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일본, 혼슈

카나가와(神奈川縣)의 카마쿠라(鎌倉)

좋은 아침 2023. 4. 17. 07:02

12세기에 무장, '미나모토노 요리토모'가 일본 최초의 막부인 '카마쿠라 막부'를 세웠고 

13세기에는 중국의 송, 원과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다양한 중국문화가

막부의 무가 정신과 귀족 문화에 흡수되어 '무가문화'를 만들어냈던 곳.

14세기 중반, 막부의 멸망 이후에는 당시 세운 사찰과 신사 덕분에

에도의 근교 관광지로  발전한 카나가와(神奈川縣)의 카마쿠라입니다. 

소설, '설국'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글을 쓰던 곳으로도 알려졌지요.

 

 

이번에는 카마쿠라(鎌倉)를 돌고 거기서 에노덴을 타고 10km 거리의 에노시마(江之島)에 갔다가 1박 후

도쿄에 돌아가는 도중 요코하마에 들르는 2박 3일의 일정입니다.  

신주쿠 역 오른쪽의 노란색 안내판에서 목적지에 따른 요금, 950엔을 확인하고

키오스크에서 그 요금의 티켓을 산 후 

 

 

'JR쇼난신주쿠 라인'의 즈시(逗子) 행을 타고 1시간 만에 JR키타카마쿠라역에서 내렸습니다.  

여기서부터 시작, 남쪽의 JR카마쿠라역까지 걸어가면서 주변의 유서 깊은 절과 신사를 구경하게 됩니다. 

 

 

먼저 역에서 제일 가까운 엔가쿠지(圓覺寺). 

 

 

빗속에서도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며 

 

 

'대광명보전'의 

 

 

화려한 관을 쓴 '보관석가여래좌상'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각종 법회와 강습회 등이 열리는 '호조(방장)',

 

 

불치를 모신 국보, 사리덴(사리전)과 

 

 

엔가쿠지를 세운 '도키무네'의 사당이며 또 하나의 국보인 오가네(洪鐘)를 지나 

 

 

 

에노시마에서 가져온, 재물을 관장하는 여신인 '벤자이텐'을 모셨다는  '벤텐도'에 왔습니다.

이 절은 원래 1282년, 몽골의 침략 전쟁에서 전사한 군인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하여 지은 절이었다네요.

 

 

한쪽벽에는 그 옛날, 이 지역에 가득했던 사찰과 신사 들에 대한 기록도 있습니다만

 

 

지금은 그때에 비해 그 숫자가 확연히 줄었네요.

 

 

찻집 앞에서 내려다본 동네에는

 

 

전통양식의 가옥이 많습니다.

 

 

 

'메이게츠인(明月院)'은 아담하고 예쁜 절이었네요.

 

 

이런 손글씨도 정감이 가고

 

 

그저 쓰윽 꽂아 놓은 듯한 꽃들도 사랑스러웠지요.

 

 

 

맑은 물이 흘러가는 수로 위, 다리를 건너

 

 

오랜 세월을 알리듯 반질반질 닳은 계단을 올라가니 

 

 

와, 이런 침잠의 세계도 있었습니다. 

 

 

비를 피해 추녀에 서 있는 부처님들도 색색의 예쁜 목도리를 둘렀고 

 

 

이 부처님은 꽃다발을 안으셨습니다.

 

 

뜰에는 명자꽃과 살구꽃,

 

 

물봉선에

 

 

동백과 목련, 벚꽃들이 활짝 피었지요. 

수국으로 유명한 카마쿠라에서 가장 아름답고 풍성한 수국을 자랑하는 '수국 절'이라기에

그 시기에 다시 오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아름다운 꽃들도 얼마 안 가서 시들어 버리고 그러니 모든 것이 제행무상, 봄밤의 꿈이겠지요.

 

 

켄초지(建長寺) 앞을 지나

 

 

'츠루가오카 하치만구(鶴岡八幡宮)'로 들어왔습니다.

 

 

거대한 도리이를 지나면

 

 

65개 계단 위에 자리 잡은 본당이 나옵니다.

이곳은 '카마쿠라막부'를 열었던 '미나모토노 요리토모'가

일본의 15대 천왕인 '오신텐노'와 그 어머니인 '진구황후', 여신 '히메가미'를 모셨던, 무인들의 신사랍니다. 

 

 

비가 많이 왔지만 참배하는 사람 또한 많았네요. 

 

 

한쪽에는 화려한 장식의 가마들이 보입니다. 

 

 

그 앞의 벚꽃이 만개한 작은 연못 안에도  

 

 

작은 사당이 있어 

 

 

참배객들이 남긴 봉헌 깃발이 가득했습니다.  

 

 

기모노로 성장한 젊은이들도 아름다웠네요.

 

 

거기에서 카마쿠라역으로 가는 길, 중앙의 인도 양쪽에 활짝 핀 벚꽃도 보기 좋았지요. 

 

 

역 안의 인포에서 얻은 팸플릿에는 이 지역의 유명할 절과 신사로 가는 안내, 

 

 

걷기 좋은 길, 역사적인 장소를 거치는 하이킹 코스가 있음을 알리는 한글 안내가 반가웠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는 분들은 4~5시간의 이 길을 천천히 걸어 보세요.

 

 

카마쿠라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전철인 에노덴을 타고 갔던 

 

 

하세데라(長谷寺)의 초입에는

 

 

화려한 꽃밭과

 

 

방생한 잉어들의 연못이,  

 

 

정갈한 사찰의

 

 

본당에는 9m가 넘는 관음상이 있습니다.

 

 

비가 오면서 색깔이 더 짙어진 

 

 

신록의 숲속,

 

 

석가모니 부처와 

 

 

'불족석'도 비에 젖었습니다. 

 

 

절 뒤쪽의 언덕 위로 올라가면

 

 

 

도중에 천수관음과 

 

 

불교 경전을 보관하는 공간인 '교조'와 회전식 책장, '린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린조를 한 번 돌리면 경전을 외울 때와 같은 공덕을 받는다니

특별한 날에만 돌릴 수 있다는 이런 도구는 티베트 불교의 마니차와 같은 역할인 듯합니다. 

 

 

언덕 위, 앞바다의 탁 트인 풍경이 아주 좋았습니다. 

 

 

긴 해안에 해수욕장들이 늘어서 있는 '쇼난( 湘南)의 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