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울릉도, 3. 성인봉 등산과 울릉도 여행 정보

좋은 아침 2020. 11. 3. 18:23

천부항에서 버스로 15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화산 분화구 속 마을, 나리분지에 왔습니다.

동서 약 1.5km, 남북 약 2km 넓이의 울릉도 유일한 평지로

북동쪽의 나리 마을과 남서쪽의 현재  사람이 살지 않는 알봉 마을의 두 지역으로 나뉩니다.

우산국 때부터 사람이 살았으나 조선 왕조의 '공도 정책'으로 수백 년 비워두었다가

고종 때 개척령에 따라 개척민들이 태하항으로 입도, 산을 넘어 이곳에 정착하게 됩니다.

전부터 살던 사람들이 섬말나리 뿌리를 캐어 먹으며 연명하였다 하여 나리골이라 불리던 

그 당시에는 여기가 울릉도 제1의 집단부락이었답니다.

 

 

미륵산과 형제봉,  깃대봉과 송곳산, 송곳봉에

 

 

분지 안, 또 다른 분화구인 반구형의 알봉,

 

 

 

성인봉과 천두산,  나리봉에 둘러싸인 아늑한 땅입니다.

급경사의 동네들을 돌아다니다가 이곳에 오니 편안한 느낌이 들었지요.

그러나 겨울이면 산에 쌓인 눈까지 날아들면서 분지 안에는  1~2m의 적설로 통행이 마비된다네요. 

 

 

분지로 들어가는 입구의 전망대에 이 땅의 아름다운 네 계절 모습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마을에는 그들의 조상들이 살았던 중요 민속자료인 너와집,

 

 

투막집들이 보입니다.

 

 

여기서 지역 특산주, 후박나무 씨앗으로 만든다는 '씨 껍데기 술' 반주로 울릉 산채 비빔밥을 먹고 

 

 

안내도를 보면서 산에 오르기 시작.

 

 

 

 

 

저 앞의 뾰족한 봉우리, 성인봉을 보면서 걷습니다.

 

 

마이삭이 떨궈낸 해안가의 나뭇잎들과 달리 이쪽으로는 단풍이 곱습니다.   

 

 

 

 '신령수' 한 바가지 떠마시고 막바지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해발 986.7m, 우리나라 10대 명산 중 하나인 성인봉의 정상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나타났습니다.

생김새가 신령스럽다 하여 성인봉(聖人峰)이라 불렀다네요.  

 

 

표지석 뒤쪽의 전망대에서는 송곳봉들이 있는 북쪽 해안이 보입니다.

 

 

이 일대, 성인봉의 원시림은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는 귀한 숲입니다.

 

 

 

성인봉에서 저동항과 

 

 

도동항을 내려다보면서 팔각정을 지나 대원사 쪽으로 내려왔습니다.

 

 

나리분지에서 성인봉까지는 2시간 30분,

성인봉에서 도동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입니다.

 

 

들국화 향기가 가득했던 가을 산행이었습니다.

 

 

산 쪽에서 본 도동은 이탈리아 지중해 해안가의 다섯 개 마을, 친퀘테레의 추억처럼 아름답습니다.

 

 

서둘러 시내의 독도 박물관 옆에 있는 '독도전망대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올랐지만 해무 속에서 독도는 방향을 잡기도 어려웠지요. 

그 앞 멀리 해안가에 또 하나의 해안 전망대가 있었지만 일몰 한 시간 전에 입구가 폐쇄되는 탓에

내려가지도 못하고 서쪽 망향봉의 일몰만 보고 내려왔습니다.

 

             

좁은 계곡의 비탈길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 도동.

 

 

새벽의 항구에서는

 

 

밤새 조업을 마치고 귀항한 오징어잡이 배를

 

 

기다리던 여자들이 배에서 오징어를 받아 그 자리에서 손질,

 

 

항구의 빈터에 널었습니다.

이 도동항보다는 저동항이 넓어서 오징어잡이 배들은 주로 그쪽에 정박한답니다. 

활어 직판장이 있는 저동에서는 매년 8월 오징어 축제가 열립니다.

 

 

10월 하순의 일출 시간, 6시 35분 무렵에는

 

 

사동 쪽의 해안길에서도

 

 

방파제의 각돌 주변에서도 멋진 일출을 볼 수 있습니다.

 

 

도동은 군청과 경찰서, 소방서가 있는 번화한 동네로

 

 

좁고 비탈진 골목마다 수많은 가게와 식당, 숙박업소들이 빼곡합니다.

