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325

여름 여행지, 몽골 - 1

CD 속의 사진도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만큼이나 흐릿해지네요. 그 사진을 보며 몽골에서 보냈던 시간들을 생각합니다. 여행 친구 4명과 우리의 한여름에 떠난 몽골. 그곳 겔에서는 밤이 되면 추워서 난로에 장작불을 피워야 했습니다. 2006년 7월 22일 출발하여 몽골에서 9일, 바이칼 호수를 거쳐 이르츠크츠에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러시아의 14일 여행 끝에 8월 13일 돌아온 23일의 일정입니다. 몽골과 러시아의 부랴트 공화국의 울란우데는 현지 투어로, 이후의 지역은 우리나라의 여행사에서 교통편을 예약한 자유 여행으로 진행하였지요.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에서는 몽골인 아내를 둔 한국인, 데이비스 김이 운영하는 UB GH에 숙소와 투어를 예약, 도착 즉시 지방으로 떠났습니다. 기사 '타가'..

캄보디아 2 - 크메르 제국의 앙코르 유적

프놈펜 숙소에서 미니버스로 30분 이동, 수상 가옥이 늘어선 '톤레샵 호수' 선착장에서 배를 탔습니다. 1인 25달러입니다. 동남아에서 가장 큰 이 민물 호수에는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수상가옥에 살면서 수위에 따라 집을 끌고 이사 다닌답니다. 우기와 건기의 수위 차이는 1~9m, 우기에는 수량이 6배 정도 늘어난다니 '톤레샵'이라는 이름 그대로 '거대한 호수'입니다. 수로를 지나 넓은 호수를 달리는 5시간 40분의 한가로운 뱃놀이 끝에 도착한 씨엠립에서 시내에서 자가용 택시기사, 타이를 만나 3일간의 앙코르 관광을 포함, 씨엠립에 있는 4일 동안 편리한 이동을 위하여 70달러에 그의 차를 대절하고 앙코르 유적지 입구 매표소에서 내일부터 시작할 3일권 입장료 40달러와 사진 1장을 제출, 코팅된 입장권..

캄보디아 1

호찌민의 여행사, 신카페 앞에서 예약한 버스를 타고 캄보디아 국경에 왔습니다. 목바이에서 출국 수속을 할 때는 중간중간에 여권을 들이밀며 끼어드는 베트남 사람이 많았지요. 이어 캄보디아로 넘어가 입국 서류와 도착 비자 신청서를 쓰고 사진을 붙인 다음 비자비 20달러 내고 입국, 베트남의 여행사, 신카페와 연결된 이 나라의 캐피털 투어버스를 타니 차 안의 분위기가 베트남과 많이 달랐습니다. 현지인들의 눌린 듯 쇳소리가 나는 발음, 검고 넓적한 얼굴에 두드러진 광대뼈, 가늘고 긴 눈에 날카로운 시선들. 페리 선착장에서도 행상하는 아이들이나 여자들의 표정은 거칠어 보였지요. 그들은 여행자의 몸을 툭툭 치면서 물건을 사라 강요했습니다. 킬링필드의 잔혹성이 생각나 마음이 서늘해졌네요. 오후 5시 도착한 수도, 프..

베트남 3

신 카페의 현지 투어로 호이안 남서쪽, 짬파 왕국의 유적이 남아 있는 미손에 다녀왔습니다. 유적지 입구에서는 매일 오전 10시 15분 부터 30분까지 짬파족 후예들의 간단한 민속공연이 있습니다. 2세기, 훼 지역에서 건국한 남방계 짬파 왕국은 힌두교의 시바신을 숭상하면서 이곳에 힌두 사원을 지었습니다. 지리적인 이점을 이용, 실크로드의 중계지로 번성하면서 한때 크메르 제국을 꺾었던 위풍당당한 시대도 있었지만 실크로드의 몰락과 운명을 같이 하면서 몇 번의 지리멸렬한 천도 끝에 15세기, 북쪽에서 내려온 베트 족에게 정복당합니다. 그들의 유적도 베트남 전쟁의 와중에 많이 훼손되었지요. 성산 '마하빠르바타' 아래 풀로 뒤덮인 그들의 유적지에는 일부 복원된 짬파 여신상과 시바신의 부조가 있습니다. 전통 목공예 ..

