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스페인, 남프랑스, 이탈리아 북부

Camino de Santiago 1. 바르셀로나 → 빌바오 → 팜플로나. 팜플로나 → 푸엔타 라 레이나, 25km

좋은 아침 2017. 3. 6. 11:05

여행친구들 4명이 합류, 2016년 5월 11일부터 6월 12일까지

산티아고 길의 스페인 14일, 남 프랑스 9일, 북 이탈리아의 7일에 출입국의 3일, 

모두 33일의 일정으로 떠난 여행입니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로 들어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나오는, 알 이탈리아 항공을 이용했지요. 

 

바르셀로나에 도착, 한인민박 LK 호스텔에 1박 하면서

산티아고 길을 걷고 돌아오는 12일 동안 캐리어를 맡기고 

배낭 하나로 저가항공인 부엘링 이용, 빌바오로 가고 있습니다.

1시간 거리로 허용 화물은 10kg입니다.

 

 

빌바오 공항에서 3247번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면서 오른쪽에 구겐하임 미술관이 보입니다. 

티타늄으로 지은, 현대적이며 거대한 이 건물의 별명, 'Metal Flower'처럼

피어나는 꽃송이 모양의 멋진 건물입니다. 

이 미술관은 낙후된 공업도시인 스페인 변방, 이 바스크 지방의 빌바오 명성을 되찾아 주었다지요. 

 

 

스페인 마드리드의 레니아 소피아 미술관에서 본 충격적인 흑백 그림, 전쟁의 참상을 다룬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보면서 각인되었던 바스크입니다.

그 바스크 지역에 대한 궁금함과  티타늄으로 만들었다는 구겐하임 미술관의 이 '메탈 꽃'에 향한 호기심이 

산티아고에 가는 길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이 미술관의 상징인 강아지 '퍼피'와는 사진으로 인사를 나누고 

 

 

네르비온 강에 세워진, 곡선이 아름다운 이 인도교로 이동,  

 

 

미술관의 전경을 바라보며 강변을 걸었습니다.    

내게는 내부의 구조나 소장된 미술품보다도 꽃처럼 보이는 이 외관이 더 좋았습니다.        

           

 

그러나 비가 오는 추운 날씨여서 마을을 돌아보려던 1박의 계획을 포기. 

언제든  '산티아고 가는 길'의 북부 길을 걸을 때 이 바스크 지방을 돌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버스를 타고 우리의 걷기 시작점, 팜플로나에 왔습니다.

대성당 근처의 순례자(Peregrinos) 숙소인 공영 '예수와 마리아의 알베르게'에서 

순례자 여권을 만들고(2유로), 숙박비(8유로/1인)를 낸 후 베개 커버와 침대 시트를 받았지요. 

늦게 도착했지만 본격적인 순례 시즌이 아니어서 아직 침대가 남아 있었네요. 

 

 

큰 성당 내부를 개조, 1, 2층으로 나누어 각 층마다 2층 침대를 놓은 이 알베르게에는 

이미 많은 순례자들이 들어와 있었지만

높은 천장 때문인지 실내 공기는 맑고 잠자리도 쾌적했습니다.   

 

 

젊은이들이 가득한 골목 뒤편에 팜플로나 대성당이 보입니다. 

근처 슈퍼마켓에서 빵과 하몽, 오렌지며 맥주 등 먹을 것을 사들고 알베르게에서 저녁을 먹고  

 

 

다음날 아침 일찍 근처 까스틸로 광장으로 나갔습니다.  

스페인 내전 때 종군기자로 활동한 헤밍웨이가 이 지역에서 즐겨 찾았던 '카페 이루나'는

 

 

아직 문이 닫혀 있고 

 

 

광장 한쪽에는 그의 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 등장하면서 유명해진

'산 페르민 축제'의 '소몰이(엔시에로)' 조각상이 있습니다. 

 

 

 그 행사가 있는 골목, '소몰이꾼'의 옷인  흰 셔츠에 바지, 붉은 스카프와 벨트를  파는 가게에도

그 복장을 한 헤밍웨이가 보였지요.

 

 

숙소로 돌아온 아침 8시에는 이미 모든 순례자들이 자신의 침대를 정리하고 길을 떠난 뒤였습니다.  

우리도 서둘러 걷기 시작합니다. 

 

 

때는 5월, 날씨는 흐리지만 노란 유채꽃이 만발한 들판에서 시작하는 기분 좋은 산티아고 길! 

 

 

프랑스 생 장 피에 드 포르에서 시작해서 가톨릭 최초의 신부인 산티아고(야고보) 유해가 묻힌

스페인의 서쪽 산티아고 성당까지, 천 년 전에 그가 걸었던 800km의 길은 이제 유네스코 문화유산이 되었고 

종교에 구분 없이 이 길에 나선 많은 사람들은 자기 나름의 목적과 목표를 가진 순례자가 되었습니다.  

순례자들은 대도시의 공영 알베르게나 순례자 사무실, 대성당에서 순례자로  등록, 

순례자 여권을 발급받은 후 걷기 시작합니다.

도중 머무는 숙소에서 이 여권에 인증 스탬프를 받지요.

우리는 12일 동안,  '프랑스 길'의 몇 개 구간을 걸어 산티아고에 갈 계획입니다. 

이 길에는 5~6km 거리마다 작은 마을이, 20km마다 큰 마을이 나오는데 

저렴하고 깨끗한 공영 숙소인 알베르게에서는 부엌의 취사도구를 쓸 수 있고 

세탁기와 건조기를 유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예쁜 풍경 속에서는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쉬엄쉬엄

 

 

누군가의 헌 운동화도 구경하면서

 

 

 

 

 

순례자의 상징인 '가리비 껍데기'나 화살표를 보면서 걷는 길.

 

 

첫번 째 만나는 마을에서 먹었던 아침 식사, 

 

 

카페 콘 레체와 크로와상은 이후 이 시간의 또 하나 즐거움이었네요. 

 

 

맛있는 아침 식사, 맑은 날씨, 아름다운 자연까지.

더 바랄 것 없이 행복한 시간입니다.  

 

 

 

 

'뻬르동 고개'의

 

 

순례자를 표현한 조형물 앞에서 

 

 

 

기념사진 한 장 찍고 

 

 

 

잠시 쉬었다가 

 

 

8시간 동안 25km를 걸어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인 '푸엔타 라 레이나' 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이곳 공영 알베르게, Reparadores도 작은 성당을 개조하여 만든 숙소.

몸은 지쳤지만 마음이 더할 수 없이 행복한 날입니다. 

 

 

짐 배달 서비스 안내에

 

 

깨끗한 까미노를 유지하기 위한 당부의 한글이 반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