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여강 행 버스를 타고 가다가 중간의 차오터우에서 하차,
만년설인 옥룡설산(5596m)과 합파 설산(5396m) 사이의 깊은 협곡인 호도협에 들어왔습니다.
입장료 50위안.
매표소 부근 잡화점에 1박 2일의 트래킹 기간 동안 캐리어를 맡기고(1개 5위안) 산에 오르면서
중간, 장생촌 민가에서 점심 준비로 찐 옥수수를 샀습니다.
점점 고도가 높아지면서 구름은 발아래.
우리가 지나온 마을과
주차장의 차들이 아주 작게 보이는 그 옆으로 엄청난 굉음을 내며 강물이 흘러갑니다.
왼쪽의 합파설산과
오른쪽의 옥룡설산은 비구름 속에서 그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씨, 여기는 5월에서 8월까지가 우기입니다.
28번의 오르막이 이어진다는 곳, 비가 내려 질퍽한 급경사의 28 밴드에서는 정말 힘이 들었습니다.
단체 여행자들이 말을 타고 올라가는 좁고 경사진 산길에서 그 말에게 길을 터주어야 하는 일,
말똥을 피하는 일도 성가셨지요.
말의 배설물이 어찌나 많은지 평생 밟을 말똥을 여기에서 다 밟은 것 같았네요.
몇 개의 산허리를 돌면서 걷기에 지치고 말똥에 지치고 습도 높은 후덥지근한 날씨에 지쳐서
겨우겨우 6시간 만에 숙소, '차마 객잔'에 들어왔습니다.
소나무로 지은 새 집이라서 방에서 나는 솔향이 아주 좋습니다.
저녁 식사는 주인아줌마가 권하는 대로 닭백숙을 주문해 먹으며 오랜만에 영양 보충!
한국인 누구인가 우리식으로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준 듯합니다.
이곳은 1박 2일 트래킹 코스의 중간 지점입니다.
닭백숙의 힘으로 다음날 아침부터 다시 걷습니다.
중간중간 이런 객잔 안내도 재미있고
길도 내리막이어서 로우 패스, 중도협의 티나 GH가 있는 곳까지 잘 걸었습니다.
산 허리를 돌고 돌아
이런 수직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 물에 발을 씻으며
어제보다 좋은 날씨 속, 한결 여유 있는 하산길입니다.
중도협인 아랫동네의 예쁜 사과꽃 옆,
티나 GH와 미경 GH 사이에 있는 하도협으로 내려갔습니다.
그 산길을 닦았다는 마을 주민이 10위안의 통행료를 받습니다.
와, 28 밴드 못지않은 난코스여서 올라올 때는 아주 힘들었네요.
호랑이가 뛰어넘었다는 호도협(虎跳峽 )입니다.
양자강의 상류인
이 계곡에는 황톳빛 거친 물살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호도협에서 여강 대연전(리지앙 따옌쩐)으로 왔습니다.
이곳도 역시 유네스코 문화유산.
1999년의 강택민 주석 축하 메시지에
대형 물레방아까지 보입니다.
1996년의 대지진에서 복구되어 다시 예전처럼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여행지가 되었답니다.
숙소 '납서가 객잔'에
짐을 놓고 시내로 나갔습니다.
이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온 나시족의 상형문자인 동파 문자로 적은
소원 팻말이 수없이 매달려 있습니다.
거리에는 이런 찻집과
기념품 가게,
음식점이 많았습니다.
옥룡설산에서 흘러 마을 안을 휘감은 수로 하며
오랜 된 돌길 위에 여행자들이 떼로 몰려다니는 미로 같은 거리가 재미있습니다.
사자산 만고루에 오르니
검은 기와집으로 가득한, 고성 안의 예스러운 모습이 감동적이었네요.
밤은 밤대로 또 화려했지요.
예약했던 연주회, '다예나시구웨이후이'에서는 나시족의 전통 음악을 들었습니다.
잠시 이들의 세상으로 침잠하는 시간입니다.
외국인 관객을 배려한 듯 사회자는 영어와 중국어로 연주되는 곡을 설명해주었지요.
사방가에서 본 전통 복장의 나시족 공연자들은
모두 나이 드신 분들.
여기도 젊은이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제 호도협에서 구름 속에 숨어 있던 옥룡설산이 오늘 여강에서는 그 모습이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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