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가 코엑스의 관광박람회에서 챙겨 놓았던 지도가 이번 여정에서 요긴하게 쓰였네요.
도쿄와 나고야, 그 주변이 한눈에 보입니다.
지난번의 가와구치코에 이어 오늘은
도쿄에서 80km 거리, 각종 미술관과 화산 분화구, 후지산과 호수를 즐길 수 있는 온천휴양지, 하코네에 갑니다.
며칠 전에 하코네 프리패스,
하코네 왕복 열차에 등산 열차, 케이블카와 로프웨이, 유람선, 버스 등
하코네에서 운행하는 모든 교통수단을 1박 2일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티켓을 예매했고
오늘 신주쿠의 오다큐 라인으로 로망스카에 탑승하면서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한가로운 농촌 지역과
중산층이 사는 교외를 구경하면서
특급열차로
2시간 만에 '하코네유모토' 도착.
등산열차를 타고 일반적인 관광루트 따라 '조각의 숲'에 들렀다가 '고라'로 이동,
거기서 케이블카로 '오와쿠다니 역'까지 이동하여 분화구를 구경한 다음
하코네 로프웨이로 '토켄다이' 도착, 배를 타고 '아시 호수'를 건너 '하코네 항'에서 버스로
숙소인 하코네유모토의 료칸에 들어가는 일정입니다.
곳곳에 산재한 온천마을을 지나 도착한 해발 539m, '조각의 숲(Chokokunomori, 초코쿠노모리)'에는
일본 작가, 고바야시의 'the Pink Cat'을 필두로
헨리 무어의 '가족'
신 야마모토의 'Hey!',
로댕의 작품으로 당시 대상을 추하게 표현하였다고 큰 비난을 받았던 '발자크' 동상에
고흐가 세상을 떠났던 파리 외곽의 '오베르 쉬즈와르', 거기서 보았던 '야외로 스케치 나가는 고흐'의 모습이 보입니다.
18미터 높이의
환상적인 스테인드 글라스 탑,
그 정상에서는 하코네의 산촌 풍경이 내려다 보였지요.
'Picasso Pavilion'에서는 피카소의 그림과 조각, 태피스트리이며 도자기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아들, 폴이 등장하는 '피에로로 분장한 폴',
'Still Life with Cat'들이 있었지만 더 이상은 사진촬영 금지.
그러나 이러한 명작들보다 더 감동적이었던 것은
코로나 시대에 움츠러들었던 많은 사람들이 이렇듯 일상을 회복하여
평화롭고 느긋하게 뜰을 산책하면서 소소한 사치를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었네요.
살아있음을 실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고라 방향의 운행 시간을 확인하고 근처 편의점의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 다음
다시 등산열차를 타고 위로 올라갑니다.
외줄의 레일에서 상하행선 등산열차가 교차하는 장면도 재미있었지요.
해발 541m의 종점, 고라에서 하차.
소운잔 행 케이블카, 소운잔에서 다시 로프웨이로 갈아탄 다음 발 밑으로
짙은 유황냄새의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활화산 분화구의 황량하고 충격적인 분위기가 놀라면서
오와쿠다니(大涌谷, 대용곡) 역에서 하차.
분화구를 들여다보며 '타마고차야'의 활화산 온천수로 익혔다는 '온천흑계란'을 1개 까먹었습니다.
이 계란 한 개로 수명 7년이 늘어난다는 속설 있으니 내 명에서 7년을 더 살 수 있게 되었네요. ㅋㅋ
곳곳에 경고문이 보입니다.
하코네에서 후지산을 볼 수 있는 뷰 포인트는 순서대로 오와쿠다니역과 우바코 역 사이의 하코네 로프웨이,
하코네 유람선과 하코네마치코의 온시하코네 공원 전망대,
일본에서 가장 긴 현수교인 미시마 스카이워크라는데
그러나 1번인 우바코를 지나면서 본 것은 정상이 구름에 살짝 덮인 모습이었지요.
토겐다이 선착장에서 남쪽의 '하코네마치코'나 동남쪽의 '모토하코네코'로 가는 유람선은
자주 있습니다.
우리와 달리 이 코스를 역으로 진행하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중세 유럽의 해적선처럼 꾸민, 재미있는 유람선을 타고
'토겐다이 선착장'에서 출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잔잔한 '아시호수'를 건너
'하코네마치코'에 왔습니다만 2번인 '유람선에서의 후지산'은 전혀 볼 수 없었습니다.
오후가 되면서 몰려들던 구름이 후지산을 완전히 덮어 버렸거든요.
'하코네마치코'에서 '모토하코네코'로 가는 길가에는
500여 미터 거리에 아름드리 삼나무 가로수가 있어 기분 좋게 산책이 되었습니다.
400여 년 전에 조성된 도로랍니다.
호반에는 하코네 신사의 도리이, '평화의 도리이'가 보입니다만
아래 사진과 같았을 이곳의 3번도 '꽝'입니다.
오늘 우리 숙소는
방과 복도에 다다미가 깔린, 오래되었지만 정갈한 료칸.
저녁밥과
다음날 조식은 정갈하고 맛있었지요.
눈으로도 먹는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뜨거운 탕 속에 몸 담가 하루의 피곤을 푸는 시간도 흐뭇했네요.
이틀째 되는 날, 등산열차를 타고 '센고쿠하라 지역'의 '하코네 유리의 숲 미술관'에 가려던 계획은
'어디 한 번 후지산을 제대로 보자'는 오기로 방향이 틀어졌습니다.
화보에 나와 있는 저 '4번의 후지산'을 찾아가기로 한 것이지요.
하코네유모토에서 H버스로 '모토하코네코'까지 이동,
거기서 '미시마역'에 가는 N버스로 갈아타고
도중의 '스카이워크'에서 내리니 걸린 시간은 1시간 20분.
화창한 날씨여서 후지산 정상을 잘 볼 수 있을 거라 큰 기대를 했지만
아, 야속한 후지산은 구름에 싸인 채 하얀 속살을 아주 조금 보여주었네요!
평일, 모토하코네코에서 스카이워크를 거쳐 미시마역으로 가는 N버스는 매시 25분에 있고
스카이워크까지는 20분 거리.
스카이워크 앞에서 모토하코네코로 돌아가는 버스는 매시 41분,
미시마역으로 가는 버스는 매시 44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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