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데이 투어를 마치고 루씨옹에서 다시 아비뇽으로 돌아왔습니다. 15km 거리.
이 도시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입니다.
멀리 보이는 곳은 교황청 궁전으로 그중 금빛 마리아 상이 서 있는 곳이 교황청 성당이랍니다.
14세기 세계사 속 '아비뇽 유수' 사건으로 교황청이 68년 동안 이곳에 옮겨진 일도 있습니다.
'성 베네제 다리'라고도 하는 '아비뇽 다리'의 론 강의 범람으로 끊어진 다리 위에는
신의 계시를 받아 이 다리를 만들었다는 양치기 소년, '베네제'를 기리는 작은 교회가 있습니다.
이 지역의 민요, '아비뇽 다리 위에서 춤을 추자'는 노래로도 유명한 다리입니다.
알렉스에게 부탁, 그 민요와 춤 동작을 배우는 중입니다.
단순한 멜로디와 반복되는 노랫말에
손을 잡고 둥글게 원을 만들어 돌면서 노래를 부르는 형태는 꼭 우리의 '강강술래'와 같았네요.
그러면서 알렉스는 아비뇽 다리 포토 포인트에서 투어를 마감했습니다.
아비뇽 상트로 열차역,
건너편에 있는 중세의 문으로 성 안에 들어가면
여행자들로 가득한 번화가가 나옵니다.
그 거리를 지나서
교황청의 높은 성벽을 따라 걷다가 서양의 할머니들과 한국의 할머니들이 같이 어울렸습니다.
말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웃고 떠드는, 소녀 같은 마음은 똑같았지요.
교황이 머물던 옛 궁전과
새 궁전.
금빛 마리아 상이 서 있는 교황청 성당 안에는 마감 한 시간이 넘은 시각이어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그대신
성당 앞을 지나 교황의 정원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려 손 잡고 뛰어내리는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 앞에서 아이들이 신나서 사진을 찍어댔지요.
어른과 아이들이 뒤바뀐 역할극 놀이었네요.^^
그들과 같이 알렉스에게 배운 노래 '아비뇽 다리 위에서 춤을 추자'를 부르며 원형으로 돌고 있는 중입니다.
낯선 외국인이 부르는 이 지역의 민요에 그들은 즐거워했고 덩달아 우리도 신났습니다.
언덕 아래로 론 강이 흐르고
멀리 교황청의 와이너리로 유명한 '샤또뇌프 드 포프'가 보였습니다.
여기에서 나오는 '교황의 와인'은 예쁜 분홍빛으로 맛은 순합니다.
아비뇽의 구시가입니다.
여기서는 해마다 7월에 '아비뇽 연극제'가 열리고 수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면서
정작 이 도시 사람들은 여행자들에게 집을 내주고 다른 지역으로 놀러 간다 했네요.
다음날은 아침 기차로 마르세유에 왔습니다.
95km 거리로 현지 발음은 막세유입니다.
무슨 일인지 마르세유의 '생 샤를 역'은 무장한 군인과 경찰이 가득했네요.
그 상황이 무서워서 재빨리 빠져나와 택시 타고 숙소로 이동, 체크 인 시간 전이어서 짐만 맡기고
근처 Rond Point de Pradod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항구로 나왔습니다.
택시비 20유로. 짐 값은 별도로 개당 1유로.
지하철 역에서 깐비에르 거리로 나와 15분 정도 거리의 구 항구로 가는 길에는
거리의 음악가와
행위예술가,
갓 잡아온 생선을 파는 어부며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많았습니다.
도중에 만난 거울 천장 거리는 지나가는 사람 모두가 위, 아래 대칭으로 보여서 재미있었습니다.
우리도 저들처럼
한 장 남기면서 선착장 도착.
여기서는 멀리 비잔틴 양식의 대성당, 금빛 마리아 상이 서 있는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바실리크 성당'이 보이고
앞에는 수많은 요트와
공중회전차가 보입니다.
1시 15분에 출발하는 이프 섬 승선권(10.8유로/1인)을 샀더니
4장 모두 다른 그림으로 주기에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찍고
가까운 레스토랑에서 남프랑스 스타일의 해물 수프인 뷔야베스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1인분에 13.5유로.
우리의' 생선 지리' 맛으로 양이 많고 국물도 구수하지만 생선은 그다지 싱싱하지 않았네요.
그러나 커피와 생크림 두 쪽의 후식까지 푸짐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소설의 주인공 '에드몽 단테스'의 이름이 쓰여 있는 배를 타고
'생 장 요새'를 지나
알렉산더 뒤마의 소설, '몽테 크리스트 백작'의 배경이 된 이프 섬으로 갑니다.
배 위에서
프랑스 할머니들과 국가 간 친선을 도모하는 시간!
손으로 만든 V자가 만국 공통이 되었습니다.
이프 섬에 도착하여
선착장에서 화살표를 따라가면서
성 안으로 들어가려면 별도의 입장권은 사야 합니다. 5.5유로/1인.
섬에서 본
마르세유 항구.
항구로 돌아와서 곧 60번 버스를 타고 언덕 위에 있는 성당으로 이동하였습니다.
1인 2유로, 1시간 이내의 버스나 지하철로 환승이 가능합니다.
구 항구에서는 미니 열차를 타고 갈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마침 일요일이어서 미사가 진행되고 있었지요.
외벽에는 후에 교황이 된, 요한 바오로 2세 방문을 알리는 기념판도 보입니다
성당 전망대에서는
이 성당을 둘러싼 번화가와
지중해의 아름다운 도시가 보였습니다.
그 중에서 저 멀리 '생 장 요새'로 통하는 검은 색의 다리가 궁금해서
찾아간 곳은 요새와
연결된 오른쪽의 유럽-지중해 문명박물관(MuCEM).
2013년에 개관한 유럽-지중해 문명의 역사를 다루는 최초의 박물관이랍니다.
외벽과 옥상의 천장까지 스텐레스 파이프를 지지대로 한 독특한 무늬의 콘크리트 패널로 둘러싸여
그것 자체로도 멋진 건물이었지요.
사람들은 편한 자세로 마르세이유의 지중해를 즐기고 있었지만
우리는 시간에 쫓겨 박물관 내부는 들여다볼 여유도 없이 옥상에서 내려와야 했습니다.
옥상에서는 항구와 언덕 위 성당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마르세유에 있는 동안, 유럽연합 20주년을 앞두고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신변안전 경보를 알리는
외교부 문자가 계속 들어오고 있었지요.
가이드 북과 각종 여행 자료에서는 아프리카에서 온 유색인들에 대한 경고가 많습니다.
이 도시에 도착하던 날, '생 샤를 역'에는 무장한 군인과 경찰이 가득해서 가슴이 두근두근, 놀랐던 일도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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