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하동 박경리 문학관과 구례의 노고단 일출

좋은 아침 2021. 6. 18. 14:59

쌍계사에서 나와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에 있는

 

 

'박경리 문학관'에 왔습니다.

그의 대표 소설, '토지'의 배경에 조성된 마을 안,

 

 

작가의 삶과 문학을 기념하기 위하여 2016년 개관한 문학관입니다.

 

 

‘토지’는 작가가 1969년부터 1994년까지 25년간 전 5부 20권으로 집필한 이 대하소설은

1897년, 한말의 몰락으로부터 일제강점기, 1945년 8.15 광복에 이르기까지 50년의 시대적 배경과

하동 평사리에서 시작하여 만주 일대와 일본 동경까지 등장하는 지리적인 배경에 등장인물 600여 명,

지주 계층이었던 최 씨 일가의 4대에 걸친 이야기를 여주인공 '서희' 중심으로 담아냈지요. 

'일제 치하를 견디고 전쟁과 산업화 시대를 체험하면서 

인간과 모든 살아있는 생명에 대한 연민, 존엄과 평등, 사랑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개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집필을 계속, 땅을 빼앗기고 주권을 빼았겼던 민중의 삶과 한을

새롭게 부각함으로써 한국문학사에 큰 획을 그었다',

'한국 근현대사의 대서사시, 한국 소설사의 역작'이라는 등의 평을 받으며

여러 나라 말로 번역되었고 TV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습니다.

 

 

‘글 기둥 하나 잡고 내 반 평생 연자매 돌리는 눈먼 말이었네.

그래, 글 기둥 하나 붙잡고 예까지 왔네.’

 

긴 세월, 원고지 4만 매.

작가는 글쓰기의 지난함을 글 빚 감당하려 '연자매 돌리는 눈먼 말'처럼 달렸다고 했지요.

 

 

문학관 안에는 윤 씨 부인과 구천, 서희와  길상이, 봉순이와 용이, 월선이, 이상현과 송관수, 조준구 등

토지에 등장하는 중요 인물들을  한 자리에 모아

 

 

그들의 이야기를 부조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동 평사리는 지리산 능선의 완만한 자락 위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농촌마을로

섬진강 물줄기를 따라 그 앞에는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습니다. 

1987년 광복 42주년을 맞아 한 방송국에서 대하드라마로 제작한 작가의 '토지'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그 무대가 된 악양면 평사리에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하자

하동군과 경남도에서는 2001년 넓은 앞뜰과 안채, 사랑채, 별당 등 조선시대의 양반가를

그대로 재현한 최참판댁과 초가지붕의 서민 동네로 토지 마을을 조성하였답니다. 

그러면서 주인공 서희와 길상의 어린 시절 배경인 이 마을은 

 

 

이제 관광지가 되고 또 다른 영화와 드라마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솟을대문으로 들어가 중문채 옆,

 

 

소설 속, 최치수가 기거하던 사랑채의 누각에서는 

 

 

멀리 섬진강과 평사리의 넓은 들판이 내려다보입니다. 

 

 

사잇문으로 들어가 중문채 뒤에 있는

 

 

윤 씨 부인의 안채,

 

 

앞뒤로 트인 대청에는 뒤주 같은 안주인의 살림살이에 몇 개의 곳간이 이어지고 

 

 

서희의 생모, 별당아씨의 거처 앞에는

 

 

분홍빛 달맞이꽃이 보이는 작은 연못이 있었지요.

 

 

중문채 벽에 붙은,

 

 

작가를 소개하는 대형 걸개에는 

'모든 생명에 대한 치열한 사랑으로 혼신의 힘을 기울여 작품을 썼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최참판 댁 아래쪽으로는 월선과의 한 많은 사랑으로 평생 가슴앓이를 했던 용이의 집과 

 

 

이평이네, 

 

 

영팔이며 야무네 들의 이름을 달고 있는

 

 

초가도 보입니다. 

 

 

닭을 키우는 저 자그마한 계사,

 

 

벽에 매단 멍석이며 씨옥수수를 횃대에 걸어 놓은 풍경은

이 마을이 실존했던 것처럼 생생한 장면을 연출했네요.

