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베트남, 캄보디아

캄보디아 1

좋은 아침 2007. 4. 19. 21:30

호찌민의 여행사, 신카페 앞에서 예약한 버스를 타고 캄보디아 국경에 왔습니다.

목바이에서 출국 수속을 할 때는 

중간중간에 여권을 들이밀며 끼어드는 베트남 사람이 많았지요. 

이어 캄보디아로 넘어가  입국 서류와 도착 비자 신청서를 쓰고 사진을 붙인 다음

비자비 20달러 내고 입국,

 

 

 

베트남의 여행사, 신카페와 연결된 이 나라의 캐피털 투어버스를 타니

차 안의 분위기가 베트남과 많이 달랐습니다. 

현지인들의 눌린 듯 쇳소리가 나는 발음, 검고 넓적한 얼굴에 두드러진 광대뼈,

가늘고 긴 눈에 날카로운 시선들.

페리 선착장에서도 행상하는 아이들이나 여자들의 표정은 거칠어 보였지요.

그들은 여행자의 몸을 툭툭 치면서 물건을 사라 강요했습니다.

킬링필드의 잔혹성이 생각나 마음이 서늘해졌네요.

 

오후 5시 도착한 수도, 프놈펜에서는

버스 터미널 근처에 숙소를 정하고 투어 사무실에서 1달러 당 현지 통화 4050리엘로 환전했습니다.

달러가 통용된다기에 잔돈이 필요할 때에 대비해서 조금 바꿨지요.

 

다음날은 봉고버스를 대절, 프놈펜의 남동쪽 15km 거리인 '킬링필드'의 현장인 쯔엉아익에 왔습니다. 

가이드 없이 1인당 3달러에 입장료 2달러입니다. 

이 나라에서는 폴 포트가 집권한 1975년부터 79년까지 5년 간, 

전체 인구의 1/4인 약 200만 명이 죽임을 당했습니다.  

 

 

살해당한 사람들의 해골을 모아 놓은 탑과 

시체를 한꺼번에 묻었던 몇 개의 커다란 구덩이가 보입니다. 

 

 

 

또 하나의 킬링필드 유적인 프놈펜 시내의 투올 슬랭 대학살 박물관에서는

사회 지도층과 부유층, 학생이나 지식인을 인민의 적으로 간주하여 재판도 없이 잔인하게 죽였다는

20년 전의 광란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었지요.

대중을 선동하여 가차 없이 사람을 죽이면서 정치적 입지를 굳혔던 위정자들과

그 권력에 대한 집착, 그 아집이 만들어낸 희비극의 현장입니다.  

학교 교실이 그대로 감옥이 되고

 

 

고문실이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고문 도구가 되고 사람을 죽이는 살해 도구가 되었지요.

인간의 잔인함, 그 끝없음이 무서웠습니다.  

 

 

 

사진으로 남은 희생자들. 

 

 

그러나 거리에 오가는 행인들은 과거를 잊은 듯 모두들 바쁜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러시안 마켓까지 도는 오전 일정을 마치고 메콩강과 사브 강, 바싹 강이 합류하는 강변 레스토랑에서

생맥주를 곁들여 카레의 일종인 '아목'을 먹은 다음 

오후에는 선홍색이 아름다운 국립박물관과 로열팰리스를 돌았습니다. 

 

 

 

크메르 전통 양식의 프놈펜  왕궁은 다행스럽게도 훼손 없이 잘 보존되어 

지금도 왕이 살고 있답니다. 

 

 

 

뜰에는 이 나라의 자랑인 앙코르 왓 모형도 보입니다.

그 광란의 시절, 국왕은 어디에서 어떻게 보냈을까 궁금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왕궁의 상징, 프레아 모로코트 파고다 앞에

 

 

꽃과 향을 바치는 시민들의 정성이 대단합니다. 

 

 

크메르 제국의 600년의 역사가 담긴 박물관에는

 

 

전통의상의 마네킹에 

 

 

해바다 가을에 열리는 물축제 '엄뚝' 의 하이라이트, 프놈펜의 메콩강을 따라

왕궁 앞까지 달리는 '보트 경주' 사진에 

 

 

국교를 불교로 바꾼 자야바르만 왕 이후의 작품인 듯, 부처와 코끼리를 새긴 조각도 있습니다. 

 

 

한때 강성했던 제국의 유물은 생각보다 허술하고 초라했습니다. 

뜰에 무성하게 피어있는 바겐빌리아가 오히려 더 화려했네요.

 

 

프놈펜에서 이 나라의  두 번째 큰 도시인 바탕방으로 이동, 상케 강변에 들렀다가 나오면서 

순식간에 카메라를 잃어버렸지요.

근처를 수소문했지만 찾을 수는 없었고 그러면서 캄보디아 여행이 담긴 사진도 같이 날아갔네요.

카메라도 아깝고 여행 기록도 아까웠던 사건이었습니다.

 

'9. 베트남, 캄보디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캄보디아 3 - 캄보디아 사람들  (0) 2007.04.20
캄보디아 2 - 크메르 제국의 앙코르 유적  (0) 2007.04.20
베트남 4 - 베트남 사람들  (0) 2007.04.17
베트남 3  (0) 2007.04.16
베트남 2  (0) 2007.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