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 부강면, 1934년에 한옥으로 지은 부강 성당에 왔습니다.
대한성공회 강화 성당과 더불어 오래된 한옥 성당이라기에 그 고풍스러움을 보고 싶었지요.
대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긴 나무 복도 안쪽으로 예배를 드렸을 커다란 방이 보입니다.
목조의 기와지붕에 예스러운 창문, 정갈한 뜰의 소박한 시골 성당은 마음을 경건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성당은 지금 사적으로 관리되면서
그 옆에는 붉은 벽돌의 작은 새 성당이 있습니다.
여기 역시 소박한 분위기입니다.
부강면에서 세종시의 중심, 금강 북쪽의 중앙녹지공간과 남쪽의 수변공원을 연결하여 만든
보행교인 '이응다리'에 왔습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1446년을 기념하여 자음인 ㅇ의 원 형태로 만든 이 다리 둘레는 1446m로
폭 12m인 상부는 보행자 전용, 폭이 7m인 하부는 자전거 전용도로인 복층형 다리입니다.
3년 6개월의 공사 끝에 지난 3월에 완공되면서 국내에서 가장 긴 보행 전용 다리로 인정받으며
세종시의 또하나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눈꽃 정원, 한글 나무, 빛의 시소, 징검다리 등 중간중간의 시설은 모두 저마다의 이름과 주제를 가지고 있었지만
정식 개방을 앞두고 당분간 시험 운영 중이라며
북쪽의 클라이밍 체험시설과 익스트림 경기장, 레이저와 무빙라이트, 남쪽의 어린이 물놀이 시설과
AR(증강현실) 망원경, 낙하분수 들은 아직 가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북쪽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다리로 들어갑니다.
금강보행교 이용시간은 연중무휴, 개방 시간은 06시 ~ 23시.
점등은 일몰 후 ~ 23시. 이후에는 경관 조명을 제외하고 모두 소등된답니다.
문의전화 044 868 9127, 044 120.
입구, 클라이밍 체험시설이 들어선다는 정상으로
올라갔다가
거기서
멋진 전경을 내려다보며 '이응다리'로 내려갑니다.
제일 처음 맞아주는 것은 '뿌리 깊은 나무'로 용비어천가의 한 구절을 연출한 이 다리의 중심축입니다.
거기서 오른쪽으로 나가면
보행로를 장식한 꽃밭 옆의
'황혼의 쉼터'에서
편안하게 앉아 일몰을 즐길 수 있지요.
수변공원과 녹지대, 멀리 '햇무리교'가 보이는,
화사한 꽃들로 아름다운 길입니다.
'빛의 해먹'에서 달 위에 앉아 강을 바라보다가
이어지는 길에서는 '사랑 약속나무'와 '낙하 분수'를 만났습니다.
바닥의 투명 유리로 금강에 떨어지는 물줄기를 볼 수 있다는 낙하분수는
서울 반포대교의 여름 분수처럼 다리에 설치된 분사구를 통하여 아래로 물을 뿜어내는 듯했네요.
사랑약속나무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하나로 합쳐진 연리지를 배경으로
키오스크를 통해 사진을 촬영한 후 저장, 위쪽 하트 화면에 띄울 수 있습니다.
'빛의 시소'를 지나면 흔들리는 징검다리의 느낌, '흔들흔들 징검다리'가 나옵니다.
북쪽의 12시 방향, '뿌리깊은 나무'에서
6시 위치에 있는 세종 시청을 지났습니다.
남쪽에서 걷기를 시작하는 사람은 세종시청 주차장을 이용하면 됩니다.
이 길은 고층 빌딩으로 둘러싸인 뉴욕 센트럴 파크를 생각나게 합니다.
바닥의 원을 밟으면 불이 들어오는 '봄빛 향연' 다음의
'숲 속 작은 연주회장'은 동요, '학교종이 땡땡땡' 멜로디가 나오도록 세팅이 되어 있습니다.
순서대로 파이프를 치고 노래를 부르면서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갔지요.
요즘 아이들도 이 노래를 알까요?
남쪽의 수변 산책길을 바라 보며
보행교에서 내려가 자전거길로 들어서니
전천후의 자전거길이 보입니다.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로 한 바퀴 달려보고 싶었던 쾌적한 길입니다.
다시 올라온 길은 한글 열매가 달린 '행복한 한글나무' 아래의 휴식공간이었지요.
이쪽에도 '낙하분수' 시설이 보입니다.
바닥의 낙엽을 보며 원을 밟으면 풀벌레 소리가 들리는 '가을이 오는 소리'에
'눈꽃 정원'도 있어 계절과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LED 조명으로 눈이 즐거워지는 시간!
멀리 금남교가 보이는 평화로운 오월입니다.
해가 지기를 기다려 야경을 보려고 다시 왔습니다.
북쪽 주차장에는 낮보다 많은 차가 계속 들어옵니다.
색색의 전구가
황홀했네요.
아래 '이응다리'도 빛으로 둘러싸였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를 지나
다시 한 바퀴 돌다가 '사랑의 약속나무'에서 사진 한 장 찍고
위 화면에 올려놨어요. ㅎㅎ
화려한 야경!
강 위에 이런 복층의 둥근 다리를 만든 기발한 착상과 그 거대한 규모에 놀라고
이렇듯 다양한 문화 시설과 풍부한 녹지대, 넓고 산뜻한 거리를 일상으로 즐기는 세종 시민들이 부러웠네요.
오늘의 우리 숙소는 금강휴양림.
체크 인 후 강변에 있는 '창연정'에 오르니
오른쪽으로 금강의 '불티교'가,
왼쪽으로 '청벽대교'가 보입니다.
전북 장수에서 발원한 저 금강은 부여를 거치고 강경에서 금강대교와 금강 갑문교를 거쳐 서해로 흘러갑니다.
청벽산 등산길의 작은 정자에서 되돌아온
우리 집 앞에는
저녁 석양에 빛나는 눈부신 신록이 있었지요.
'국내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기도 광주시의 화담숲 (0) | 2022.06.10 |
---|---|
세종시, 3. 국립세종수목원 (0) | 2022.05.29 |
양평과 가평 (0) | 2022.05.21 |
남양주 (0) | 2022.05.20 |
담양, 3. 순창의 새 명소 (0) | 2022.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