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뇽에 머무는 동안 매일 아침마다 성 안에 있는 이 빵집에 들러 크로와상을 샀습니다.
이후 어디에서도 이 집만큼 맛있는 빵을 만나지 못했네요.
게다가 3+1의 착한 가격!
근처에는 까르프도 있어서 오가며 들르기에 편합니다.
오늘의 목적지, 아를에 가기 위하여 서둘러 열차역에 왔지만
열차는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면서 1시간 넘게 지연, 출발했습니다.
우리가 아를이라 부르는 현지 발음은 아흘.
아를 역시 빈센트 반 고흐의 추억이 많습니다.
인포에서 작은 책자를 받아 들고
보도에 새겨진 이 표지, 화구를 등에 멘 그를 따라갑니다.
론강,
강변에는
'별이 빛나는 밤에'가,
거기에서 긴 골목길을 걸어가면
로마 시대의 원형 투기장이 나오고
여기에도 그 안의 풍경을 그린 그림, '아를의 경기장'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에스파스 반 고흐'라는 문화센터로 바뀐, 고흐가 입원했던 또 하나의 병원 뜰을 그린
'요양소의 정원'도 있고
노란색 카페의 밤 풍경,
'밤의 카페 테라스'도 살제로 남아 있었지요.
고갱과 한동안 같이 살면서 그림을 그렸던 작업실, '노란 방'을 찾아
여기저기 헤맸지만 현지인들의 대답은 저마다 달라서
이 근처에서 헤매고 돌아다녔습니다만
고흐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Foundation Vicent Van Gogh'에 가서 확인했을 때는
'2차 대전 당시의 폭격으로 파괴되면서 이제는 자취도 없어졌다'는 말을 들었지요.
너무나 아쉬웠네요.
인포 근처, 시내버스 정거장에서 Barrioi 행 1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20분 정도 걸어 나가면
지금은 복원된 도개교(Pont Vincent Van Gogh, 고흐 다리) 근처에서
고흐가 이 풍경을 그린 '앙글루아의 다리 아래에서 빨래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다리처럼 아를의 고흐 그림과 관련된 장소 대부분은 복원된 것들이랍니다.
버스를 타러 나오는 길, 조깅하는 현지인들과 어울리다가
버스를 놓치면서 오랜 시간 대기, 막차를 타고 다시 아비뇽으로 돌아왔습니다.
인상파의 흔적을 따라 북 프랑스로 떠나며 중간에 들렀던 오베르 쉬즈 와르, 어제의 생 레미,
오늘의 아를까지 고흐의 자취를 찾았습니다.
살아 생전에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던 그의 그림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어마어마한 가격대의 상품'이 되었다네요.
다음날은 '아를의 여인', '별', '마지막 수업' 등 단편으로 많이 알려진 알퐁스 도데의 기념관을 찾아
아를 근처의 퐁비에유로 갔습니다.
아를에서 10km. 아를 버스 정거장에서 29번이 다닙니다.
먼저 '도데의 풍차'를 찾아 언덕에 올랐습니다.
1814년에 세웠다는 이 풍차는 도데의 소설, '꼬르니유 영감의 비밀'에 등장합니다.
산업화가 이루어지던 시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전통적인 삶을 지켜내려 애썼던 한 노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의
모티브가 되었던 풍차입니다.
마을에 있는 그의 기념관에 왔지만 점심시간이라며 휴관 중.
뜰을 걸으며 '가장 예쁘고 아름답게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내 어깨에 기대어 잠들어 있다'고 묘사하였던
'별' 속의 목동과 그만큼이나 맑은 영혼을 지녔을 작가를 생각했습니다.
그러한 작가의 품격은 '마지막 수업', 꼬르네이유 영감의 비밀'과 '스걍 씨의 염소' 등
그의 모든 작품에서 나타납니다.
마을 로터리에 그의 흉상이 있습니다.
다시 아를의 생 트로핌 성당과 오벨리스크가 있는 포름 광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성당은 또다른 순례길의 요지로 앞 면을 장식한 파사드가 아주 섬세합니다.
산티아고 길에서 늘 보았던, 가리비 껍데기와 순례자의 지팡이가 새삼 반가웠네요.
남 프랑스의 파란 하늘과 바다, 맑은 햇빛과 향기로운 라벤더들이 고흐같은 수 많은 예술가들을 불러들인 것처럼
기념품 가게마다 그 분위기를 담은 예쁜 도자기와
강렬한 색채의 화려한 천들이 여행자들의 마음을 빼앗습니다.
남 프랑스를 마음에 담아 두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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