 

           

 

한쪽 벽면에는 오래전, 당시 대통령이 방문했다는 기록과 그 장면,

 

 

항구의 소박했던 예전 모습을 담은 거대한 사진이 남아 있습니다.

 

 

항구 옆 여객터미널 옥상에는 

 

 

독도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가 있었지만 여기 역시 짙은 해무로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네요.

 

 

그 화살표 뒤쪽에 독도의 모형이 있습니다.

독도는 천연기념물 제336호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하루가 시작되는 땅.

울릉도에서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에 있는 이 섬은 동도와 서도에 89개의 부속섬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서도는 동도보다 조금 크지만 섬 자체가 커다란 봉우리 형태여서 경사가 아주 가파르답니다.

우리는 여행 첫날 오후에 독도 방문을 예약했었지만

계속되는 강풍으로 강릉항에서 발이 묶이다가

결국은 유람선 투어와 함께 독도 방문도 날아갔습니다.

날씨 탓에 출항을 못할 경우에는 환불로 끝낸답니다. 

이틀에 한 번, 제날짜로 예약한 여행자들이 우선적으로 독도행 배에 승선할 수 있습니다.

왕복 3시간 거리.

지금은 마이삭 피해로 접안시설이 많이 파괴되면서 독도 방문이 당분간 두 개의 섬을 선회하는 것으로 끝난다네요.

 

 

거기에서 시작되는 행남 해안산책로의 저동 쪽은 출입금지.

 

 

사동 쪽의 해안산책로 역시 각돌이 쌓인 부분부터 통행금지입니다. 

 

 

울릉도는 행정구역상으로 경상북도, 가장 가까운 내륙은 경북 울진군 죽변면으로

도둑과 뱀, 공해가 없는 '삼무의 섬'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섬입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면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여행자를 오히려 현지인들이 경계하는 상황이었네요.

남편과 여동생 부부가 같이 했던 이번 여행은

처음 자유여행으로 계획하였다가 선박 운항의 유동성과  극과 극인 숙소들, 비싼 물가 등에 마음을 바꿔

승차 인원을 반으로 줄이면서 사회적 거리를 두었던 트래킹 전문 여행사의 패키지를 이용하였지만 

강풍주의보가 발령된 탓에 3박 4일의 일정에서 실제 울릉도에 머문 시간은 2박 2일로 줄어들었고

그러니 일정 소화도 벅차서 중간중간 단체행동에서 이탈, 개인 일정을 가지려던 계획은 무산되었지요.

그러나 순환도로가 생기면서 교통편이 좋아졌으니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자유로운 개별 여행도 괜찮을 듯합니다.

다만 날씨에 따른 변수가 많으니 일정과 경비를 넉넉하게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숙소 예약의 경우, 배편 결항으로 입도가 무산되면 숙박비와 선박요금은 전액 환불됩니다.

지난 여름의 태풍 피해로 기대했던 몇몇 장소를 가지 못했으니 이번은 마이삭의 피해 확인여행이 된 듯하지만

나리 분지와 죽도, 관음도 풍경, 내수전 걷기와 성인봉 등반은 좋았지요.

피해를 복구하려면 4~5년이 걸릴 거라는 안타까운 소식.

완전 복구 소식이 들리면 작지만 다양한 매력을 가진 이 섬에 자유여행으로 다시 올 생각입니다.

그때는 여러 번 예약하고 취소했던 '코스모스 리조트'에도 하루 머물러야겠네요. 

울릉도와 독도 승선권 구입, 관광과 숙소, 섬을 일주하는 시내버스 시간표 들이 담긴

2020년 8월 현재의 울릉군청 관광안내지도는 도동항과 저동항의 인포에 비치되어 있습니다.

여기 내용들은 계절에 따라, 관광성수기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섬을 여행하기 제일 좋은 계절은 5월, 그때 해수면은 잔잔하기가 마치 '장판'같다 했지요.

 

이 섬을 돌면서 보았던 표지의 그림들,

관음도와 그 연도교, 성인봉 정상, 삼선암과 죽도, '독도박물관'과 '울릉 수토 역사전시관', 

'나리분지의 투막집', '천부 해중전망대'에 암석에서 자라는 2000년 수령의 향나무들이 새롭습니다.

 

 

 

 

 

 

 

 

                  앱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울릉 관광안내 가이드에 나온, '하늘에서 본 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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