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해남 1, 두륜산 트레킹

좋은 아침 2020. 11. 25. 15:35

트레킹 전문 여행사의 프로그램에 참가, 해남으로 떠난 1박 2일의 여행입니다.

첫날에는 KTX를 타고 2시간 만에 나주로 가서 해남군청의 지원을 받은 버스에 승차,

두륜산 도립공원의 두륜봉에 올랐다가 대흥사를 보고 녹우당을 거쳐 땅끝 마을에서 숙박.

이튿날에는 달마산 둘레길을 걷는 6 시간의 긴 트레킹 끝에 미황사를 구경한 다음

나주에서 다시 KTX를 타고 돌아왔지요.

느긋하게 돌아보아야 하는 지역을 짧은 일정으로 다녀오면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해남 안내지도에서는 우리가 다녀온 군내의 관광지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대흥사 입구에는 이 지역에서 돌아볼 수 있는 일정별, 권역별 관광 안내판이 보입니다.

해남읍에서 근처의 관광지를 운행하는 일반버스도 많습니다.

땅끝마을로 가는 직행이 하루 14회, 45분. 군내버스는 1일 11회로 1시간 거리.

우수영을 거쳐 진도로 들어가는 버스는 첫차가 6시 55분 막차가 21시 40분으로 1일 8회, 40분 거리입니다.

대흥사로는 1일 18회로 15분 거리, 고산 윤선도 유적지는 1일 3회의 10분 거리이고

미황사로는 1일 3회로 1시간이 걸린답니다.

해남 종합버스터미널은 1666-0884.

해남 군청 관광과 www.tour.haenam.go.kr  

 

 

 

우리 일정의 시작은 두륜봉 오르기.

오소재부터 걷기 시작, 오심재와 북미륵암, 천년수를 거쳐

만일재에서 630m의 두륜봉에 올랐다가 윗 삼거리와 일지암 쪽에서 대흥사로 내려가는 코스입니다.

 

  

초반에는 녹색의 동백숲을 걸었지만 

 

 

점점 조릿대와 활엽수 지대로 들어섭니다.

 

 

북미륵암의 마애불과 천년수를 지나면서 

 

 

보이기 시작하는 두륜봉.

 

 

 

만일재의 넓은 평지에 도착하니 양쪽으로 두륜산의 대표적인 암봉, 가련봉(703m)과  

 

 

두륜봉(630m)이 가까이 있고  

 

 

멀리 해안가 마을과 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두륜봉으로 가면서

 

 

골골의 능선을 뒤로 하여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천연의 돌다리, 멋진 구름다리가 나타났습니다.

 

 

해발 630m, 정상 도착하니 시작 지점인 오소재가 해발 200m인 데다가 계곡을 따라 만일재로 올랐기 때문에

마지막 두륜봉 정상으로 가는 길이 좀 가파랐을 뿐 그리 힘들지는 않습니다.

맑은 날이면 여기서 한라산까지 보인답니다. 

 

 

하산길에는 윗 삼거리, 아랫삼거리를 거치면서

 

 

길가에서 왼쪽으로 300m 거리에 있는 일지암에 들렀습니다.

'茶聖'으로 불리는 초의선사(1786~1866)가 1824년부터 40여 년간 머물렀던 곳입니다.

초의선사는 정사각형의 초당, 일지암과 연못인 자우홍련지,

그 옆으로 자우홍련사를 짓고 그 안에 다실을 만들어 샘과 연못과 紫竹으로 둘러싸인 구조의 산방에서 

'東茶頌''과 '茶神傳' 등 다서를 저술, 다도를 정립하고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 당대의 석학,  예인들과 茶談을 나누며 

조선 시대에 들어와 맥이 끊어진 차 문화의 중흥을 도모합니다.

그러면서 이곳은 차 문화의 성지로 알려집니다. 

' 禪을 만나서 정신적 영역을 확충했고

를 만나서 문화적 지평을 넓혔다'는 '禪茶一如'의 현장이었지요.

 

 

초의선사 입적 후 화재로 소실된 일지암은 1979년 복원되면서 강엄 선생의 휘호 현판을 달았고 

 

 

자우산방(자우홍련사)도 다시 현판을 걸었지만

 

 

'자우홍련지'는 메워지고

일지암 옆, 초의선사의 샘물은 가을 가뭄으로 말랐습니다.

 

 

해발 500m의 일지암 앞에는 첩첩한 산 그 너머로 다도해가 펼쳐집니다.  

 

 

대흥사 안에는 초의선사의 동상이 있습니다. 

매년 10월이 되면 초의선사를 기리는 축제가 열리면서 전국의 다도인들이 모여든답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천년 고찰, 대흥사.

주어진 4시간에 일지암을 거쳐 내려오면서 막상 이 대가람에서는 

 

 

서산대사의 충을 담은 '표충사'와

서산대사, 초의선사 두 분의 유품을 모신 '성보박물관', 

 

 

 

부도전에 있는 초의선사 탑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시간에 쫓겼네요.

 

 

 

해남 백련동에 있는 조선조의 시조시인, 윤선도(1587~1671)의 유적지입니다.

