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조금 수그러들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실시된 덕분에 조심스럽게 나선 길입니다.
아침 일찍 남이섬으로 가면서 도중, 양수리에 있는 빵집에 들러 다음날 아침에 먹을 빵을 샀습니다.
이 예쁜 슬로푸드 빵집은 느긋하게 앉아 브런치를 즐기고 싶을 정도로 느낌이 좋았지요.
북한강변의 단풍철에 다시 올 것을 기약하면서
남이섬 주차장에 차를 놔두고 왕복 도선료가 포함된 입장권 구입,
'나미나라 공화국'에 들어가기 위하여
배에 탔습니다.
이 섬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즐거움 넘치는 동화 속 같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에서
남이섬을 '나미나라 공화국'이라고 부른답니다.
5~6분 걸려 섬 도착, '드날문'을 지나
스물여섯에 그 용맹이 꺾였던 '남이 장군' 묘를 거쳐서
추억의 '메타세쿼이아 길'과
'하늘 폭포'를 보며
예약해 둔 오늘의 숙소, 숲으로 둘러싸인 호텔 '정관루'에 왔습니다.
나루터와 호텔을 오가는 노란색 셔틀버스도 있습니다.
각각의 객실을 화가며 공예가, 작가와 가수 등 예술가들이 자신의 개성대로 꾸며놓은 이 '아트호텔'에서
우리 방은 젊은 건축가에 일러스트레이터인 '한정훈'이 장식해 놓은 201호 suite룸.
안에는 온돌방과 침대방, 두 개의 방이 있습니다.
짐을 놓고 강변에 조성된 둘레길을 걸었습니다.
강을 따라 들어선 몇 개의 작은 별장과
리조트가 보입니다.
연못가를 돌아
울창한 자작나무 숲을 지나서
햇빛에 반짝이는 강물을 보며
섬의 끝인 남쪽의 전망대, '창경대'를 돌고
활짝 핀 금계국과
데이지를 보며
5km의 둘레길을 걸었지요.
이곳에서 촬영했다는 영화, 한류의 시작이 된 '겨울 연가' 몇 장면이 보입니다.
주인공인 '준상과 유진'의 동상에, 그들의 촬영 소품이었던 자전거도 전시해 놓았네요.
호텔의 105호에는 유진의 역을 했던 최지우가, 203호에는 준상을 연기했던 배용준이 머물렀답니다.
김동리의 소설, '역마' 속 화개장터의 '옥화네 주막'도 등장했습니다.
막걸리 한 잔을 기대하며 안을 들여다보니 지금은 잠시 운영을 중단한 듯.
내외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줄면서 섬 안은 새소리만 가득했습니다.
근처에 수원 화성의 '서장대'를 재현해 놓은 '남이장대'와
각종 세미나, 연회가 열린다는 토속적인 장식의 '별천지'도 있고
섬 중앙에는 레스토랑과 카페가 모여 있습니다.
중국인 조각가, '취칭청'이 만들었다는,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재미있는 조각에
달빛이, 별밤이, 새벽바람이 좋다는 광고는 예술 작품이 되었습니다.
마침 보름날,
그러나 달은 구름 속에서 잠깐잠깐 그 얼굴을 내보이고 있었지요.
중앙의 '잣나무 길'에도 수많은 달이 떴네요.
일일 여행자들이 떠나간 한적한 밤과 새벽.
물안개 피어오르는 강변길 산책은 참 좋았습니다.
대학 시절의 MT 때 다녀갔던, 내 젊은 날의 추억이 담긴 장소에서
그 옛날을 회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아침 식사 후 모터보트를 타고
해마다 '국제재즈페스티벌'이 열리는 '자라섬'까지 갔다가
남이섬을 한 바퀴 돈 다음
섬에서 나와
구불구불 멋진 드라이브 길을 달려 '아침고요 수목원'에 왔습니다.
설립자인 '한상경 원예학 교수'가 세계 각국의 정원과 식물원을 돌아본 다음 귀국 후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정원'을 목표로 축령산 자락 10만 평 대지에 조성했다는 수목원입니다.
3월의 야생화 전시회, 4~5월의 봄꽃 축제에
6~7월은 수국 전시회와 8월 무궁화 전시회,
9월 들국화 전시회에 10~11월에는 단풍 축제와 국화 전시회가 있답니다.
12~3월에는 겨울밤의 자연과 오색 조명이 어울리는 빛의 축제, '오색별빛축제'가 열리면서
사계절 모두 매력적인 산책 코스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수국철.
별도의 전시 공간에는 다양한 색과 종류의 수국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지요.
낙엽송 사이 오솔길 따라 피어 있는 온갖 꽃들이 눈을 즐겁게 합니다.
꽃은 꽃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조화를 이룬, 그 적절한 자리 배치가 환상적입니다.
영국 양식의 별장과 정원은 지금이 제일 예쁜 때.
붉은 벽돌집을 둘러싸고 만개한 장미에
정자가 있는 '서화연'에도
수련이 활짝 피었습니다.
반가의 대청에 앉아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 듣는 시간도 좋았네요.
'달빛 정원'의 소박한 예배당을 들여다보고
'고산 암석원'에 올라
시원하게 펼쳐진 숲과
구름다리를 바라보면서
'아침 광장'으로 다시 내려왔습니다.
섬세하고 빈틈없는 관리가 엿보이는 화사한 정원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친 설립자의 땀과 눈물이 보이는 듯했네요.
답답했던 나날, 녹색의 숲을 거닐며 기분 전환 잘하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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