 → 로스 아르고스, 23km. 나헤라로 이동

좋은 아침 2017. 3. 8. 20:05

낮의 더위를 피하여 오늘은 아침 6시 조금 지나 출발하였습니다. 

길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만난 아예기(Ayegui) 마을에는 넓은 포도밭 속에 이라체 성당과 수도원이 있고 

진입로에는 와인 제조업체 '보데가스 이라체'가 순례자들을 위하여 만들어 놓은

'와인이 나오는 수도꼭지'가 있습니다. 

 

 

아주 조금, 쫄쫄 흘러나오는 레드와인을 받아마시면서 큰 병을 준비했던 욕심이 부끄러워서

그 자리에 병을 버리고 왔습니다. 

 

 

오늘 코스도 유채꽃과 

 

 

포도밭, 

 

 

양귀비꽃에 신록이 어우러진, 평탄한 길이어서 걷기 좋습니다. 

 

 

 

점점 걷는 일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걷는 일이 일상이 되면서 아름다운 풍경 속, 잡념은 없어지고 하루의 삶이 아주 단순해졌지요. 

 

 

 

 

부모를 따라나선 어린 바이커 순례자도 보입니다.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쉬며 걸으며 

 

 

 

 

 

오늘의 목적지, 로스 아르고스에 왔습니다. 23km의 7시간. 

 

 

마을의 마리아 광장에서는 3일간의 성 시오도르 축제가 진행 중이었지요. 

 

 

인형 속에 들어간 사람이 조종하는 거인들의 댄싱에 뒤따르는 연주와 폭죽을 터뜨리는 주민들하며

순례자들까지 모두 즐거웠던 시간입니다. 

 

 

 

우리도 그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맥주와 피자, 감자튀김으로 점심 해결하고

 

 

이제는 로스 아르고스에서 중간 마을을 건너뛰고 나헤라로 갑니다. 

버스 정거장으로 이동, Alsa 버스로 Logrono를 거쳐 나헤라 도착.

로스 아르고스에서는 나헤라에 직접 가는 버스가 없는 데다가 

또 일요일이어서 Logrono에 가는 버스도 운행 편이 줄었기 때문에 중간중간 기다리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25km의 30분 거리입니다.

 

바위벽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마을, 나헤라의 공영 알베르게에서 여권을 보이며 숙박 등록을 하는 중입니다.  

 

 

직원들은 친절했고 넓은 로비도 잘 꾸며 놓았지만 

가장자리와 중앙 통로를 따라 빼곡하게 2층 침대 100여 개가 들어있는 커다란 방 하나에는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을 작은 창 몇 개 뿐이어서 

짙게 밴 땀 냄새로 숨이 막힐 지경인, 지금까지의 공영 알베르게 중 최악인 환경입니다. 

 

 

배정받은 침대에 짐을 놓고 

근처 레스토랑으로 가서 뻴레그리뇨 메뉴(순례자 메뉴) 주문,

 

 

와인 한 잔에 전채와 메인, 후식의 양이 푸짐한 저녁을 먹었습니다. 

1인분에 12유로.

식사를 하고 나오면서 속이 불편, 잠시 기절하면서 놀란 일행들의 응급처치를 받는 사건이 있었지요.

같은 숙소의 우리나라 젊은이에게도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