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포항, 2

좋은 아침 2022. 3. 1. 12:06

포항은 섬과 섬 사이를 매립하거나 연결한 도시라서 섬 島로 끝나는 지명이 많답니다.

 

 

그중에 형산강과 동해가 만나는 입구의 섬 송도는 4개의 교량을 통해서 육지와 연결됩니다.

그리고 송도의 북쪽, 여객선터미널 앞으로 들어온 동해는 운하를 이루면서 섬을 돌아 포항운하관 앞에서

형산강과 만났지요.

 

 

포항운하관 앞에는 이 송도를 한 바퀴 돌아 나오는 운하 크루즈 선착장이 있습니다.

베니스의 운하를 돌아다니듯 오늘은 포항의 운하를 달리는 아주 특별한 체험을 했네요.

 

 

주간 운항은 10:00~17:00, 매시 정각 출발, 1시간 간격으로 40분간 진행됩니다. 

할증 요금이 붙은 야간 운항은 금, 토, 일의 18:00. 

날씨에 따라 계절에 따라 변수가 많답니다.  확인 전화, 054 253 4001.

성인 15000원, 시니어는 20 % 할인. 운하관의 공영주차장에 무료 주차 가능.

 

 

이 도심형 유람선은 송도를 돌아 나오는 13km 거리,

포항운하관 - 포항운하 - 동빈내항 - 송도 해수욕장 - 형산강 - 포항운하관의 순서로 달립니다. 

 

 

운하관 바로 앞에서 보는 포스코의 위용이 대단했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뒷받침한, 한반도 유사 이래 최대의 설비공사였던 그 포스코!

전설적인 인물, 박태준과 함께 우리 모두에게 감동과 자긍심을 심어 주었던 자랑스러운 포항제철이었지요.

 


 

 

유람선의 출발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운하관으로 올라가 이 도시의 변천사를 사진으로 구경하고

 

 

육교를 건너 운하 옆에 조성된 산책길로 나갔습니다. 

 

 

운하 양 옆에는 군데군데 조각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고

 

 

산책 나온 사람도 많았습니다.

정갈하고 편안한 분위기여서 얼마든지 걸을 수 있을 듯한 좋은 길이었네요.

 

 

 

생각보다 작은 크루즈선을 타고 

 

 

전용 출입문으로 나가 운하를 달립니다. 

 

 

중간의 다리 이름, '탈랑교'와

 

 

'말랑교',

 

 

'우짤랑교'들이 재미있습니다.

 

 

운하 폭이 넓어지면서

 

 

우리의 크루즈선은 포항에서 가장 큰 죽도시장 옆을 지나고

 

 

동빈내항에 서 있는 포항함을 지났습니다 

25년간 우리나라 바다를 지키던 이 초계함은 2009년에 퇴역하면서 지금은 함상공원으로 공개되고 있답니다. 

 

 

크고 작은 요트,

 

 

멸치잡이와 오징어잡이 배,

 

 

모래 채취선과 예인선,

 

 

 해양경찰선을 지나면서

 

 

포항여객선터미널 앞에서 영일만으로 들어서면 

 

 

바로 앞에는 포스코가, 

 

 

저 멀리에는 망망대해, 동해와 호미 반도가 보입니다.

오른쪽으로 송도해수욕장을 지나 형산강으로 들어서면서 곧 짧은 크루즈가 끝났습니다. 

송도해수욕장은 1980년대 초반까지 솔밭의 명사십리 해변으로 유명했지만

1983년의 태풍으로 백사장이 대부분 유실되면서 해수욕장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 폐장되었다가

2012년 백사장 복원 공사를 시작, 해안침식을 막기 위한 수중방파제 3기를 만들고 인공적으로 모래를 공급하면서 다시 도심의 해수욕장으로 그 명성을 되찾았다네요.

 

 

포항에 오게 했던 '스페이스 워크'를 찾아서 영일대 해수욕장을 지나 포항 북쪽의 환호공원에 왔습니다.

포항미술관이 자리 잡은 이 공원에는 희화적으로 표현한 돈키호테와 그의 애마, 로시난테 등

 

 

여러 가지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거기서 능선에 올라 만난 스페이스 워크(Space Walk)!

 

 

 

동시 수용 인원 150명, 순간 풍속 초당 80m에 진도 6.4~6.5까지의 강진도 견딜 수 있다는 이 작품은

독일 작가인 하이케 무터, 울리히 겐츠 부부의 공동 디자인에 포스코에서 117억을 들여 제작, 설치, 포항시에 기부한

가로 60m, 세로 56m, 높이 25m, 트랙 길이 333m, 717개의 나선형 계단에 전체 무게 317톤인 체험용 아트 시설로

중앙 360도의 루프 구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구간은 걸어 다닐 수 있습니다.

2021년 11월 준공. 강우, 강풍 등 기상 악화 시에는 출입이 차단된답니다. 

신장 110m 이하 이용 불가. 개방 시간은 평일 10~16시. 주말, 공휴일 10~17시. 입장료 무료. 환호공원에 무료 주차.

주말에는 한 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포항의 새로운 명소입니다.

 

 

 

우주를 유영하듯 잠시 그 기분을 즐겨보세요.

 

 

 

 

 

작가는 ‘중앙의 루프 구간은 미학적으로 전체적인 형상의 중심이자

개념적으로는 닿고 싶지만 도달할 수 없는 유토피아를 표현했다'지요. 

그러면서 이 구간으로 올라가는 양쪽 계단은 안정 상의 이유로 막아 놓았습니다. 

이 또한 도달할 수 없는 유토피아였네요. 

 

 

 

철의 도시, 포항을 상징하듯 철로 만들어낸 거대하면서도 우아한 곡선의 계단에서는

뒤편으로 아파트 빼곡한 신시가와 

 

 

 

 

옆의 영일대 해수욕장,

 

 

 

가운데 송도의 구시가와 

 

 

 

앞의 포스코를 볼 수 있습니다. 

 

 

계단 바닥이 뚫려 있어 발바닥은 간질간질!

오늘 같은 강풍에는 미세한 흔들림이 있어 여기저기에서  즐거운 비명소리가 들렸네요.

 

 

밤의 풍경이 좋다기에 다시 찾아갔었지요.

밤은 밤대로, 낮은 낮대로 별천지였습니다.

 

 

 

 

 

색색으로 변하는 포스코 야경과 영일만 바다의 파노라마가 아주 화려합니다.  

 

 

 

포항 시내 어디에서나 보이는 포스코 건물들.

 

 

그러나 포항 시내는 포스코의 신설 지주회사인 포스코 홀딩스 본점을 서울에 두는 것에 반대하는 현수막으로 도배되어 있어서 외지인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여행 후 뉴스를 들으니 포항 지역사회의 대규모 반발이 정치권으로 번지자 결국 포스코 홀딩스에서는 본점의 포항 이전을 발표했답니다.

양측 모두 그에 따른 후유증이 없어야 되겠지요.

 

 

포항의 숙소, 비학산 휴양림으로 가는 길가에는 사과밭이 이어지고 

 

 

세월 따라 고색창연해진 간판 글씨들에

 

 

가수 최백호의 노래처럼 도라지 위스키라도 한 잔 마셔야 될 것 같은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이 있는 소박한 마을이 있습니다.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시골에는 아직도 이렇게 향수를 자극하는 찻집이 남아 있었고

 

 

휴양림 안에는  꼬맹이들이 좋아할 동물 모양의 이런 숙소도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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