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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왕자의 크레타

산토리니에서 쾌속선 밤배로 2시간 거리인 크레타 섬에 왔습니다.뱃길이 거칠어 멀미로 고생했네요.  섬의 가장 큰 도시, 이라클리온 항구에는 어선과 요트들이 정박에 있고 저 멀리 베네치아 시대의 요새가 보입니다.  크레타는 그리스 신화의 영웅인 제우스의 탄생지이고 그리스 문명이 태동된 땅으로기원전 700년 무렵에 헤시오도스가 지은 서사시, '신들의 계보'에는세상의 기원에 대한 고대 그리스인들이 신화적인 상상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맨 처음 틈새가 벌어져 무한히 넓은 공간, 카오스가 생겼고 그 뒤 가슴이 넓어 모든 영원한 것들이 앉을자리, 가이아가 생겼다지요.카오스와 가이아 사이에서 우라노스와 산맥, 바다가 나오지만가이아가 우라노스와 동침, 잉태하면서 사건이 시작됩니다. 우라노스는 가이아를 독점하려는 속셈..

예쁜 섬, 산토리니

아테네에서 지하철을 타고 피레우스 항구역에서 내려   밤배를 타고 산토리니 섬으로 갑니다.  다음날 아침, 지중해에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하선 준비,  드디어 산토리니에 왔습니다.외국인들에게 산토리니로 알려져 있지만 정식 명칭은 '티라'입니다. 키클레스 제도의 가장 남쪽에 있는 이 화산섬은 여러 번의 화산 폭발로 도시 대부분이 파괴되었다가 지금은 모두 복구되었습니다.배에서 바라본 티라는 검은색 절벽 위에 눈처럼 하얀 집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동화 속 풍경같이 아름다웠습니다.  항구 아티니오스에서 절벽 위의 마을, 피라에 가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야 합니다.    예전 여행자들이 걸어 올랐던 옛 항구의 계단은 케이블카가 설치되면서   짐을 운반하는 나귀들이나 오가는 옛길이 되었습니다.  피라에 있는 우리의..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를 중심으로

수도인 아테네에 도착하여 지하철로    산타그마 광장에  나오면 국회의사당, 무명용사의 묘 앞에 큰 규모의 위병 교대식이 있습니다. 일요일 11시의 정례적인 행사입니다.    무명용사의 묘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하였다가 전사한 분들도 있었지요. KOPEA(Korea) 글자가 보입니다.                           위병이 입은 스커트는 터키의 400년 지배를 잊지 않도록 400개의 주름을 잡아 만들었다지요.그들의 신발, 앞부분도 특이했습니다.     아크로폴리스로 가는 길목에는 행위예술가들이 많았고    신전 아래에 있었던 야외음악회에서는 뒤숭숭한 그리스의 분위기가 그대로 나타나 있었습니다.자유 복장 연주자들의 왼쪽 팔, 하얀 띠가 보여주는 무언의 시위는     매달 첫 번째 일요일의 유적지..

그리스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여러 유적들

펠레폰네소스 반도는 고대 문명의 고향, 그리스의 고향이라 불리는 곳으로코린토스, 올림피아에 미케네, 나프플리온, 스파르타, 에피다브로스, 미스트라 등 수많은 도시 국가들이 명멸했던 곳입니다.한때 크게 번영을 누렸던 코린토스, 올림픽의 탄생지 올림피아와트로이 전쟁의 영웅인 아가멤논이 잠들어 있는 미케네와 나프플리온, 코린토스를 돌아보았습니다. 델피에서 올림피아로 가는 길은 험난했습니다.델피에서 직접 아테네로 내려갔다가 거기서 올림피아로 가는 것이 더 나았을 듯. 가까운 거리라 하여도 작은 도시 간에는 대중교통 이동이 더 어려운 유럽의 특징을 잠시 잊었으니이 여정도 델피, 암피사, 나프팍토, 파트라,  피르고스를 거쳐 올림피아에 도착하는 복잡하고도 피곤한 일정이 되었지요.  그래도 이 계절에는 '오렌지 향기..

그리스의 테살로니키와 델피

그리스의 북부 도시 테살로니키는 올림포스 산에서 델피로 직접 연결되는 교통편이 불편해서 연결 차 잠깐 들렀던 곳이지만 도시의 명물인 에게해 해안도로의 '하얀 탑(The White Tower)'는 담당 공무원들의 파업으로 들어갈 수 없었지요. 되돌아서는 여행자들이 많았습니다. 높이 33.9m, 6층의 이 탑은 15세기 베네치아인이 세운 방어벽의 일부로 이 도시의 상징입니다. 터키의 지배를 받던 시기에는 감옥으로 쓰이면서 '피로 얼룩진 탑'이라 별명도 있었지만 지금은 박물관이 되었습니다. 그 거리에는 기원 전 부족 국가에서 출발하여 대제국의 기초를 마련했던 필립포스 2세의 동상에 그의 아들, 알렉산더 대왕의 기마상도 있었지요.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동방 정벌에 나서면서 페르시아를 무너뜨리고 마케도니아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