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에서 120km, 1시간 40분 거리의 코르도바입니다.
다음 행선지인 그라나다행 버스 시간표를 확인한 후
열차역 안에 있는 인포에서 시내 지도를 받고 4번 버스에 승차, 메스키타 거리에서 내려 숙소를 잡았습니다.
근처에 일요일의 벼룩시장이 열렸기에 코르도바 문장이 새겨진 사각 접시를 한 개 사고
과달뀌비르 강의 로마 교까지 걸었지요.
2000년 역사의 그 로마 교는 지금 보수 중이지만
여전히 원형 그대로라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작가 메리메는 이 다리에서 만난 집시 아가씨에게서 영감을 받아 소설, '카르멘'을 썼답니다.
세비아에는 그 카르멘이 일했던 왕실 담배 공장 건물이 남아 있습니다.
그 옆에 있는 과달키비르 강가의 14세기 이슬람 요새, 깔라오라 탑은
애초의 이슬람 양식에 기독교적인 조각이 덧대어져 있습니다.
돌 포장 긴 골목을 걸어 찾아온 꼬르도바 대성당 사원도
12세기에 건설된 이슬람 사원이었지만 무슬림이 이 땅에서 물러나면서 주인이 바뀌어 성당으로 쓰입니다.
입장료는 1인 8유로.
이제는 희미해진 문장을 보며
이슬람 흔적이 남은 높이 93m의 알미나르 탑을 거쳐 안으로 들어가니 오렌지 나무 뜰에 세정의 샘이 있었습니다.
세비야에서도 보았던 '빠띠오 에 로스 나랑 호스'입니다.
안의 기도실은 화강암과 벽옥, 대리석으로 만든 850 여개 기둥에
말발굽 형태의 화려한 아치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당시 이슬람 세계의 풍요와 탁월한 예술 감각, 뛰어난 건축 기술이 꽃피운 이슬람 문화의 정수였지요.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네요.
그러나 이 모스크도 기독교 사원으로 개조하는 과정에서 많이 파괴되었다지요.
이 상황을 두고 후대의 한 석학은
'당신들은 어디에도 없는 것을 부수고 아무 데나 있는 것을 만들었다'고 한탄했답니다.
이슬람 세력이 물려난 후에도 남아 있던 무슬림 장인, 무데하르들이 그 안에 만든 최초의 기독교 예배당도 있고
금빛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무슬림의 메카 방향을 알리는 미흐랍도 '무사히' 잘 있습니다.
내부를 성당으로 개조하면서 만든 섬세한 조각과
화려한 천정화,
선명한 색채의 스테인드 글라스도 아름답습니다.
파이프 오르간까지도 웅장한 아주 매력적인 곳이었지요.
이슬람의 모스크에 기독교 사원이라는 두 개의 종교문화가 공존하는
이 메스키타의 벅찬 감동을 사진 한 장으로 남기고
유대 구역, 꽃으로 장식한 골목인 '꽃의 거리'를 찾아가
저녁 조명 속에 빛나는 알미나르 탑의 극적인 사진 한 장 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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