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영국과 아일랜드

예이츠의 슬라이고, 글렌달록과 킬케니

좋은 아침 2017. 8. 29. 06:22

Galway에서 Derry 행 버스를 타고 중간,  1박 예정의 Slago에서 내렸습니다. 

이곳은 시내 곳곳의 건물 벽에 W.B. 예이츠의 얼굴이 보이는

 

                               

예이츠의 도시. 

 

 

 

                 

 초상화를 배경으로 그가 사랑하는 여인에게 보냈던 헌시와 

 

                 

올해의 ' Yeats Day'를 알렸던 포스터도 보입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항구 쪽으로 돌아 

 

 

Hide Bridge 근처에 있는 붉은 벽돌 건물, 

 

                 

'Yeats Memorial Building' 빌딩에 찾아갔지만 주말인 오늘은 휴관!

 

                 

다리 건너 

몸판에 그의 시가 쓰여 있는 멋진 동상을 만난 후 

 

                   

그 뒤에 있는 주립박물관으로 왔습니다.

박물관 한쪽에 마련된 그의 방에는 그가 1923년에 받았던 노벨 문학상 메달과

 

                   

     액자에 들어 있는 그의 시 '이니스프리의 호도'가 보입니다. 

                     

                   나 이제 가련다.

                   거기 진흙과 나뭇가지로 작은 집 짓고

                   아홉 이랑 콩밭 갈고 꿀벌도 치며

                   벌 소리 잉잉대는 숲 속에 홀로 살리라 

 

                   거기서 누리는 평화로운 나날.

                   안개 낀 아침부터 귀뚜라미 우는 저녁까지

                   밤중조차 훤하고 낮은 보랏빛

                   저녁에는 홍방울새 가득히 날고.

 

                   이제 나는 가련다. 밤이나 낮이나

                   기슭에 나직이 찰랑이는 물결 소리

                   흙길 위에서나 잿빛 포도 위에서나 

                   내 마음 속 깊이 그 소리만 들리네

 

 

 

늦은 시간이라서 서둘러 택시 대절,

예이츠가 나고 자란 고향마을 드럼글리프(Drumcliff)의  벤불벤(Ben Bulben) 산 앞에 있는 

 

                   

Drumcliff Protestant Church에 왔습니다.

 

 

교회 앞, 그의 묘 앞에도 여행자들이 많습니다.

 

 

                   

                     '삶과 죽음에 

                      차가운 눈길을 던져라. 

                      말 탄 자여, 

                      지나가거라'. 

 

묘비에는 그의 시  '벤불벤 산기슭에서'의 한 구절이 새겨 있습니다. 

삶과 죽음에 초연했다던 그의 모습이 보이는 듯합니다.

 

 

교회 안에는 그를 알리는 작은 책자도 있습니다.

 

 

그 안에 보이는 '길'호수의 湖島, 이니스프리!

섬 자체는 아일랜드의 수 많은 호수, 그 가운데에 있는 다른 섬처럼 평범해 보이지만 

'그의 섬'이기 때문에 특별한 이니스프리입니다.  

귀국을 앞둔 우리의 짧은 일정 탓에 찾기를 포기하면서 못내 서운했습니다. 

인적 드문 토요일의 버스터미널에서 주말에는 운행하지 않는 것을 몰랐던 투어버스를 찾아다니고,  

직행은 운휴라는, 그래서 일요일의 더블린 행 환승 버스표를 수소문하느라 시간을 지체했기 때문에 

길 호수까지 갈 시간은 없었거든요. 

예이츠로 유명한 관광도시이니 주말에도 교통편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유럽에서 주말이나 휴일에는 도시 간, 도시 내의 이동이 어렵다는 것을 여기서도 또 실감했습니다.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오네.

 

우리가 늙어 죽기 전까지

알게 된 진실은 오직 이것 뿐.

 

잔 들어 입에 가져가며

그대 바라보고 한숨짓네

 

          시내 서점에서 산 컵, 예이츠의 젊은 날 사진을 보며

    '술의 노래'에 담긴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시인의 아픈 사랑을 생각합니다.

    그 사랑은 시 '갈대'에서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지요.

 

사랑이 이우는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우리들의 슬픈 영혼은 이제 지치고 피곤합니다.

헤어집시다. 정열의 시간이 우리를 잊기 전에

수그린 당신의 이마에 입맞춤과 눈물을 남기며......

 

 

더블린으로 다시 돌아온 다음날.

세 번째의  투어로 Glendallugh과 Kilkenny에 갑니다.

더블린에서 글렌달록까지 50km.

 

Glendallugh의 입구에서 이일리언 파이프(Uilleann pipes) 연주자의 감성적인 노랫소리에 끌려

그의 CD를 하나 사 들고 

 

 

돌 아치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안내판에

'두 개 호수의 계곡'이라는 말처럼 3km 간격으로 Lower, Upper 두 개의 빙하호수가 있고

점선으로 표시된 여러 개의 트래킹 코스가 있었습니다.

 

 

Wicklow  산기슭, 6세기에 건설되어 이제는 폐허가 된 수도원과 

 

 

 

30m의 원형 종탑에 

 

                                             

여러 개의 하이 크로스(Celtic Cross)를 둘러보고

 

 

 

 'Green Road'의 숲길을 따라 'Lower Lake'까지 걸어갔다가 

 

 

더 가고 싶었던 'Upper Lake'는 시간이 없어 포기.

투어 버스를 타고 올라간 고개 정상에서 멀리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그 길, 'Miners' Road'를 걸어 'Upper Lake'에서 나오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걷기에도 좋았을 길을 버스로 온 것이 '투어'의 한계였네요.  

 

 

거기서 이동, 도착한 남부 도시, 킬케니. 

킬케니 성 앞에는 앙증맞은 기차 모양의 시티투어 미니 버스가 보입니다. 

 

 

고풍스러운 성 안, 

 

 

시원스럽게 펼쳐진 드넓은 정원의 

 

 

한쪽에는 제철을 맞은 장미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성 앞, 네 거리에 있는 유명 스포츠 선수들의 유니폼과 싸인으로 장식해 놓은 음식점,

'The Field'의 점심도 좋았지요.

우연히 만난 한국인이 맛있게 먹은 음식이라며 우리의 주문을 도와주었거든요.

 

                     

주인은 축구 광팬인 듯

식당 내부를 마라도나, 펠레 등 유명 선수들의 유니폼과 사인으로 장식해 놓았네요. 

 

                          

      그 앞의 우체통은 런던과는 다른 색으로 서 있습니다.

      아일랜드 도처에서 이런 의식적인 차이가 보입니다.

 

 

킬케니 구시가는 고풍스럽고 정갈하며 편안해 보입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만나는, 유럽 소도시의 이런 모습은 늘 부럽습니다. 

 

 

거리의 투어 버스 차체에는 아일랜드의 상징인 클로버와 요정, 레프리콘이 보입니다. 

이 나라의 소박한 이미지와 잘 어울렸지요.

 

                     

킬케니 성 앞에서 오늘의 투어 가이드와 기념사진 한 장.

아일랜드의 가이드는 모두들 열정적인 해설과 섬세한 배려로 여행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