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 민둥산의 억새 소문을 듣고 뒤늦게 찾아온 길입니다.
올해로 25회를 맞은 민둥산의 '은빛 억새 축제'는 10월 1일부터 11월 7일까지라지만
지금 10월 하순에는 조금 늦은 감이 있었네요.
민둥산 등산 안내소가 있는 1코스의 시작점, 증산초등학교 근처 주차장은 이미 만석,
주차요원은 2코스가 소요 시간도 짧고 걷기 더 편하다며 3km 더 들어간 능전마을 주차장으로 우리를 안내하였지요.
능전 주차장에서 걷기 시작합니다.
일기 예보는 맑음이었지만 산 아래까지 내려온 안개로 한낮까지 시야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가의 나무들은 이미 가을색으로 물들었고
산간 마을의 고랭지 배추밭은
이미 출하가 끝나면서
비어 있었지요.
민둥산의 7부 능선을 넘는 정상 주변은 완만한 구릉지대이면서 억새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전국 5대 억새 군락지 중의 하나랍니다.
길가 안내도에는 4개의 등산 코스, 그 거리와 소요 시간이 나옵니다.
1코스, 증산초교에서 시작 - 50분 - 쉼터 - 40분 - 정산. 2km, 총 1시간 30분.
2코스, 능전마을에서 시작 - 45분 - 발구덕 - 35분 - 정상. 3.3km, 총 1시간 20분.
3코스, 삼내약수에서 시작- 50분 - 갈림길 -70분 - 정상. 3.5km, 총 2시간.
4코스, 화암약수에서 시작 - 10분 - 구슬동 - 2시간 30분 - 갈림길 - 3시간 50분 - 정상. 7.1km, 총 6시간 30분.
임도를 따라 계속 걸어서 '발구덕 마을'을 거칩니다.
길가에 간단한 식사와 커피, 막걸리를 파는 가건물들이 보입니다.
이 지점은 증산초교에서 시작한 1코스와 능전 마을에서 시작한 2코스가 만나는 곳.
여기서 길은 지그재그의 임도와 급경사의 산길, 두 개로 나뉘었다가
다시 만나면서 언덕길로 바뀝니다.
언덕 위 작은 정자에서 왼쪽 계단길은 민둥산 정상으로, 직진의 비탈길은 화암약수로 가는 길입니다.
양쪽으로 펼쳐지는 화사한 억새에 놀라면서
정상에 올랐습니다.
해발 1119m의 민둥산입니다.
거기에서는 눈이 쌓인 듯 하얀 억새의 또 다른 능선길이 나타납니다.
우리는 움푹 파인 초록색의 작은 연못, 돌리네를 중심으로
능선 따라 돌아서 내려가는 길을 선택,
민둥산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두고 온 억새가 아쉬워 돌아서서 다시 보고
이 쪽의 억새에도 감탄하면서
꿈결인 듯 환상적인 억새의 세상 속으로 들어갔지요.
화암 약수, 삼내 약수로 갈라지는 길도 억새로 덮였습니다.
억새의 세상입니다.
한 바퀴 돌아 다시 만난 돌리네는 카르스트 지형 중의 하나로
지층의 석회암이 빗물에 녹으면서 접시나 사발 모양 우묵하게 파인
특이한 지형이라 했네요.
정자 옆까지 가파른 길로 다시 내려와
이번에는 발구덕까지 임도로 내려갑니다.
10월의 민둥산은 산 전체가 억새밭이었지요.
지금까지 살면서 보았던 억새 군락 중 가장 크고 화려한 풍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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