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교회의 성지인 메테오라에는 높은 바위산 꼭대기에 지은 수도원이 많습니다.
이 수도원들은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생활물자를 운반하는 수단으로 도르래만 있을 뿐
올라가는 사다리도 떼어버렸던 수도사들의 공동생활체였답니다.
그들은 속세에서 떨어진 고립무원의 이 바위산에서 혹독한 수련의 신앙생활을 했던 것이지요.
현재 6개의 수도원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가 갔던 5월은 여행 비수기여서 노선버스가 다니지 않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제일 큰 메가로 메테오른 앞에 도착, 입구의 기념품 가게를 지나
매표소를 거쳐 긴 계단으로 올라갔습니다.
메가로 메테오른(메타모르포시스) -발람 -아기오스 니콜라오스 -루사누 -아기아 트리아다
-아기오스 스테파노스 수도원을 거쳐 칼람바카로 걸어서 내려왔지요.
웅장한 대자연, 그 꼭대기에 자리 잡은 수도원들은 수도사들의 견고한 신앙심을 보여주는 장소였습니다.
'메테오라'는 '공중에 매달아 올린다'는 뜻이랍니다.
처음 찾은 높이 534m의 메가로 메테오른(메타모르포시스)에는
소매 없는 옷이나 반바지, 미니 스커트 등 노출이 심한 옷을 입어서는 안 되며
바지 입은 여자도 출입을 금지하는 등의 복장 안내판에
매주 수요일의 휴관 안내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입구에 비치된 스커트를 빌려 입고 수도원 구경에 나섰지요.
회랑을 따라 걸으면
예쁜 정원이 나오고
멋진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수도원 밖의 넓은 뜰에는 싱그러운 봄의 풍경이 보입니다.
프레스코 벽화가 많은 발람 수도원은
암벽을 깎아 만든 계단을 올라가야 했습니다.
저 아래 바위에 붙어 있는 듯한 아기오스 니콜라오스 수도원을 바라보며
찾아온 수녀원인 루사누 수도원은 다른 어느 수도원보다 정갈했지요.
130개의 계단을 올라온 아기아 트리아다 수도원은 메테오라의 수도원 중에서
제일 기대했던 곳이지만
오늘 목요일이 휴관일이어서 안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밖에서 구경만 해야했네요.
수도원에 따라 개방일이나 사진 촬영, 기념품 가게 여부가 서로 달랐지요
생각보다 넓은 터에 예쁜 꽃밭을 만들어 놓은 수도원도 많았고
벽을 장식한 화려한 프레스코 벽화도 많았습니다.
사진 중앙에 사다리가 보이네요.
지금은 수도원마다 돌계단을 만들어서 여행자들도 힘들지 않게 오르내릴 수 있지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이런 사다리를 이용해야 했답니다.
어떤 수도원에서는 신앙생활에 도움이 안 된다며 아예 치워버리기에 했다네요.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케이블을 이용하여 물자를 운반하고 있었습니다.
도중에 루마니아에서 온 수도사와 신도들을 만나 기념사진도 한 장 남겼지요.
우리의 루마니아 여행 이야기를 들으며 반가워했던 분들입니다.
덕분에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스테파노스에서 다시 아기아 트리아다 쪽으로 되돌아나가 칼람바카 시내로 내려갑니다.
메테오라에 오르는 이 거점도시는
지금은 본격적인 관광 시즌이 아니어서 아직은 조용했습니다.
시내에서는 거대한 돌산만 보일 뿐, 그 안의 수도원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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