베트남 2

하롱베이에서 다시 하노이로 왔습니다. 이곳은 11세기, 베트남 최초의 장기 집권 왕조인 李朝의 수도였고 그 이후 프랑스 식민 지배의 영향으로 오래된 사원과 서양식 건물이며 성당들이 섞여 있는 북부의 중심도시로 거리에는 오토바이가 많이 보입니다. 오후에는 호안끼엠 호수 근처의 탕롱 수상 인형극장(Thang Long Water Puppet Theatre)에 왔습니다. 예약을 하지 않은 탓에 매진된 B석 대신 그 배의 가격, 40만 동(약 25달러)에 A석을 샀지만 A석 입장객에게는 인형극의 배경음악 CD를 주었으니 그리 나쁘지는 않았네요. 우리말로 된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인공의 작은 연못 뒤, 배경 화면으로 가린 물속에서 사람들이 대나무와 실로 연결된 인형을 조종하고 있었지요. 이 인형극은 천여 년 전부터..

베트남 1 - 하롱베이 풍경

2006년 1월, 26일의 일정으로 여행 친구 3명과 같이 여행사의 단체 배낭여행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다녀왔습니다. 베트남은 15일의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나라이며 한반도의 1.5배 크기에 2시간 늦은 시차가 있습니다. 겨울 방학 기간, 베트남 여행객이 많아지면서 비행기 안은 온통 한국인으로 꽉 찼습니다. 수도, 하노이의 첫날 숙소에 캐리어를 맡기고 1박 2일로 베트남 최고의 관광지, 하롱베이 투어를 시작합니다. 현지 여행사의 투어비는 하롱베이 입장료 2달러 포함, 30달러였지요. 하노이에서 4시간 걸려 도착한 바이짜이 선착장 도착. 여기는 하롱베이 투어가 시작되는 곳입니다. 우리 배의 이름은 'Bay Explorer'로 오래전, 주한미군으로 근무했다는 중년 남자 토니와 프랑스인 부녀에 딸의 남자 친..

중국 탁스쿠르간, 카슈가르(카스)

중국 버스로 갈아타고 국경을 벗어나 밤늦게 타지크 족의 도시 탁스쿠르간 도착하였습니다. 오늘은 계속 고산지대를 달렸고 이곳도 해발 3600m의 만만치 않은 고원이라서 고산증이 나타날까 봐 제대로 씻지도 못했지요. 파키스탄보다 3시간 빠른 시차. 중국은 이 넓은 땅을 북경시간으로 단일화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연달아 이어지는 설산, 무즈타크 산(7546m)과 궁가얼 산(7719m), 그 앞의 모래산, 쿰타흐에 둘러싸인 카라쿨 호수를 보면서 도착한 카슈카르입니다. 도중 길가 유르트에 사는 타지크 족의 좌판에서 그들이 만든 수예품을 구경하다가 섬세한 조각의 구리로 만든 담배쌈지를 한 개, 60위안에 샀습니다. 바닥에는 화려한 색깔의 장식용 러그, 시르다크가 깔려 있네요. 화려한 옷을 입은 타지크 소녀와 ..

카리마바드 3

중국으로 넘어가기 전인 오늘은 모처럼 일정을 정하지 않은 'free time'의 날입니다. 늦은 아침을 먹고 혼자 발티트 성에 올랐습니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훈자 계곡 높은 지대에 티베트 라사의 포탈라 궁을 모델로 지은 요새 겸 왕궁입니다. 훈자 왕국의 마지막 왕은 죽고 그의 늙은 왕비는 현재 다른 곳에서 기거한다 했지요. 입장료는 가이드 피에 헌금, 박물관과 성 내부 관람이 포함된 300루피로 약 6000원. 계절에 따라 개폐관 시간이 다르고 오후 1시부터 2시까지는 점심시간으로 휴관합니다. 성 뒤쪽은 절벽, 울타르 봉이 가로막은 천연의 요새처럼 보입니다. 가이드는 작지만 오밀조밀한 성의 내부 안내에 이어 러시아와 영국의 침략, 파키스탄에 합류되는 이 왕국의 역사를 영상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강대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