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영국과 아일랜드

인버네스, 네스호 유람

좋은 아침 2017. 8. 19. 12:32

에든버러 민박에 캐리어를 맡기고 

배낭 차림으로 가볍게 인버네스로 출발하였습니다. 

ScotRail 열차로 3시간 30분, 1인 28.5파운드의 요금은 우리 돈으로 약 43000원입니다.

시니어 카드로 30%의 할인을 받았어도 큰 금액이었지요.

우리가 여행하던 시기에는 파운드화의 가치가 많이 떨어진 시점이어서 

물가 비싼 영국에서 그런대로 견딜 만했지만 교통비는 여전히 만만치 않았네요. 

이 글을 올리는 시점의 신문기사에 영국이 EU를 완전히 탈퇴할 경우

열차 요금은 그 시스템에 따라서 대폭 오를 것이라는, 즐겁지 않은 소식이 들립니다.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우, 에든버러와 동북쪽의 에버딘 등 낮은 구릉지대는 Lowland,

그 위쪽 산악지대는 Highland라고 부릅니다.

인버네스는 그 하일랜드의 중심인 주도. 

 

 

역 앞에는 킬트 군복 차림에 장총을 든 장군의 동상이 보입니다.

스핑크스와 khartoum이라는 지명에서 유럽의 아프리카 식민지 쟁탈전에 공을 세웠던 고든 장군이

여기 출신임을 자랑하는 듯했습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열차역 근처, 버스터미널 안에 있는 여행사에서 네스 호 투어를 신청, 티켓을 샀습니다.

        교통편만을 제공하는 투어의 티켓은 세 종류.

        그중에서 우리는 배를 타고 운하를 지나 호수로 들어가서 어쿼트 성을 조망하는 투어를 선택하였지요. 

        시니어 할인 18파운드에 

         이 투어에 참가하는 사람에게 50%를 할인해주는 시티버스 승차권 4파운드, 모두 22파운드입니다.     

               

 

인버네스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선착장으로 갑니다. 

 

 

우리가 타고 갈 배는 'Jacobite Rebel'.

 

 

운하를 지나 

 

 

넓은 네스호에 들어왔습니다.

음산한 날씨 속에서 이 호수의 괴물, '네시'가 나타나기를 은근히 기대했지만 

 

 

호숫가 주변 풍경이 아름답고 

 

 

물결 잔잔한 호수 유람이 즐거워서 

 

 

 

어느 순간, 괴물은 잊어버렸습니다.

지층에 토탄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스코틀랜드 지역, 

이 호수의 밑바닥에도 검은색의 토탄이 깔려 있는 때문에 물빛까지 탁하게 보인답니다. 

그러면서 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조류가 잘 자라지 못하면서 큰 물고기도 살지 못한다지요.

그러니 '네스 호의 괴물', 네시의 이야기는 

자연이 주는 경고,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담은 켈트인의 옛 전설이 이 지방 나름으로 각색된 거라 했네요.

 

 

호수 안에 있는 어쿼트 성입니다.

 

 

전략적인 요충지였던 탓에 수많은 전쟁을 겪으면서 이제는 흔적만 남은 폐허에 

 

 

스코틀랜드 국기가 펄럭입니다. 

구름이 잔뜩 낀 음산한 날씨와 낡은 성터가 그럴듯하게 어울렸네요.

 

 

 

다시 돌아온 인버네스는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의 하나입니다.  

여기부터 포트 윌리엄까지 도끼로 찍은 것처럼 가늘게 뻗은 117km 길이의 틈새(Great Glen)

몇 개의 호수가 이어집니다.

마지막 빙하기가 끝날 무렵, 단층선에 박혀있던 빙하가 녹으면서

린네, 로치, 오이치, 네스호들을 만들어냈다지요.

'칼레도니아 운하'로 이어지는 이들 호수는 이 나라의 동서해안을 가늘고 길게 이어 주고 있습니다. 

 

강변을 따라 잘 조성된 산책길에서는 성당과 교회,

 

 

인버네스 성이 보입니다. 

 

 

다리를 건너 상가가 밀집한 거리를 지나면 

 

 

열차역과 버스터미널, 그리고 우리의 숙소 'Crown Hotel' 호텔이 있습니다. 

 

 

이 숙소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은 엉겅퀴 문양의 커튼.

가시가 돋쳐 있는 이 억센 보랏빛 야생화가 스코들랜드의 국화랍니다.  

이 꽃은 여행 기념품에도 가장 많이 쓰인 도안이었습니다. 

기념품 중에는 영화 '브레이브 하트'에서 본 장면,

스털링 전투에서 타탄 스커트를 입은 켈트 족 병사들이 대치 중이던 잉글랜드 군에게 보냈던 야유 

-일제히 돌아서서 스커트를 올리고 엉덩이를 내보이던 모습이 그려진 컵도 있었지요.

적에게 겁쟁이라고 놀리던 장면이었네요.

그래서인지 이 지역, Highland는  Lowland 도시의 편안했던 분위기에 비해 그 느낌이 많이 달랐습니다. 

 

 

이제 우리는 하일랜드 열차를 타고 'Kyle of Lochalsh'로 갑니다. 

이 구간은 영국에서도 가장  노변 경치가 멋지다는 코스입니다. 

 

 

노란 들꽃, Gorse(가시 금작화)가 만발한 전원을 지나고 

 

 

점점 고도가 높아지면서 산과 호수가 연이어 나타납니다. 

 

 

흐린 날씨에 기온은 쌀쌀했지만

 

 

풍경만은 아름다워 2시간 반의 열차여행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아쉬웠지요.

 

 

드디어 'Kyle of Lochalsh'에 도착하였습니다.

간판의 아래 부분에는 스코틀랜드의 게일어가 병기되어 있네요.

 

 

열차역에서 내리면 대서양을 향한 좁은 수로가 보이고  

 

 

우리의 목적지 'Isle of Skye(게일어로 '날개의 섬'이라는 뜻)'로 들어가는 긴 다리도 보입니다. 

배를 타고 들어가던 낭만의 섬에 이제는 연육교가 놓이면서 버스로 들어갑니다. 

 

 

열차역에는 섬으로 들어가는 버스 노선과 소요 시간을 알려주는 전광판이 있고 

거기에서 왼쪽으로 돌고 돌면 버스 터미널.

 

 

스카이 섬의 초입, 'Broadford'의 우리 숙소에 왔습니다. 

섬의 중앙 'Portree'의 숙박비가 너무 비싸기에 이곳의 유스호스텔에 숙소를 예약했었지요.

 

 

방에서는 'The Little Minch' 해협이 보입니다. 

눈 앞의 저 멋진 풍경을 보니 이 섬에서의 2박 3일이 기대됩니다.   

와, 드디어 '피터 팬'의 스카이 섬에 왔습니다! 

 

 

 

'28. 영국과 아일랜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렌 피난와 글렌코  (0) 2017.08.22
스카이(Skye) 섬의 풍경  (0) 2017.08.19
에든버러  (0) 2017.08.16
윈더미어의 2박3일  (0) 2017.08.16
셰익스피어의 Stratford Upon Avon  (0) 2017.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