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태안, 3

좋은 아침 2021. 7. 6. 10:41

'팜카밀레'와 '가의도'를 다녀온 저녁,

휴양림에 체크 인 후 일몰 시간, 7시 58분에 맞춰 곧바로 '꽃지 해변'에 왔습니다.

안내판에는 '방포 해변'과 꽃지를 연결하는 ‘꽃 다리’에서 일몰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앞에 나란히 서 있는 두 개의 작은 무인도, '할미‧할아비 바위'가 있는 꽃지 해변은

서해안 3대 낙조 장소의 하나라 했네요.

태안에서 꼭 보아야 할 장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종일 해무가 끼면서 일몰도 신통치 않았습니다. 

삼각대와 카메라, 의자까지 무장하고 때를 기다리던 사람들도 중간에 가 버릴 정도였지요.

그러나 보름날, 달빛 아래 바라보는 바위와 바다 풍경도 좋습니다. 

 

 

다음날 아침, 해안 길을 산책하려 삼봉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안면도는 어디를 둘려보아도 울창한 솔숲이어서 공기가 늘 신선합니다.  

 

 

태안에는 7개의 트레킹 코스, '해변길'이 있습니다.

1코스는 바라길로 학암포에서 신두리 해변까지 12km, 3시간 40분 거리이고

2코스는 소원길, 신두리 해변에서 만리포 해변까지 22km, 8시간.

3코스는  파도길, 만리포 해변에서 파도리 해변까지 9km, 3시간.

파도리 해변에서 끊겼다가 다시 이어지면서

4코스가 솔모랫길로 몽산포항에서 드르니항까지 16km, 4시간.

거기에서 다리를 건너

5코스는 노을길로 백사장항에서 꽃지 해변까지 12km, 3시간 40분.

6코스는 샛별길, 꽃지 해변에서 황포항까지 13km, 4시간.

7코스는 바람길로 황포항에서 영목항까지 16km, 5시간으로 

모두 솔숲의 삼림욕과  서쪽 바다 다도해의 바다 풍경에 파도소리를 들으며 걷는 멋진 해변길입니다.  

 

 

그중에서 내가 자주 걷는 5코스, '노을길'은 그 이름처럼 석양이 아름다운 코스로 

 

 

모래가 고운 백사장에 자연산 대하 집산지로 각종 수산물과 어패류가 풍성한 '백사장항'에서 시작하여 

'기지포'의 바람이 만든 해안사구와 '창정교'의 야생동물 서식공간인 '비오톱', 

해안 습곡을 볼 수 있는 '두여 전망대'에 

전통적인 어로 방식인 독살이 잘 보존되어 있는 '밧개', 해식 작용으로 만들어진 '두에기 촛대바위'와

천연기념물인 모감주나무 군락의 '방포항'을 거쳐 일몰의 '꽃지 해변'에서 끝납니다.

 

 

오늘은 5코스의 일부인 '삼봉해수욕장'에서 기지포를 지나 '창정교'까지 걸었습니다. 

왕복 5.2km, 느릿느릿 2시간 거리입니다. 

어제 가의도의 무더위 속 산행으로 힘이 들어서 오늘은 무리하지 말자 다짐했거든요. 

 

걷는 중간중간 교통편 안내가 나옵니다. 

기지포 해변을 걷고 나갈 경우,

기지포 버스 정류소에서 안면읍 방향으로 가는 버스가 16:15, 18:30 2회 있고

조금 가까운 백사장 해수욕장의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면 1시간 간격으로 안면읍행 버스를 탈 수 있는데 

택시를 이용할 경우, 기지포에서 안면읍 버스터미널까지 1만 원 내외랍니다. 

 

 

삼봉해수욕장의 숲길은 나무데크와 

 

 

솔잎을 밟으면서 걷는 솔밭길,

 

 

 

바다 쪽의 모래와 어린 소나무 옆을 걷거나 

 

 

 

아예 해변으로 내려가서 걷는 길 등 여러 형태의 길이 있습니다.

 

 

기지포에 있는 해안사구는

 

 

겨울과 봄의 강하고 건조한 바람이 몰고 온 모래가 쌓인 모래 언덕입니다. 

이 사구는 큰 파도를 막아 마을과 농경지를 보호하며 지하수를 정수, 저장하는 역할에

사구에서 살아가는 동식물들에게 서식지를 제공하고 아름다운 해안경관으로 인간에게 휴식을 주는 등 

여러 가지로 중요하다는 안내가 보입니다. 

리투아니아의 거대한 사구, '쿠로니안 스피트'는 그 지질학적인 가치로 유네스코 자연유산이 되기도 했지요.

거기 '유오드그란테 마을'의 '마녀의 숲'을 돌아다녔던 기억도 이제는 가물가물하네요.

 

 

 

곰솔을 아시나요?

육지의 일반적인 소나무(적송)와 달리

잎이 곰털처럼 거친 곰솔은 바닷가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해송, 줄기가 검어서 흑송이라고도 한답니다. 

방풍림이 되면서 멋진 해안 풍경을 만드는 곰솔은 적송보다 잎이 길며 억세고 진한 녹색입니다. 

그러니 내가 안면도에서 본 모든 소나무는 곰솔이었던 것이지요.

 

 

해당화와 

 

 

그 빨간 열매가 반갑고

 

 

누구의 작품인가 사랑을 다짐하는 솔방울 하트도 미소 짓게 합니다.  