 

 

최참판댁 사랑채 왼쪽 아래에는 객줏집과 주막, 대장간들이 들어선 장터이고

 

 

그 옆으로 지리산과 섬진강에 둘러싸인 풍요로운 가을의 평사리 들판 그림이 있습니다. 

동정호와 부부송도 또렷하게 보입니다. 

 

 

문학관 옆에는

하동군이 대기업에 운영을 맡기면서 이제는 3개월 전에도 예약하기 어려운 ‘올모스트 홈스테이’가 있어

전통한옥에서의 숙박도 가능합니다. 

+055 880 2381, 055 882 5094.

 

 

 

 

글의 힘, 예술의 힘이 대단함을 되새기며 평사리에서 이동, 도착한 구례의 '산수유 휴양림'은 

인근에 산수유 마을과 구례 수목원, 야생화 테마랜드, 지리산 자생식물원, 구례 생태숲, 숲 속 수목가옥들이 있는

다양한 볼거리의 숲 속 힐링 공간이었지요. 

 

 

그러나 오후에 도착, 다음날의 노고단 일출을 위하여 이른 저녁을 먹고 곧 취침,

새벽 2시 30분에 나와야 했던 아쉬움 많은 숙소가 되었네요.

휴양림에서 노고단 입구인 성삼재 주차장까지 29km, 차로 46분 거리입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자연생태계 보전과 건전한 이용 문화 정착을 위하여

탐방로 예약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리산에서도 탐방로 예약과 각 코스에 따른 각각의 입산 시간 지정제가 운영되고 있었지요.

성삼재에서는 동절기(11~3월)엔 04:00부터, 하절기(4~10월)엔 03:00부터 산행 가능.

여행 전, 홈페이지에서 노고단 일출 탐방로 출입을 예약, QR 코드를 받았습니다.

1일 20명으로 인원을 제한합니다. 

https://www.reservation.knps.or.kr/main.action.

 

 

24시간 운영되는 성삼재의 노고단 주차장(구례군 산동면 노고단로 1068, 전화 061 780 7700)에 새벽 3시 넘어 도착.

캄캄한 산속,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하여 노고단 대피소를 지나 노고단 고개(1440m)에 왔습니다. 

대피소까지는 평탄한 도로여서 걷기에 큰 무리는 없습니다. 

잠시 기다렸다가 날이 밝아지는 새벽 5시, 노고단 정상으로 가는 게이트가 열리면서 QR 코드 체크 후 

 

 

올라가는 길은 

 

 

첩첩한 산들로 수묵화 속 풍경이 되었습니다. 

 

 

사진 왼쪽으로 구름과 안개 속에서 구례를 돌아나가는 섬진강이 어렴풋하게 보입니다. 

 

 

구름까지도 예사롭지 않았던 하늘. 

 

 

바로 앞, 반야봉 뒤에서 일출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슴 셀레는 시간이었지요. 

하와이, 할레아칼레의 일출이 생각났네요.

 

 

최고봉인 천왕봉은 저 멀리 작은 삼각형으로 보입니다. 

 

 

 

노고단(1507m)은 천왕봉(1915m), 반야봉(1732m)과 함께 지리산 3대 주봉.

정상에는 노고단임을 알리는 표지석과 

 

 

돌탑이 있습니다. 

신라의 화랑들은 이곳에 탑과 제단을 설치, 천지신명과 지리산의 산신령인 노고 할미에게

나라의 번영과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면서 제를 지내고 몸과 마음을 수련하였다지요. 

그들이 쌓은 탑과 단은 천 년 세월에 무너져 내렸지만 1961년 한 단체가 다시 축조, 

매년 중양절에 국태 민안과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산신제를 봉행하면서 노고단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돌탑을 뒤로하고 다시 내려오는 시간.

 

 

구름 속 햇살이 퍼지면서 

 

 

이제야 눈 아래, 노고단 고개의 출입 체크 포인트와 그쪽 돌탑,

 

 

대피소며 성삼재의 주차장에 

 

 

자랑스러운 우리의 나무, 구상나무가 보였습니다. 

 

 

노고단 고개에서는 천왕봉으로 가는 길이 있지만 편도 25.5km라니 엄두가 나지 않는 긴 코스였네요. 

 

 

코로나 시대의 폐쇄된 대피소를 지나

 

 

다시 돌아온 성삼재.

 

 

왕복 5.6km,  3시간의 일출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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