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간의 남미 단체배낭 투어를 마치고 도착한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그동안 여행을 같이 했던 일행들과 헤어진 후 남편과 둘이 항공 이동,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 시티에 들어왔습니다.
멕시코는 한반도의 9배인 면적에 60%의 메스띠소와 30%의 원주민으로 구성된 나라입니다.
이 땅에는 기원전 1200년 경부터 올멕, 떼오띠오아깐, 똘떽, 마야, 아스텍 등의 고대 문명이 이어졌지만
16세기부터는 300년에 걸쳐 침략자, 스페인의 식민지배를 받습니다.
1821년 독립 후에는 미국과 영토 전쟁이 벌어지면서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땅을 빼앗겼고
거기에 뉴 멕시코와 애리조나 등을 미국에 헐값에 팔아 넘기면서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잃었지요.
자유주의적인 개혁, Reforma의 시대가 열리면서도 계속된 내전과 권력 다툼,
마약조직과 권력의 결탁 등으로 아직도 불안이 남아 있는 나라,
그러나 마리아치와 베사메무쵸, 떼낄라, 토르티야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나라입니다.
마그네틱 한 개에 멕시코의 대푶적인 풍물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낮에 도착, 감기와 고산증의 남미 여행 후유증으로 체력이 달려서
Londress거리에 있는 한인 민박으로 들어가 널브러져 있다가 새로운 기분으로 시내로 나왔습니다.
휴일을 맞아 개방된 차도에 시민들이 쏟아져 나왔고 가로수 자카란다 꽃도 활짝 피었습니다.
레포르마 거리를 지나 콜럼버스의 동상과
아스텍을 지키려 끝까지 스페인에 저항했던 최후의 왕인 쿠아우떼목의 동상,
황금빛 천사상을 이고 있는 독립기념탑을 지나
국립 인류학박물관에 왔습니다.
이곳은 1963년에 만든 박물관으로 콜럼버스 이전의 문화유산을 전시하여
멕시코 문명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든 세계 최대의 인류학박물관입니다.
안에는 시대별로 특정한 문명을 정리한 12개의 전시실이 있습니다.
처음 만나는 것은 중앙 안뜰에 있는 높이 11m의 분수 기둥.
마야 문명의 빨렌께 유적에 있는 '생명의 나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커다란 분수 기둥입니다.
베라끄루스를 중심으로 한 올멕 문명 전시실에는 그 문명을 대표하는 거대한 인두상이 있습니다.
올멕은 멕시코 최초의 문명으로 BC 1200년 경, 멕시코 연안에서 시작되었다가
AD가 시작되는 무렵에 사라졌답니다.
올멕인들은 아시아에서 베링 해를 따라 이동하면서 남쪽의 멕시코에 정착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떼오띠우아깐 문명 전시실에서는
실물 크기로 재현한 께살꼬아뜰 신전의 장식, 빨강과 파랑의 강렬한 색감 대비와 조각이 인상적입니다.
떼오띠우아깐 사람들이 인간과 신의 중개자로 숭배했던 '깃털 달린 뱀신', 께살꼬아뜰이 보입니다.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의 피라미드를 세웠던 위대한 문명이었지요.
신과 왕족을 묘사한 화려하며 정교한 전통적인 문양과
그 얼굴을 조각한 동상,
비의 여신, 찰치우뜰리꾸에(뜰랄록)를 나타낸 거대한 동상도 보입니다.
와하까 문명 전시실에는 싸뽀떽과 믹스떽, 두 개의 문명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중 싸뽀떽 문명의 중심인 몬떼 알반의 무덤은 그 벽화가 화려했습니다.
용감한 전사를 새긴 부조와
조각도 보입니다.
주변의 뜰라꼴룰라 밸리의 몇 개 마을은 섬세한 공예 예술이 발달하면서 이런 술잔도 남겼지요.
떼오띠우아깐과 싸뽀떽 문명이 쇠퇴하면서
중앙 고원의 도시 뚤라가 등장, 똘떼카 문명이 나오지만 그들도 1100년 경에 붕괴됩니다.
