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스페인, 남프랑스, 이탈리아 북부 25

아비뇽 → 마르세유. 마르세유에서

원데이 투어를 마치고 루씨옹에서 다시 아비뇽으로 돌아왔습니다. 15km 거리. 이 도시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입니다. 멀리 보이는 곳은 교황청 궁전으로 그중 금빛 마리아 상이 서 있는 곳이 교황청 성당이랍니다. 14세기 세계사 속 '아비뇽 유수' 사건으로 교황청이 68년 동안 이곳에 옮겨진 일도 있습니다. '성 베네제 다리'라고도 하는 '아비뇽 다리'의 론 강의 범람으로 끊어진 다리 위에는 신의 계시를 받아 이 다리를 만들었다는 양치기 소년, '베네제'를 기리는 작은 교회가 있습니다. 이 지역의 민요, '아비뇽 다리 위에서 춤을 추자'는 노래로도 유명한 다리입니다. 알렉스에게 부탁, 그 민요와 춤 동작을 배우는 중입니다. 단순한 멜로디와 반복되는 노랫말에 손을 잡고 둥글게 원을 만들어 돌면서 노래를 부르는 ..

아비뇽에서 퐁텐블로 데 발쿠제와 고르드, 루씨옹 다녀오기

스페인을 떠나면서 프랑스의 비싼 물가를 걱정했는데 우리 4명이 사용하는 ibis의 패밀리 룸은 생각보다 쌌고 까르프도 근처에 있어 경비가 많이 절약되었습니다. ibis는 마르세이유에도 15개 이상의 호텔이 있는, 전 세계적인 프랑스 호텔 체인으로 여행자들이 주머니 사정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곳. red 레벨이 제일 비싸고 green, blue의 순으로 저렴해집니다. 같은 레벨이라도 위치에 따라 요금 차이는 있지만 대중교통 연결이 좋아서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아비뇽의 우리 호텔은 시의 중심에 있어서 인근 마을을 오가기에 편했습니다. 지중해 해안을 따라 프로방스, 코트다쥐르에 산재한 예쁜 마을과 그 마을에서 활동했던 예술가들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대중교통이 불편한 몇 개 마을은 렌터카를 이용하든지 자..

아비뇽에서 아를과 퐁비에유 다녀오기

아비뇽에 머무는 동안 매일 아침마다 성 안에 있는 이 빵집에 들러 크로와상을 샀습니다. 이후 어디에서도 이 집만큼 맛있는 빵을 만나지 못했네요. 게다가 3+1의 착한 가격! 근처에는 까르프도 있어서 오가며 들르기에 편합니다. 오늘의 목적지, 아를에 가기 위하여 서둘러 열차역에 왔지만 열차는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1시간 넘게 지연, 출발했습니다. 우리가 아를이라 부르는 현지 발음은 아흘. 아를 역시 빈센트 반 고흐의 추억이 많습니다. 인포에서 작은 책자를 받아 들고 보도에 새겨진 이 표지, 화구를 등에 멘 그를 따라갑니다. 론강, 강변에는 '별이 빛나는 밤에'가, 거기에서 긴 골목길을 걸어가면 로마 시대의 원형 투기장이 나오고 여기에도 그 안의 풍경을 그린 그림, '아를의 경기장'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스페인 바로셀로나 → 남 프랑스 아비뇽. 아비농에서 생 레미 다녀오기

밤늦은 시간에 낯선 도시로 들어가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출발, 아비뇽에 도착한 시간은 늦은 밤이었거든요. 늘 시행착오입니다. 대중교통이 끊긴 열차역에서 할증료를 내가며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기사의 택시를 타고 어두운 거리에서 숙소를 찾아 헤매다가 현지인의 수소문으로 간신히 이비스 호텔을 잡았습니다. 그분에게 제대로 인사도 못해 아비뇽에 머물렀던 4박 5일 동안 혹시 볼 수 있을까 했는데 결국 못 만났네요. 다음 날 아침, 후론트에 부탁하여 2인실 두 개(각 57유로/1일)를 패밀리 룸(68유로/1일)으로 교체, 추가로 3박을 결제하고 다음 행선지인 마르세이유의 이비스 호텔 2박 예약을 부탁한 다음, 센트럴, 열차역 근처에 있는 터미널에서 57번 버스를 타고 빈센트 반..

다시 바르셀로나

다시 카탈루냐의 주도인 바르셀로나입니다. 이 지방 사람들은 카탈루냐 지역을 스페인 중앙정부에 속하지 않는, 별도의 독립된 나라처럼 생각한다지요. 대항해시대, 카스티야 왕국의 왕과 아라곤 왕국의 여왕이 결혼하면서 통일된 국가로 번영을 누렸지만 지방색이 강한 아라곤 왕국의 후예, 카탈루냐 지방 사람들은 아직도 스페인어(카스티아어)와는 다른 카탈루냐어를 사용하며 고유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지켜왔답니다. 거기에 부유한 이 지역에서 징수된 세금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다른 지역으로 지원되면서 카탈루냐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 분리 독립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했네요. 어제 산티아고에서 돌아와 LK호스탈에서 하루 숙박, 아침 일찍 열차역으로 가서 오후 4시 50분에 출발하는 프랑스 아비뇽행 티켓을 예매한 후..