 

 

우리 숙소, 몇 개의 작은 봉우리 안에 자리 잡은 자연휴양림 안의 산책길도 좋고

새롭게 조성된 스카이워크를 따라  솔향 속을 돌아다니는 일도 즐거웠습니다. 

 

 

휴양림 주차장에서 굴다리를 건너면

 

 

한국 전통 정원이라는 '아산원'과 전망대, '치유의 숲길'과 '안면송 탐방로', '양치식물전문온실' 들이 있는

'휴양림 수목원'이 나옵니다.

 

 

싱싱한 진초록의 소나무들이 들어선

 

 

국내 최고의 소나무 천연림이라 했네요.

 

 

 

 

 

 '아산원'의 정자, 담쟁이가 무성한 담 안의 '양백당' 앞에서는

 

 

수련이 피어 있는 연못과 

 

 

야생화원, 약용수원과 식용수원이,

 

 

기와지붕의 돌담 위 능소화 뒤로는 멀리 전망대가 보입니다. 

 

 

생태습지원에는 수국과 수련이 한창.

 

 

나리꽃이 피어 있는 그 앞으로 양치류 전문 온실이 있습니다. 

 

 

전망대 '안면정'에 오르면

 

 

아산원 전경이,

 

 

뒤쪽으로 소나무 숲길, '안면송 탐방로'가 보입니다. 

 

 

여러 갈래의 산책길에는

 

 

 

무늬 잎 수국과  꽃댕강나무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귀천/ 천상병

 

 

안면읍 중장리 1523-1에 있는 시인 천상병(1930~1993)의 고택입니다. 

그의 지인, 모정인이 의정부 수락산 자락에서 철거 위기에 놓였던 시인의 거처를 이곳 대야도로 옮겨 복원하였니다.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면서 고문의 후유증에 지병으로 스산하게 살았던 시인 천상병의 생애만큼이나 스산한 풍경.

이 집처럼 허름했던 인사동의 '귀천'을 기억합니다. 

안내문에는 

'문단의 마지막 순수 시인, 문단의 마지막 기인으로

우주의 근원, 죽음과 피안, 인생의 비통한 현실 등을 시에 담았다'고 쓰여 있습니다. 

내면을 차분하게 드러내는 독백적이고 관조적인 시들.

맑고 투명했던 이 시인의 마음은 그 차가웠던 현실도 아름다운 소풍이었다고 하여

보는 이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였습니다.

그와 그의 부인을 명복을 빕니다.  

 

 

집 위쪽, 모종인이 운영하던 ‘시인의 섬’ 펜션 뜰에서는 가끔 '시인 천상병 기념사업회'의 추모 행사가 열렸다지만

그 일을 주관하던 그도 이미 세상을 떠났다니

연고 없는 후손들이 천상병의 집 관리며 관련 행사를 어찌할지 걱정이 되었네요. 

 

여기에서 내려다보는 

 

 

'천수만' 풍경이 일품입니다. 

 

 

태안 안면도의 끝, 영목항에서 보령시 관할인 원산도까지는 1.8km의 '원산 대교'로 통하는 

 

 

가까운 거리입니다.  

 

 

이 원산도의 아래쪽, 저두항에서 보령의 대천항을 잇는 6.9km의 '보령 해저터널'은 올해 연말 완공 예정.

세계에서 다섯 번째, 국내에서는 가장 긴 이 해저터널은 2010년 12월에 공사 시작,

11년의 긴 여정 끝에 드디어 개통을 앞두고 있었지요. 

고속훼리로 30~40분 거리인 이 뱃길은 자동차 10분 거리로 단축됩니다. 

앞으로 서산시의 대산 공업단지와 태안군의 이원면을 잇는 다리가 건설되면

대산 공단에서 대천항까지 도로가 뚫리면 충남 서북부 지역 교통이 편리해지고 

그에 따라 원활한 물동 이동에 볼거리, 즐길 거리가 더 생기며 지역 경제도 활성이 되겠지요.

2019년에 완공된 원산 대교도 그 일환이었습니다.

 

 

해저터널이 개통되기 전, 배를 타고 한 번 건너고 싶어서 원산도의 선촌항에 왔습니다.

여기서 하루 3회.

 

 

대천항을 출발하여 원산도의 저두항을 거쳐 효자도, 원산도의 선촌항을 오가는 고속 훼리입니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이 선촌항에 안면도의 영목항을 오가는 공공버스가 뱃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었네요.

원산도에서는 관할인 보령시보다 더 가까운 곳이 태안의 안면도랍니다. 

 

 

선촌항에서 신한 고속페리(350석, 신한해운. 041 934  8772) 탑승, 14:20 출발.

경로 3600원/1인, 자동차는 5인승에 2만 원.

이 배는 곧 대천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출발 시간 20분 전에 미리 대기해야 합니다.

 

 

맞은 편의 작은 섬, 효자도를 지나

 

 

멀리 보령의 화력발전소를 보면서

 

 

해저 터널의 육지 램프 공사가 한창인 원산도의 저두항을 거쳐

 

 

대천항 도착.

 

 

선촌, 저두의 작은 어촌에서 대천항에 들어오니 여기는 화려한 대도시입니다.

 

 

 

그 옆 대천해수욕장에서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대대적인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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