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라의 카르본 바자르로 이동,
거기서 현지인들과 합승한 두 대의 택시로 키질쿰 사막의 황량한 도로를 달려
우르겐치에서 환승,
이 지역의 택시로 갈아 탄 다음 35km 거리에 있는 실크로드의 또 다른 요새도시, 히바에 왔습니다.
모두 7시간의 이동입니다.
히바에서는 성안으로 들어올 때 구입해야 했던 2일간 사용 가능한 입장권 제도를 폐지하고
현재는 몇 개의 건물에서만 개별 입장료를 받습니다.
개별 입장료는 계속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한 듯, 우즈벡의 화폐, 솜 대신 미국 달러로 받았습니다.
성문 밖 건물 벽에는 로마에서 장안까지 실크로드를 연결해 놓은 지도가 있었지요.
로마를 시작으로 이슬람 권으로 이어지면서 익숙한 지명,
이스탄불, 팔미라, 다마스커스에 알렉산드리아, 카이로, 바그다드, 이스파한,
히바, 사마르칸트, 타슈켄트, 비슈켁, 알마티, 부하라 들이 반갑습니다.
구시가는 높은 흙벽으로 둘러 싸인
작은 마을로 그 안에 황토빛 건물이 오밀조밀 모여 있었습니다.
이 히바의
서문에 들어서면서 제일 먼저 본 것은 청록색의 칼타 미노르 첨탑.
1851년에 시작된 공사가 지배자, 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중단되면서 미완성으로 서 있습니다.
상가를 기웃거리다가 음악소리를 끌려 들어간 '알라쿨리 칸 마드라사'에서는
공연을 앞두고 연습 중인 악사들과
한쪽 벽에 악보처럼 보이는 그림,
악기를 연주하거나 춤을 추는 여자 그림도 보입니다.
골목골목에 자리잡은 기념품 가게 중에는
낮의 더위에 어울리지 않는 이런 털모자 가게도 있어서
이 사막 지대의 밤이 얼마나 추울 지 걱정될 정도였지요.
카자흐, 키르기스에서는 거의 없었던 기념품 가게가 우즈벡에는 많습니다.
중앙아시아의 스탄국 중에 실크로드를 잇는 도시가 제일 많은 이 나라에 여행자들이 몰리면서
기념품 산업도 발달한 것 같습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얼굴 가득 웃음 띤 이 할아버지 조각도 여러 가지.
우즈벡의 다양한 풍속을 보여 주는 마그네틱도 재미있습니다.
아치 형의 동문(Polvon-Darvoza)에는 노예시장이면서 감옥이었던 건물이 있습니다.
노예상인들은 다른 종족이나 길을 잃고 헤매는 대상을 납치, 이곳에 가둬두었다가 매매했다지요.
그러면서 히바 왕국은 공포의 오아시스 국가로 악명이 높았답니다.
북문 쪽에는 일부 복원된 성벽 길이,
동문 근처의 작은 문 밖으로는 데혼 바자르와 미니버스 터미널이 있고
서문 왼쪽에는 히바의 지배자가 살았던 요새, Kuhna Ark가 있습니다.
그 입구를 지나 야외 알현실을 거쳐
계단을 오르면 히바 구시가를 조망할 수 있는 망루가 나옵니다.
한가운데에 47m의 주마 모스크 첨탑과
오른쪽으로 전통옷을 입은 아주머니가 입장권을 파는,
우즈벡에서 가장 높은 57m의 이슬롬호자 마드라사 첨탑도 보입니다.
성벽 위의 길을 걷고 내려와
성벽을 따라 또 성을 한 바퀴 돈 다음
숙소로 돌아와 시원한 과일로 사막 마을의 더위를 식히는 시간,
벽에는 중앙아시아의 풍경이 그대로 담긴 그림도 보였습니다.
늦은 시간에 다시 찾아온 이곳은 일몰 감상의 최적지!
현지인들도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습니다.
사막의 하루가 또 지나갔습니다.
여행자들이 입장하는 이찬칼라, 서문의 낮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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