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성수기에는 도동에서 출발하는 죽도행 배가 보통 오전 9시, 오후 2시 두 번 운행됩니다.
그 외의 계절에는 부정기적으로 다닌다네요.
죽도 입장권이 포함된 승선요금은 18000원.
도동항을 떠난 배는
왼쪽으로 행남 해안도로를 두고 달립니다.
이 길은 도동에서 시작, 저동의 촛대바위까지 2.6km 거리, 왕복 3시간의 멋진 해안산책로이지만
올여름의 태풍 마이삭이 할퀴고 가면서 파손된 부분이 많아 아직 복구되지 못한 채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유람선을 따라다니며 먹이를 찾는 갈매기들만 여전합니다.
군데군데 난간이 떨어진 나간 곳은 임시로 줄을 매어놓았지만 안전 상의 문제로 출입금지랍니다.
행남등대를 지나고
해안산책로의 노랗고 빨간 무지개다리와
촛대바위가 서 있는 저동항을 지났습니다.
본섬과 다리로 연결된 관음도를 보면서
뱃길 15분 거리.
울릉도의 부속섬 중에서 가장 큰 섬, 죽도의 부두에 섬 안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나선형 계단이 보입니다.
우리도 365개의 달팽이 계단을 걸어
안내도를 보며
'환영원'을 거쳐
죽도의 유일한 주민이 사는 집에 들렀습니다.
이 섬은 국유지로
오래전부터 터를 잡고 살던 네 가구의 주민들을 본섬으로 소개할 때 이에 응하지 않은 한 가구가 있어
한시적으로 거주를 인정, 지금은 그의 자손들이 더덕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했네요.
KBS의 휴먼 다큐 프로그램, '인간극장'에도 나온 이들 가족 중에 중년의 남편은 죽도에서 수확한 더덕을 팔고
그 아내는 더덕에 우유와 암바사를 넣어 갈아 만든 더덕 주스를 팔고 있었지요.
더덕의 싱그러운 냄새가 참 좋습니다.
우리도 한 잔 사들고 숲으로 들어갑니다.
저동항이 보이는
숲길은
갈대와
소나무,
대나무와
동백나무가 우거져 조용하고 평화로웠습니다.
조각품이 재미있는 두 개의 공원도 있습니다.
노란 유채꽃이 만발하는 봄날과 저 밭 가득 더덕이 향기로운 계절에는 이 섬이 더 아름답겠지요?
다시 부두로 내려갑니다.
1시간 남짓 머물렀던 짧은 시간, 부두에서 기다리던 배를 타야 합니다.
이 멋진 섬에서 느긋하게 돌아다니고 싶었지만 선원이 탑승하는 여행자의 숫자를 세고 있어서
외부인은 이 섬에서 더 머물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언제 다시 배가 들어왔다가 나갈 지도 확실치 않았지요.
잠깐 둘러보고 가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운 곳이었네요.
'내수'라는 이름을 가진 분의 밭이 있었다 하여 '내수전'이란 지명이 붙은 곳에 왔습니다.
우선 주차장에서 400m 가파른 계단을 올라 전망대에 올랐지요.
동쪽 해안의 관음도과 죽도,
북저바위와
사동항이 내려다보이고
등뒤로는 저녁 햇살을 받은 최고봉, 성인봉이 또렷하게 보입니다.
이 전망대 아래의 내수전 터널과 그 위쪽의 와달리 터널이 난공사 끝에 2018년 완공되면서
울릉도에도 일주 순환 도로가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북쪽 해안 동네, 천부와 석포 주민들의 저동, 도동 접근이 쉬워지고
여행자들의 동선도 한결 편리해졌지요.
승용차로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답니다.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와 사진의 오른쪽 능선에 희미하게 보이는 건물,
숙종 임금 때인 1693년과 1696년에 일본 관리들과 담판을 지어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영토임을 확인받았다던 이 땅의 용감한 어부, 안용복을 기리는 '안용복기념관'까지
울릉 둘레길 1 코스의 일부, 내수전 둘레길 3.2km를 걸었습니다.
내수전에서 내수전 약수터를 거쳐 정매화라는 사람이 살았다는 정매화곡 쉼터, 석포,
석포 일출 일몰 전망대까지 걷는 7km, 4시간 거리는 울릉 둘레길 1 코스로
이 길에는 내수전에서 석포에 이르는 석포 옛길 4.4km, 3시간 거리가 포함됩니다.
원시림의 숲길, 해안을 따라 울창한 숲이 이어지는 멋진 길이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울릉도를 설명하는 안내판들이 많습니다.
반달이 뜨는 어슴푸레한 시간,
석양빛을 받은 죽도와
관음도를 보면서 기분 좋게 걸었지만
안용복 기념관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라서 들어가지 못했지요.
밤이 되면서 오징어철을 맞아 집어등을 밝힌 오징어잡이 배들이 바다 위를 꽃밭처럼 수를 놓았습니다.
초기에는 수확이 좋았으나 곧 대규모로 출동한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에
지금은 우리 어선들의 어획량이 크게 줄었답니다.
어둠 속에서 천부항 쪽의 송곳봉 실루엣도 보입니다.
기념관 앞에서 차로 저동항까지 이동,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큰 규모의 횟집에서 방어와 오징어가 섞인 생선회로 저녁을 먹었네요.
울릉도에는
오징어를 손질하고 남는 내장으로 끓여 먹었다던 토속 음식인 오징어내장탕과
약초를 먹고 자란다는 약소의 불고기,
따개비밥과 따개비칼국수 등 특별한 음식이 있고
명이나물과 삼나물, 더덕에
후박나무 껍질로 만들던 민간 약제, 후박엿이 호박엿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지금은 진짜 호박으로 만든다는 호박엿 등 특산품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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