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북부 도시 테살로니키는 올림포스 산에서 델피로 직접 연결되는 교통편이 불편해서
연결 차 잠깐 들렀던 곳이지만
도시의 명물인 에게해 해안도로의 '하얀 탑(The White Tower)'는 담당 공무원들의 파업으로 들어갈 수 없었지요.
되돌아서는 여행자들이 많았습니다.
높이 33.9m, 6층의 이 탑은 15세기 베네치아인이 세운 방어벽의 일부로 이 도시의 상징입니다.
터키의 지배를 받던 시기에는 감옥으로 쓰이면서 '피로 얼룩진 탑'이라 별명도 있었지만
지금은 박물관이 되었습니다.
그 거리에는 기원 전 부족 국가에서 출발하여 대제국의 기초를 마련했던 필립포스 2세의 동상에
그의 아들, 알렉산더 대왕의 기마상도 있었지요.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동방 정벌에 나서면서 페르시아를 무너뜨리고 마케도니아 대제국을 건설하게 됩니다.
5월 1일 메이데이를 맞아 아리스토텔레스 동상이 있는 광장에는
머리띠를 두른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며 시위 중이었습니다.
시내 건물이나 담에 거친 구호가 쓰인 스프레이 낙서, 파업으로 버스 운행이 끊기고 택시도 없는 데다가
지하철은 중간의 몇몇 구간이 운행되지 않기에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참 어렵게 찾아왔지요
그래서 사진을 찍기도 조심스러웠네요.
어떤 이는 그리스의 역사를 '과거의 영광, 그리고 긴 침묵'이라 평하더군요.
알렉산더 대왕의 스승이었던 이 현자는 오늘날의 그리스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항구 근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다음 행선지인 델피로 가기 위하여 테살로니키의 버스터미널로 왔습니다.
우리는 이제 '델피의 신탁'으로 유명한 아폴론 신전을 찾아갑니다.
파르나소스 산기슭에 있는
델피 도착, '올림픽 호텔'의
전망 좋은
방을 나란히 두 개 잡아 짐을 풀고 곧바로 유적지로 갔습니다.
중심가에는 아르테미스, 판, 디오니소스, 아프로디테 등
신들의 이름을 달고 있는 호텔, 가게가 많아서 신화의 나라에 와 있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델피는 고대 그리스의 종교 중심지로 '세상의 배꼽', 옴파로스라 불렸던 곳.
그리스인들은 지구가 평평한 원반 모양이고
그 중심에 그리스가 있으며 그리스의 중심은 델포이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러면서 아폴론 신탁으로 모든 도시의 중심이 되어
기원전 6세기의 전성기에는 순례자들이 모여드는 큰 도시였습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입니다.
유적을 찾아
참배로를 따라 가면 종 모양의 대리석 표지, '옴파로스-세상의 배꼽'이 나옵니다.
원본은 델포이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 뒤에 있는 것은 아테네 인의 보물창고로
프랑스 고고학회에서 복원한 이 건물은 당시 도시 국가들이 신탁의 댓가로 헌납한 보물을 보관했던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기둥만 몇 개 남은 아폴론 신전입니다.
이 신전은 기원전 6세기 경에 건설되어
아폴론 신앙과 신탁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델포이에 부와 명성을 안겼지요.
신전의 이오니아 양식 기둥에 쓰여 있는 '너 자신을 알라'는 원래 고대부터 전해지던 명언으로
그 당시 그리스인들의 생활 규범이었답니다.
신전 뒤에는 기원 전 4세기에 건설된 원형 극장이 있고 멀리 김나지움 터와
아테나 여신의 신전으로 가는 구불구불한 길이 보입니다.
아테나 여신의 톨로스와
표지석을 보며
근처에서 한국인 사위가 있다는 상냥한 미국 할머니와 사진 한 장 기념으로 남기고
델포이 박물관에 왔습니다.
입장료에 시니어 할인 안내가 있어 요청했더니 유러피안에 한한다는 씁쓸한 대답!
이 박물관에는 델피의 신탁이 행해졌다는 '대지의 배꼽' 진품과
청동관리상,
스핑크스 들의 유물이 보입니다.
수많은 신화와 전설을 가지고 있는 산비탈의 이 마을과 아랫동네 호수에도 어둠이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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