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영국과 아일랜드

스카이(Skye) 섬의 풍경

좋은 아침 2017. 8. 19. 21:42

아침 숲길을 산책하면서 Broadford의 작은 포구를 한 장 찍고 

 

 

이제 스카이 섬 투어에 나섰습니다. 

이 섬에서 제일 큰 마을, 포트리는 호텔비가 비쌌기 때문에 섬 입구의 작은 마을, 브로드포드의 유스호스텔에

숙박을 정한 것인데 생각 외로 섬에서는 마을과 마을을 오가는 대중교통이 하루 두세 번.

버스 시간에 맞춰 포트리로 이동, 거기에서 시작하는 '섬 순환버스'를 타거나

시티투어버스인 '스카이버스'를 이용, 섬 투어를 한 후 늦은 시간에 다시 이곳에 돌아오는 일은 쉽지 않았지요.

할 수 없이 숙소의 관리인에게 택시 투어를 부탁, 우리 일행끼리 섬을 돌아보는 7시간의 1일 투어를 하게 되었네요. 

그 비용을 생각하면 차라리 포트리에 머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서 배가 아팠습니다. ㅠㅠ

 

영국인들은 소설, '피터 팬'에 나오는 상상의  섬, '네버랜드'가'  이 스카이 섬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답니다.

우리는 오늘 그 소설의 무대로 들어갑니다.

브로드포드에서 출발, 포트리를 거쳐 동북쪽의 'Old Man of Storr', 'Kilt Rock'과 'Quiraing' 등, 

트로터니쉬 반도의 순환도로 주변에 있는 바위 기둥과 협곡을 보고 

서쪽으로 가서 'Dunvegan Castle'에 들르는 일정이지요.

 

여기는 연간 300일 이상이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씨.

오늘도 '역시'입니다. 

운전기사는 거친 비바람을 걱정하는 나를 보면서  'Ten minutes'를 연발, 10분 정도면 멈출 거라는 거였지요.

그의 농담처럼 화창한 날씨에서 갑자기 비가 오고 개는가 싶다가도 곧 비가 오는 'Ten minutes' 날씨는

변환의 극치였습니다. 

 

빙하가 지나가면서 남긴 흔적과 대서양의 거친 바람이 만들어낸 절경 속, 

 

 

 

뾰족한 바위가 솟아있는 특이한 암석 지대를 지나갑니다.

병풍처럼 둘러싼 바위 앞에는 

 

 

피너클(pinnacle)이라 부르는 이런 뾰족한 바위 중에서 

 

 

제일 멋진 49m의  'Old Man of Storr'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바위도 대서양의 거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그 형태가 조금씩 무너지고 있답니다.

 

 

스토르에서 북쪽으로 15분 거리에 있는 'Kilt Rock'은

절벽의 형태가 마치 스코틀랜드 남자들이 입는 킬트, 주름 스커트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

 

 

 

그 언덕에 서면 

 

 

 

배 한 척, 바다에 떠 있는 그림 같은 풍경이 보이고 

 

 

아랫동네는 구름과 안개에 덮여 있었지요.

기름진 옛 터전을 적에게 빼앗긴 켈트인들이 북쪽으로 밀려나 정착했던 이 황량한 벌판에는 

그들의 서러운 감성이 배어 있는 듯 쓸쓸하기만 했습니다. 

 

 

높이 563m의 협곡, 'Quiraing'은

 

 

 

바람과 빙하, 거기에 지각의 변동까지 곁들여 만들어진 다양한 모습의 계곡입니다.

 

 

나무 한 그루 자라지 못하는 그 언덕을 걷다가 

 

 

대서양의 거친 바람에 자칫 날아갈 뻔했습니다.

그래도 아주아주 즐겁습니다. 

 

 

안개와 구름, 거친 바람과 잦은 비,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거친 들판에 날씨마저 변덕스럽지만

 

 

여행자에게는 꿈같은 풍경입니다. 

 

 

 

아름다운 호숫가 마을 'Flodigarry'를 지납니다. 

이곳에 머물면서 근처의 산과 마을을 돌아다닐 생각이었지만 계획이 틀어지면서 두고두고 아쉬웠던 동네.

포트리에서 56번, 57A번 버스가 하루 두 번 운행됩니다. 

 

 

 

 

여기저기 색다른 지형을 구경하면서 

 

 

 

 

'Dunvegan Castle'에 왔습니다. 

성과 정원을 돌아보는 입장료는 1인 10파운드.

성 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지 말랍니다. 

 

 

그러나 성 안보다 더 좋았던 것은 잘 가꾸어진 정원. 

 

 

 

그 정원보다 더 좋았던 것은 성 밖의 

 

 

이 해변이었지요.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Wuthering Heights'을 연상하게 하는 풍경이었거든요. 

황량한 땅, 습지에 내리는 안개비, 잿빛 날씨 속의 외딴집에 쓸쓸한 해변까지.

 

 

그 무엇보다도 특별했던 것은 키 작은 관목이 우거진 이 황야의 야생화, heath(heather) 꽃이 피어 있는 들판.

 

 

'폭풍의 언덕'에 등장하는 작고 가시 투성이인 그 히스꽃이 눈 앞에 있었습니다. 

주인공 히스클리프의 외로움과 슬픔, 아픈 사랑도 황야(heath)이 히스(heath)를 배경으로

더 극적으로 전개되었지요.

소설 속에 등장하면서 늘 궁금했던 이 꽃을 본 것만으로도 하일랜드에 온 목적을 이룬 듯했습니다.  

 

 

던베건 성을 마지막으로 숙소로 돌아가는 중간, 

이 섬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빵집에서 거기 파파 할머니가 만든 맛있는 빵을 사들고 

 

 

포트리를 거쳐 브로드포드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짧은 일정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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