깨쯔알꼬아뜰('깃털 달린 뱀')이라 불렀던 그들의 강력한 지배자,
똘떽의 왕자는 신으로 추앙되었다네요.
과테말라와 멕시코의 동남부 등에서 발달했던 마야 문명 전시실의
섬세한 석조 건축은 아름답습니다.
마야의 골 경기장에 보이는 원형 골대입니다.
그들은 경기에 진 팀의 주장을 죽여 그의 심장을
인간과 신의 중개자인 차크몰(Chac-mool)에 올려놓고 제사를 지냈답니다.
이 박물관에서 가장 큰, 멕시코 고대문명의 마지막인 아스텍 문명 전시실입니다.
그들은 뛰어난 천문학적인 지식과 대규모의 도시, 문자 사용 등 고도의 문명에
활발한 정복전쟁을 통하여 넓은 영토을 가진 제국이었습니다.
마야, 잉카 문명과 함께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3대 문명의 하나였지요.
아스텍 신의 형상 뒤에 보이는 거대한 원형 석판은
태양신을 섬겼던 아스텍인들이 농경과 의식의 시기를 조정하는 기준이었다는
지름 3.7m, 무게 24톤의 거대한 '태양석'입니다.
그들은 이 태양석을 보며
신에게 인신공양의 제사를 올리거나 옥수수, 콩, 호박과 고추 등의 농작물을 심었고
긴 여행을 떠나기에 적합한 날을 잡았답니다.
커다란 머리 장식에 옥수수를 손에 든, 어린 옥수수의 신, '실로렌'도 보입니다.
아스떽 사람들은 옥수수를 '신이 내린 곡식'이라고 생각해서 옥수수의 성장 단계마다 각기 다른 신을 섬겼답니다.
메소아메리카에서 옥수수가 얼마나 귀중한 식량이었는지를 알려주고 있었지요.
고추, 카카오와 초콜릿, 토마토 등은 아스텍에서 유래한 작물입니다.
멕시코 최후의 제국이었던 아스떽은
'독수리가 선인장 위에 앉아 뱀을 잡아먹는 곳에 천막을 치라'는 부족신의 계시를 받고
떼노츠띠뜰란에 수도를 정했답니다.
이후 계속되는 전쟁을 통하여 영토를 확장하면서 번영을 누리다가 멸망, 이후의 식민 통치를 벗어나면서
아스떽의 전설은 멕시코 건국신화로 연결되어
이 나라 국기의 '아스텍 테노치티틀란 전설의 독수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여기서 독수리는 태양을, 뱀은 부활과 풍요를, 선인장은 아스텍인들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동시에
신에게 바치는 제물을 의미한다네요.
2층의 원주민 문화 전시실에는 원주민들의 의상과
가옥,
생활물품과 그들의 일상이 보입니다.
1년에 한 번, 죽은 사람들의 영혼이 찾아온다는 '죽은 자의 날' 행사도 재현해 놓았고
'생명의 나무'에는 2층 전시실의 이 모든 내용을 압축해 놓았습니다.
그들이 조상이 살았던 이 땅의 평화로운 시대도 그림도 보입니다.
박물관을 둘러보면서 우리가 오랫동안 스페인 침략자들이 만들어놓은 이미지 그대로
중남미 원주민들의 역사와 문화를 왜곡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박물관 정문으로 나오면 건너편 광장에서 진행하는 '볼라도레스'를 볼 수 있습니다.
베라끄루스 지방의 행사, 비와 풍요를 기원하던 이 볼라도레스는
화려한 전통복장의 다섯 사람이 한 팀이 되어
30m 높이의 기둥 위에 올라갔다가
한 명이 꼭대기에 앉아 피리를 연주하는 동안 나머지 네 명은 줄에 몸을 묶은 채
회전하면서 거꾸로 내려오는 의식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여행자들을 상대로 하는 공연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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