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북 해안권에 있는 태안군은 태안읍 일부가 내륙에 접했을 뿐 대부분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역입니다.
연륙교로 이어진 큰 섬 안면도를 비롯하여 수많은 유무인도의 아름다운 서해 바다에
기암절벽, 고운 모래의 크고 작은 해변 29개, 신두리 등의 해안 사구와 울창한 송림 등으로
'태안해안 국립공원'이 되었지요.
천리포 수목원을 시작으로 안면도 수목원, 청산 수목원 등 크고 작은 농원이 많아지면서
해마다 '수선화와 루피너스 박람회', '국제 꽃박람회', '수국 박람회', '세계 튤립 박람회' 들이 열리고
꽃게와 새우의 제철 집산지에 외딴섬 여행, 조수 간만의 큰 차이로 안전한 해수욕장들이
이름을 알리면서 일 년 내내 여행자들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더불어 카페와 펜션, 놀이 시설도 많아졌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먼저 찾은 곳은 허브 농원인 '팜카밀레'.
네비 주소는 남면 우운길 56-19, 개방 시간은 09:00~19:00, 연락처 041.675.363. www.kamille.co.kr
입장료는 8,000원입니다.
12개의 개성 있는 허브 가든에
허브 샵과 허브 족욕을 즐길 수 있는 카페며 '어린 왕자 펜션'도 있는 힐링의 장소랍니다.
오밀조밀 섬세한 관리를 느낄 수 있는
숲에서는
지금 만개한 수국을,
전망대가 있는 '바람의 언덕'에서는
갯양귀비와 디기탈리스,
루피너스와
라벤더 같은 향기로운 허브 꽃들을 볼 수 있었지요.
예쁜 꽃밭에
멋진 새집까지,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끽하는 시간입니다.
곳곳에 있는 안내 목어와
전망대의 강렬한 보색 대비 장식도 즐거웠네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펜션과 숲, 꽃밭이 아름답습니다.
지금은 봄꽃의 끝물 시기.
여름꽃을 준비하는 빈터가 보이네요.
저 뒤편 해안에는 몽산포 해수욕장, 그 왼쪽으로 청포대 해수욕장이 있습니다.
옆 건물에 있는 '몽산포 빵제작소'는
갓 구워낸 신선한 빵이 가득.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하는 빵집이지만 비수기인 지금도 찾아온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야말로 '여심'을 자극하는 깜찍한 장식이
1, 2층에 가득합니다.
여기저기,
어느 한 군데도 허술함이 없이 동화 속 같은 꾸며놓은 집입니다.
2층에서는 팜카밀레 농원이 내려다 보이고
뜰에 나오면
녹색이 실내로 들어와 있는 긴 회랑 건물의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감동적이었지요.
팜카밀레에서 출발, 초입의 거대한 닻에 놀라면서
가의도에 가기 위하여 신진항에 왔습니다.
여기 신진항에서 출발하는 가의도행 훼리는 08:30, 13:30, 17:00.
가의도에서 돌아오는 뱃시간은 09:05, 14:05, 17:35으로 하루 왕복 세 번 운항합니다.
신진항에서 6km, 30분 거리. 경로 왕복 5000원.
운항사 신한해운 연락처는 041 934 8722.
13시 30분 출발, 17시 35분에 돌아오는 선표는 island.haewoon.co.kr, '가보고 싶은 섬'에서 예매했습니다.
항구를 떠나
방파제를 나와
작은 어선과 그 뒤를 따라가는 갈매기 떼,
해무 속에서 어렴풋한 무인도 풍경을 즐기는 시간입니다.
가의도 북항 선착장에서 하선, 마을로 들어왔습니다.
가의도는 태안 명소 중 6경.
어떤 이의 '하와이 같더라'는 후기를 보고 찾아왔지요.
이 섬은 강한 해풍에도 병충해 없이 자라면서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은 육쪽마늘(씨마늘)의 원산지입니다.
농가에서 그 해 수확한 마늘을 씨마늘로 몇 년 동안 재배할 경우 점점 개당 쪽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좋은 품종의 육쪽마늘 생산을 원하는 사람들은 배를 타고 찾아와서 씨마늘을 구입해 간답니다.
이곳은 40여 가구가 사는 작은 섬마을로 사람의 왕래가 거의 없는 조용하고 한가로운 동네였지요.
안내판에는 600년 전 중국의 가의라는 사람이 유배 오면서 정착하였다는 설과
이 섬이 신진도에서 볼 때 서쪽의 가장자리에 있으므로 그대로 가의도라 불렀다는 설의 2가지 마을 유래가 보입니다.
초입의 굿두말 마을에는 대부분 마늘 수확이 끝나면서
비어있는 땅이 그대로 보입니다.
이 마을의 주민들은 마늘 농사와 어업의 반농반어의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민박과 펜션 대여섯 채.
낚싯배의 선장 아들과 늙은 어머니가 운영하는 민박 겸한 작은 가게도 있습니다.
길 따라 언덕을 오르니 이정표가 나타났습니다.
두 갈래로 나뉘는 길에서 우리의 오늘 계획은
보호수(500 수령의 은행나무)를 깃점으로 소솔길을 걸어 독립문 바위가 있는 신장벌까지 갔다가
원점 회귀하는 코스, 왕복 7km의 트레킹입니다.
초반, 이웃마을로 가는 길은 뚜렷했으나
작은 만, '송장 너머'를 지나면서부터
희미해지던 길은
무성한 풀숲에 덮여 아예 없어졌습니다.
소사나무와 소나무가 무성한 길, '소솔길'입니다.
칠부바지의 정강이가 찔레꽃 가시와 풀날에 베어지는
쓰라림도 잊은 채 풀숲을 헤치는 한참의 시간,
드디어 저 멀리 신장벌의 '독립문' 바위가 나타났습니다.
오늘의 낮 간조 시간은 14:24.
때맞춰 물이 빠진 독립문까지 걸어갈 수 있었지요.
간조 시간 확인하기-바다타임(https://www.badatime.com/133.html 133번, 가의도항)
동글동글한 몽돌의 해변을 거쳐
날카로운 바위 지대를 조심조심 건너 도착한 거대한 바위, '독립문'입니다.
하와이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신진항에서 30분 거리의 작은 섬에 이렇듯 울창한 숲과 멋진 바위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네요.
반대편은 신장벌 해수욕장,
뒤로는 해무 탓에 신기루처럼 보이는 신진항 뒷산의 레이더 기지가 보입니다.
물 들어오는 시간이 되면서 곧 철수,
다시 보호수를 거쳐 남항에 왔습니다.
가이도에 들어올 때는 북항을 이용하지만 나갈 때는 남항에서 승선해야 합니다.
후에 들으니 이날은 서해안에 폭염주의보가 내렸다 했네요.
무더운 한낮에 2시간 반, 땀 쏟으며 풀숲을 헤치고 험한 바위를 지나 '독립문'에 다녀오면서
완전히 체력이 방전된 날이었지요.
정강이에 훈장이 남았지만 오늘도 좋은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