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번으로 다섯 정거장, 생 샤를 역 도착,
어제의 삼엄함이 가라앉은 역에서 실버 할인(왕복 12유로)으로 엑상 프로방스행 왕복 열차표를 사고
구내 카페에서 아침을 먹은 후
열차 탑승,
역에서 내려 화가, 세잔느의 아틀리에를 찾아 갑니다.
엑상 프로방스는 마르세유에서 32km 거리로 이곳은 프랑스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동네라네요.
역에서 구시가의 메인 스트리트, 제네럴 드골 광장을 지나 미라보 대로를 따라 걷다가
찻집 '르 되 가르송' 옆 골목으로 들어서서
주말 시장을 구경하면서
'세잔느의 아틀리에'로 갑니다.
중간에 소뵈르 성당에 들러
그림 '타오르는 가시나무'와
로마네스크의 아름다운 회랑을 구경하고,
계속 보도의 안내 표지를 따라갑니다.
세잔의 아틀리에, 오픈 시간은 10:00~12:30, 오후 02:00~06:00.
열차역에서 집 앞까지는 5, 12번의 버스가 다닙니다.
레 로브 언덕의 아담한 작은 집, 2층에 화실이 있고
실내에는 화구를 짊어지고 야외 스케치 나가는 세잔의 오래된, 낡은 사진이 보입니다.
여기는 그가 죽기 전까지, 4년 동안 작품활동을 하던 아틀리에입니다.
나무로 둘러싸인 녹색의 넓은 안뜰은 그에게도 휴식의 장소였겠지요?
2층에 있는 세잔의 사진 하나를 패러디하여 나도 한 장 남기고.
생 빅트와르 산 쪽,
'세잔의 길'을
찾아 나섰지만
도중에 길을 잃고 되돌아 와서
그 산이 보이는 언덕에
올랐습니다.
여기는 세잔느가 빅트와르 산을 즐겨 그렸던 장소로
다양한 터치로 생 빅트와르 산을 그린 연작, 8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말년으로 가면서 그림의 색채와 붓칠은 더 간결해집니다.
제각각 마음에 드는 그림 옆에서 한 장 남긴 후
솔밭에 앉아서
파란 하늘과 맑은 바람, 투명한 햇빛 속에 빛나는 '그의 산'을 오래오래 바라보았습니다.
시내로 나오면서 찾은 찻집 '되 가르송'의
메뉴판 바탕에 세잔이 보입니다.
1792년에 문을 연 이 오래된 카페에는
세잔을 비롯, 에밀 졸라와 까뮈, 사르트르, 에디트 피아프, 알란 드롱, 마리 디트리히 들이 드나들었다지요.
우리도 그들을 생각하며 한 잔의 커피를 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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