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고산 휴양림 입구에서 이제는 보기 드문 나비들,
백일홍 위에 앉은 화려한 제비나비와
호랑나비를 만났습니다.
오염이 덜한 땅일까요?
모처럼 반가워서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었네요.
통고산은 높이 1,067m으로 태백산맥의 줄기, 산세가 웅장하고 넓게 뻗어있는 큰 규모의 산입니다.
그 아래 소나무 숲이 울창한 통고산 자연휴양림에 들어왔습니다.
숲 속의 집,
창문을 열면
싱그러운 소나무 숲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고
아래 계곡의 시냇물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편안한 휴식의 시간이었지요.
전나무 숲을 지나
임도 경계를 지나면
정상에 오르거나 자연관찰로에 갈 수 있습니다.
휴양림에서 정상까지는 4km, 왕복 3시간 거리라 했지요.
가을장마로 숲은 젖어 있고 물살이 거칠게 흘러갑니다.
다음날 아침 찾아온 울진군 근남면 일대의 불영계곡.
금강송으로 둘러싸인 도로 양쪽의 화강암 절벽은 침식과 풍화로 기암을 이루었고
큰 규모로 돌출된 바위, '사랑 바위'와 '부처 바위'하며
흐르는 물에 휩싸여 구르던 자갈이 오랜 시간 암석을 갉아 내면서 만든 돌 항아리 등
다양한 형태의 바위를 만들었습니다.
불영사까지 13km 비경의 불영계곡을 일부 걸어보려 했었지만
인근 캠핑장 휴게소의 현지인에게 들은 소식은 현재 여기서 불영사까지 조성된 트레킹 길은 없다는 것.
정부에서 바깥쪽으로 새 국도를 만들면서도 이 앞의 옛 국도를 지방도로로 지정해주지 않아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없다고 불만스러워하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그러니 천변으로 내려가 물살 헤치며 거친 바위 사이로 걸어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거였지요.
그래서 걷기는 포기.
도로 중간중간에 몇 개 있는 팔각정에서 조망하는 것으로 끝냈습니다.
도롯가, 통고산 휴양림 직원이 추천해준 식당, '금강송 휴게소'의 산채 비빔밥은 좋았지요.
어제 금강송 숲길을 걸을 때 먹었던 현지인의 점심 도시락은 양념이 과해서 입에 맞지 않았는데
여기 점심은 깔끔하고 일반적이어서 잘 먹었네요.
휴게소 뒤편에는 천변으로 내려가는 나무 데크가 있고
전망대에서는 불영계곡과 태백산맥의 줄기로 둘러싸인, 평화로운 중산간 마을을 볼 수 있습니다.
근처에는 포옹한 남녀 형태의 '사랑 바위'가 있어 거기까지 식후에 산책하기도 좋았습니다.
천축산 불영사 일주문 앞에 섰습니다.
불영사는 진라 진덕여왕 때 의상대사가 천축산의 서쪽 기슭에 창건했다는 불국사의 말사로 비구니 사찰.
부근의 산세가 인도의 천축산과 비슷하다 하여 붙은 이름 '천축산'입니다.
서편에 부처 형상의 바위가 있어 그 그림자가 경내의 연못인 불영지에 비치면서 '불영사(佛影寺)'라 불렀다네요.
일주문에서 불영교를 거쳐
대웅보전까지 1.5km의 계곡길이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냇가로 내려가지 말라는 경고문이 있었네요.
길가에 서너 개 '명상의 길'이 있으니
그 숲길로 돌아서 가거나
대웅보전까지 곧바로 갈 수 있습니다.
불영사의 볼거리는 부처바위, 대웅전, 불영지, 응진전이라네요.
대웅전 계단 앞, 좌우의 거북 머리 조각상을 찾아내는 즐거움도 있었지요.
불영지에는 크고 작은 수련이 피어 있고
경내에는 배롱나무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격조 있는 금단청의
석가모니를 모신 대웅전 앞에는
이 절이 임진왜란 등으로 몇 번의 화재 끝에 계속 중수되면서
화재를 막는 비책의 하나로 만들어놓은 거북 머리 조각이 좌우에 있습니다.
불영사 자리가 화기(火氣)를 품은 곳이어서 수신(水神)인 거북으로 불기운을 눌러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답니다.
그중 조선 중기에 세워진 이 응진전은 유일하게 화재 피해를 면하면서
울진에서 금강송으로 지은 건물 중 가장 오래되었다지요.
소나무 숲 속,
정원의 부처는 '불영지' 안에 그림자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부근에 있을 부처 바위는 찾지 못했네요.
비구니 스님들의 울력일 채마밭도 말끔.
여름의 배롱나무가 이렇게 예쁜 꽃임을 처음 알았습니다.
정갈하고 평온한 절집 분위기에 생기를 불어넣은 화려한 꽃입니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노스님은 지팡이를 짚은 채 힘겹게 발을 떼고 있었고.........
오래 여운이 남는 절이었습니다.
울진읍을 거쳐 죽변항에 왔습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일정으로 올해 4월부터 운행되었다는 '해안 스카이레일'을 타고 해변을 구경하고 싶었거든요.
현재 죽변 승하차장에서 하트 해변을 거쳐 봉수항 정 차장까지 왕복 50분 거리의 A코스만 운영하고 있고
봉수항에서 후정 승하차장을 오가는 40분 거리의 B코스는 건설 중이랍니다.
2층에서 티켓을 사고 3층의 승하차장에서
탑승,
경로 30% 할인, 2인 14000원으로 왕복 50분 동안 레일을 따라
아득한 동해의 수평선을 바라보며
기분 좋게 해안을 돌았습니다.
죽변항 등대를 지나면 나타나는 하트 모양의
하트 해변.
거기에서 하차하여 죽변 승하차장까지 걷는 해안길도 있습니다만
종일 비가 왔다가 개는 변덕스러운 날씨.
종점인 봉수항 정차장에서 우리가 탄 차는 자동 회전하는 원반 위에서 방향을 돌려
다시 죽변 승하차장으로 돌아갔습니다.
'국내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주, 2 덕유산과 적상산 (0) | 2021.09.28 |
---|---|
무주, 1 무주구천동 (0) | 2021.09.26 |
울진, 1 (0) | 2021.09.03 |
태안, 3 (0) | 2021.07.06 |
태안, 2 (0) | 2021.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