벼슬살이와 유배의 와중에서 '산중신곡'과' 어부사시사' 등을 집필,

우리나라 국문학에 큰 업적을 남긴 분입니다.

 

 

녹우당으로 들어가는 언덕에는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어촌의 모습을 우리말로 노래한 '어부사시사' 비가 보입니다.

水, 石, 松, 竹, 月을 예찬한 '오우가'와 함께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는 선비의 생활과 서정을 우리의 언어로 소박하게 표현한 시조문학의 백미였지요.

 

 

조선시대의 고택인 녹우당에는

해남 윤 씨 고택과 해남 윤 씨 어초은공파의 시조인 어초은 사당, 고산사당 등이 있고

 

 

수령 500년인 은행나무도 있습니다. 

 

 

녹우당 뒤편, 덕음산 중턱의 비자나무숲은  500년 전에 조성된 400여 그루가 있는 곳으로

'뒷산이 보이면 이 마을이 가난해진다'는 어초은의 유훈에 따라 후손들이 비자나무를 식재,

지금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답니다. 

이 비자나무 숲에 일렁이는 바람 소리가 마치 빗줄기처럼 들린다 하여 붙여진 사랑채의 이름, 녹우당(綠雨堂)은 

이제 이 유적지 전체를 아우르는 이름이 되었지요.

은행나무와 비자나무 숲,  솔밭 속을 지나 녹우당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유물전시관에는 이곳에 터를 잡고 500년 넘게 살아온  녹우당 사람들의 역사와 유물,

특히 고산 윤선도의 문학 작품과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을 비롯해서 '해남 윤씨가전 고화첩' 등

4,600여 점의 문화재와 유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종가 중에서 가장 많은 유품이 남아 있는 곳이랍니다.

실용적인 학문을 추구한 실사구시의 정신은 해남 윤 씨의 가풍이 되었다네요.

 

 

전시실에서 만난, 당대의 명필 옥동 이서 글씨의 녹우당 현판과

 

          

공재 윤두서의 대표작,  '자화상'이 반가웠습니다.

그 당시로는 파격적이었던 필치의 그림입니다. 

숙종 때 당파 싸움에서 밀려 출사의 기회를 잃은 암울한 자신의 모습,

화면 전체를 차지한 얼굴과 저 표정, 강렬한 눈빛 등은 내면의 갈등을 잘 표현하고 있었지요.

 

 

'흰 연꽃이 피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마을 이름, 백련동, 거기에서 유래한 '백련지'.

해남 금쇄동과 수정동,  완도, 보길도 등에 남긴 윤선도의 원림처럼

여기도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소박한 정원입니다. 

 

 

녹우당에서는 매년 고산 윤선도의 문학정신과 업적을 기리는 고산문학상 시상과 학술강연 등의

'고산문학축전'이 열린답니다.

11월 하순의 이 녹우당에는 분홍빛 아기동백이 활짝 피었습니다.

 

 

 한반도 최남단, 해남군 송지면 갈두산의 사자봉 땅끝에 왔습니다.

'신동국여지도', 만국 경위도에는 우리나라 남쪽 기점을 이곳 해남현, 북으로는 함경북도 온성부로 잡았다고 합니다.

이를 기초로 육당 최남선은 해남 땅끝에서 서울까지 천리, 서울에서 함경북도 온성까지를 2천 리로 잡아

우리나라를 삼천리 금수강산이라고 칭송하였지요. 

그 해남 땅끝 마을입니다.

 

 

'2020년 해남 방문의 해'라는 홍보판이 무색하게

코로나 19는 이 유명한 관광지마저 주말의 밤을 한산하게 만들었네요.

 

 

멀리 불빛이 보이는 전망대 쪽으로도 적막하기는 마찬가지!  

 

 

다음날 새벽, 

8시 40분부터 운행된다는 전망대 앞을 지나 

 

 

동백숲과 쪽빛 바다가 어우러진 해안길을 걸어  

 

 

'땅끝탑'에 갔습니다.

 

 

 

여기서 전망대와 땅끝탑 가는 길이 갈라집니다.

 

 

점점이 떠 있는 다도해의 섬들을 내려다보며 서 있는 땅끝탑의 위용은 대단했네요.

 

 

이 길은 '천년숲 옛길'이며 

 

 

'국토순례의 길',

 

 

'남파랑길'의 종점이기도 합니다.

 

 

탑에서 나와 땅끝마을의 

 

 

땅끝항에 왔습니다.

여객터미널을 새로 짓는 중이라서 주변이 어수선했지만

 

 

근처에 작은 등대도 있고 

 

 

'해남 자연사 박물관'에

 

 

멀리 전망대와 정자도 보입니다.

 

 

이곳은 노화도의 산양항을 오가는 페리가 정박하는 항구로

 

 

매표소 앞에는 뱃시간과 요금,

 

 

보길도 관광안내도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노화도와 보길도 사이에는 연도교, 보길대교로 이어집니다.  

갑자기 저 배를 타고 다시 보길도로 떠나고 싶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