Camino de Santiago 11. 산 마르코 →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 5km. 바르셀로나로 이동

따뜻한 곳에서 잘 자고 일어났지만 발바닥은 여전히 화끈화끈. 앞으로도 우리 여정이 많이 남아 있으니 절대로 무리하지 말자 다짐합니다. 언덕 아래 멀리 보이던, 산 마르코에서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를 향하여 출발. 곧 시내로 들어섰습니다. 산티아고 일정에서는 마지막인, 카페 콘 레체와 크루아상으로 아침 식사. 1.1유로. 오래오래 아침의 이 커피들이 생각나겠지요. 안개비 속을 걸어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 도심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면서 모퉁이를 돌자 갑자기 나타난 와, 산티아고 대성당! 극적인 장면이었네요. '산티아고로 가는 길'은 세계문화유산입니다. 드디어 산티아고 대성당 앞에 서 있다는 이 감개무량함! 그동안 숙소에서, 카페에서 몇 번 만났던 독일 아주머니와 함께 증명서 발급 사무실로 이동하여 긴 줄에 ..

Camino de Santiago 10. 아루수아 → 페드로우소 → 산 마르코의 몬세도고소, 33km.

이른 출발, 향기로운 유칼립투스 숲길은 걷기도 쾌적했습니다. 수도원 담장에 붙여 놓은 격려의 말에 격려를 받으며 알퐁소 무하 풍의 레스토랑 광고판에 순례자들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샘을 지나 예쁜 스탬프를 지났습니다. 목적지를 지척에 두고 이 길 위에서 운명을 달리한 순례자 위령비 앞에서 잠시 묵념도 드리면서 얼마 남지 않은 길을 '잘' 걸었지요. 19.4km 거리의 페드로우스 도착은 12시. 맥주 한 잔 마시면서 모은 의견은 여기에서 다음 첫마을, 산 빠이오까지 조금 더 걸어 내일의 22km 거리를 줄이자는 것이었고 그러면서 시작된 사달입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이 이어지는데' 산 빠이오는 알베르게며 호텔이 없는 작은 마을로 순례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동네. 실망하는 우리에게 한 외국인이 5km를 ..

Camino de Santiago 8. 9. 포르토마린 → 팔라스 델 레이, 26km. 팔라스 델 레이 → 아루수아, 27km.

매일 길에 나서면서 처음 만나는 동네 카페의 '카페 콘 레체'는 아침의 즐거움입니다. 오늘도 흐리고 바람이 부는 날씨. 계속 걷고 또 걸어서 목적지, 팔라스 델 레이에 도착하였습니다. 27km. 7시간. 낮 1시 도착, 공영 알베르게의 청소가 끝나는 오픈 시간을 기다렸지요. 알베르게는 예약을 받지 않고 도착하는 순서대로 방과 침대를 배정해줍니다. 굳이 공영 알베르게가 아니더라도 순례길의 도시와 마을에는 뻰시온이나 까라 루랄, 오스딸 등 개인이 운영하는 숙소가 많습니다. 근처 음식점에서 갈리시아의 전통음식이 포함된 뻴레그리뇨를 먹고 있습니다. 1인 9.5유로. 음식은 나헤라보다 맛있고 스텝들도 친절했네요. 슈퍼에서 장을 보고 나오니 떨어지는 빗방울! 내일 날씨가 걱정입니다. 오늘은 아침 6시 이전에 나왔다..

Camino de Santiago 7. 사리아 → 포르토마린, 23km

아침 7시에 출발, 안개비 속에서 이정표는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이런 날씨는 또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걷기 얼마 후 외곽의 성당 알베르게를 발견하면서 조금 더 걸어 숲 속의 이 고풍스러운 숙소까지 왔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또 남았지요. 흐릿한 시계 속, 이런 재미있는 이정표를 보면서 걷습니다. 산티아고까지 남은 거리는 이제 112.444km. 이슬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 비가 많은 갈리시아 지방에 들어왔음을 실감합니다. 그러나 낮이 되면서 날씨는 다시 맑아졌지요. 도중에 우리나라 라면에 과자까지 파는 가게를 만났네요.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는 아니지만 그 인연이 반가웠습니다. 이 길에서는 드물게도 순례자의 상징인 가리비 껍데기에 각 나라 국기와 각각의 축원과 격려를 담아 파는 가게입니다. 오랜만이어서 ..

Camino de Santiago 6. 폰 페라다 → 카카벨로스, 12km. 빌라 프란츠→ 루고→ 사리아로 이동

아침 7시, 오늘도 준비 운동 후 곧 출발입니다. 성채, 까스티요를 지나 마을 외곽으로 빠지면서 공원을 지났습니다. 맑은 날씨. 우리가 걷는 내내 날씨가 아주 좋습니다. 'Albregue San Blas'의 뒤쪽 정원에서 크루아상과 카페 콘 레체로 아침 먹고 기분 새롭게 다시 걷기. 중간, 재미있게 그린 '개조심' 집 앞에서 한바탕 웃으면서 작은 교회도 들러 스탬프를 찍고 감사헌금을 했습니다. 꽃을 잘 가꾸어 놓은 집 앞을 지날 때는 즐겁습니다. 그 여유로운 마음이 예뻤거든요. 가리비 조각이나 화살표, 어디서든 눈에 잘 띄는 표지에는 현지 주민들의 격려가 담겨 있습니다. 작은 샘 앞에서 잠깐 쉬다가 가죽소품가게도 들여다보면서 오늘의 걷기 목적지, Cacabelos에 도착했습니다. 12km. 이제 이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