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중국, 서남부

윈난의 더친(德欽)과 샹그릴라(香格里拉, 향격리랍)

좋은 아침 2009. 9. 30. 19:30

야딩에서 나와 따오청 숙소에서 하루를 보내고 윈난으로 가는 길에 샹청을 지납니다.  

 

 

번화한 거리의 가로등에 티베트어로 '옴마니반메훔'이 쓰여 있는 특별한 동네입니다.

 

 

쓰촨 성의 서부는 대부분 높은 설산과 척박한 땅입니다. 

오늘도 4292m의 최고점을 지나면서 버스는 시속 20~30km 정도로 천천히 운해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고개를 넘고 산허리를 돌아 

 

 

 

깊은 계곡과 울퉁불퉁 비포장 길을 달리다가 포장도로가 나오자 

운전수도, 승객도 모두들 긴장을 풀고 한동안 쉬고 있습니다.

버스 지붕에 얹은 짐은 계속 내리는 비로 모두 젖었지요. 

 

 

새벽 6시에 출발하여 샹그릴라까지 거의 10시간이나 걸렸네요.  

 

 

샹그릴라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일찍 더친으로 다시 이동, 7시간 거리입니다.

중국 땅이 얼마나 넓은지 실감하는 중입니다. 

 

 

버스 요금에는 여전히 외국인에게 보험료를 받습니다. 

 

 

더친에 도착하여 숙소에 짐을 놓고 매리설산(6740m)이 보이는 비래사 고개로 택시를 타고 갔지만 

구름에 덮인 설산은 그 모습을 감추었네요. 

 

 

그 고개에는 매리설산만을 그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납작한 돌판에 설산과 해, 달을 그린 다음 '옴마니 반메홈' 글자를 담았습니다.

 

 

'옴마니 반메홈'은 티벳 불교에서 예불을 드릴 때 사용하는 육자진언, 관세음보살의 자비를 뜻하는 이 진언을 

정성으로 읊으면 모든 번뇌와 죄악이 소멸되고 지혜와 공덕을 갖추게 된답니다. 

우리 불교의 나무관세음보살과 같은 뜻이지요.

기념으로 한 개 사서 배낭에 넣었습니다. 

 

 

티벳 불교의 탑, 초르텐을 보며

 

 

더친에 왔습니다. 

이곳 설연 객잔에 짐을 풀고 

 

 

내친김에 鹽井에 가려했지만 오전 8시와 8시 20분에 있는 두 편의 버스는 이미 떠난 후.

다른 교통편을 찾았으나 허가증 없이는 갈 수 없다고 택시 기사도, 트럭 운전수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객잔의 스탭은 우리 세 명의 허가서 비용이 350위안이라 했지만 그것도 확실치는 않았고.

정해진 일정 때문에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합니다. 

 

따오청에 이어 여기서도 야생의 송이버섯이 많이 보입니다.

까맣게 탄 얼굴의 현지인 장족들은 채취한 송이를 여행자들에게는 팔지 않고 모두 중간상에게 넘겼습니다.

그들끼리의 관례인 듯합니다.

할 수 없이 객잔 앞 가게에서 구입,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니 솔향이 입 안에 가득!

송이 자루를 메고 산에서 내려오던 누추한 차림의 장족 모습과 함께 오래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더친에서 다시 샹그릴라로 돌아갑니다. 

지난번 비래사 고개에서 설산의 봉우리를 못 본 것이 아쉬워서 이번에는

샹그릴라 행 버스를 타고 중간, 매리설산 전망대에서 내려 설산을 구경한 다음

거기서 그다음 시각에 출발한 버스에 승차하겠다고 

티켓을 사면서 직원에게 부탁, 동의를 얻었지요.

흐린 날이 더 많은 8월의 매리설산은  

 

 

바람이 부는 사이사이에 하얀 정상의 그 멋진 모습을 잠깐 보여 주었습니다. 

 

 

전망대에는 화려한 타르초와 

 

 

불탑, 초르텐이 늘어서 있습니다. 

타르초의 5색에서 청색은 하늘, 흰색은 구름, 붉은색은 불, 노랑은 땅을, 녹색은 바다를 상징합니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그 색색의 천에 프린트해 놓은 경전 내용이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면서 복음을 전파,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에서 

바람이 많은  곳이나 고지대에 만들어 초르텐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축원을 드리며 주니퍼 나무를 태워 

 

 

그 향과 연기를 날리는 모습도 보입니다.  

 

 

 

전망대에서 우리를 픽업한 버스 기사는 우리 티켓의 좌석을 확인,

만원버스 속에서도 빈 자리를 만들어 주었지요.

필담으로도 우리의 의사가 충분히 전달된 듯, 고마우면서도 다른 승객에서 미안했습니다.

 

샹그릴라의 작은 식당에서는 주인에게 양해를 얻고 부엌에 들어가 

식재료 중에서 먹을 만한 것을 가리켜 주문, 우리 입에 맞는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동안 향이 들어간 음식은 입에 맞지 않아서 못 먹었거든요.

'뿌요 상차이', '향채를 빼 주세요'.

 

 

점심을 먹고 찾아온 '작은 포탈라', 송찬림사는

 

 

시내에서 3번 버스를 타고 절 입구에서 내려 셔틀버스로 5km 거리를 더 가야 합니다. 

입장료는 85위안. 입장시간은 오후 5시까지.

 

 

 

1679년에 건설된 윈난성 최대 규모의 이 절은 문화혁명 때 홍위병에게 철저히 파괴당한 후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보수 중이라고 했습니다. 

주변에는 아직도 부숴진 건물이 많이 보입니다.

판단력이 결여된,  맹목이 만들어낸 폭력의 현장입니다. 

 

 

중국 내 장족들의 정신적 고향인 이 절에 오늘도 많은 여행자들이 찾아와 108개의 계단을 오릅니다.  

 

 

티벳 불교의 아름다운 외관과 화려한 내부는 늘 주변의 황량한 자연과 비교됩니다. 

상대적인 듯싶었네요.

고단한 현실보다 좀 더 나은 내세를 바라는 모습일까요?

 

 

승려들이 토론을 하거나 공부하는 

 

 

본전의 제단에는 야크 버터로 불을 밝히고 

그 야크 버터로 만든 장식품, 똘마(Torma) 수십 개를 진열해 놓았습니다. 

 

 

절에서는 샹그릴라 시내가 내려다 보입니다. 

제임스 힐튼이 쓴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에 등장하는 히말라야 속의 이상향, 

샹그릴라가 이곳이라고 발표한 중국 정부는 이 지역의 원 지명인 중띠엔을 샹그릴라로 바꾸면서 

광지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샹그릴라를 찾아 나선 많은 모험가 중에 

그 소설에서 묘사한 풍경과 일치하는 곳을 찾아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했지요.

샹그릴라는 티벳어로 '내 마음속의 해와 달'이라는 뜻.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이겠지요.

 

 

송찬림사 주차장에서 3번 버스를 타고 샹그릴라 고성에 왔지만. 

별 특징 없는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한 거리는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한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