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캔터베리에서 런던으로 가는 열차는
지난밤의 거센 폭풍우로 철로에 쓰러진 나무 때문이라며 출발이 지연되면서
셰익스피어를 찾아가는 Stratford Upon Avon의 일정도 덩달아 늦어졌습니다.
런던의 킹스크로스 역에도, 2시간 만에 도착한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번 역에도 비가 많이 오고 있었지요.
우산을 받지 못할 정도로 쏟아지는 폭우에 런던 행 열차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서
곧 택시를 잡아 타고 Holy Trinity 교회로 이동.
교회 안,
제단 쪽으로 입장료 1인 2파운드를 내고 들어가니
왼쪽에는 깃털 펜을 손에 든 셰익스피어의 반신상이,
그 아래에는 그들 부부의 소박한 무덤이 있었습니다.
그는
'여기 묻힌 유해가 도굴당하지 않도록 신의 가호가 있기를!
이 묘석을 보존하는 자에게는 축복이 있을 것이며 나의 유골을 건드리는 자에게는 저주가 있으리라'는
묘비명을 남겼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왼쪽에는 부인, 앤 해서웨이의 무덤이 있습니다.
앤은 셰익스피어보다 8년 연상.
'연상의 여자와 결혼하지 말라' 했다던 그의 말이 생각나서 피식 웃음이 나왔네요.
이 교회에서 진행되었던 셰익스피어의 세례와 장례를 증명하는 서류입니다.
그의 일생은 5%의 사실과 95%의 추측으로 이루어져 있다는데 이 증명서는 정확한 것일까요?
토머스 칼라일이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고 했다는 '대단한 극작가'였지만
여기 초상화까지도 그 진위는 확실치는 않다 했네요
교회 안에는 특이하게도 수를 놓아 만든 성화가 있어서 눈을 끌었고
성가대의 섬세한 목조각도 인상적이었지요.
셰익스피어를 찾는 한국인이 많은 듯 한글 안내서도 있습니다.
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Avon 강변에는 '로열 셰익스피어 컴파니(RSC, Royal Shakespeare Company)' 소속의
두 개 소극장 ''The Other Place' 와
'The Swan'이 있고
1932년에 설립된 세익스피어 연극 전문인 로열 셰익스피어 극장(RST, Royal Shakespeare Theater)도 있어
매년 11월부터 9월까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공연하고 있답니다.
그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셰익스피어의 생가(Shakespeare's Birthplace)입니다.
'베니스의 상인'을 극적인 반전으로 끝냈던 그는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과 '리어왕', '오셀로', '맥베드' 등의 비극을 통해서도
인간의 심층을 들여다보았던 작가였지요.
생전에 쓴 38편의 희곡과 소네트 154편, 장시 2편에서는 그 시대까지의 평면적이면서 틀에 박힌 문장에서 탈피,
입체적이고도 사실적인 표현과 내용, 성격이 뚜렷한 인물을 수없이 등장시키면서 세계문학사에 큰 별로 남았습니다.
자주 인용되는, 명언이 담긴 그의 희곡들은 시대를 초월하여 지금도 세계 여러 나라의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 마을은 그가 살았던 시대의 튜더 양식 가옥에
이런 가로등하며 모든 것이 셰익스피어로 통하는 셰익스피어 일색의 마을입니다.
Holy Trinity Church 제단 , 그의 무덤 앞에서 한 장,
옥스포드 구내매점에서 산 작은 흉상과
머그도 한 장.
그의 원고와 생가를 배경으로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 속 인물들,
뱀을 손에 든 클레오파트라와 해골을 쥔 햄릿, 마담 맥베드에 리어 왕의 캐릭터가
희화적으로 그려있는 캐리커처 컵,
생가가 담긴 마그네틱을 사들고 흐뭇한 마음으로
뒤늦게 갠 날씨 속, 기차 창 밖의 무지개를 보며 런던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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