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르칸트에서 특급열차로 약 3시간.
부하라 근교, 카간 역에 도착하여 그 앞에서 택시를 타고 9km 거리의 부하라로 왔습니다.
부하라에는 열차역이 없기 때문이지요.
늦은 시간, '랴지하우스'('연못의 둘레'의 뜻)' 앞에 내려 숙소로 걸어가면서 보았던 야경 속의 연못가는 화려했네요.
악사들의 연주에 가수들의 노래도 나오는 시끌벅적한 분위기에
우즈벡의 밤문화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모여들었거든요.
'랴지하우스'는 그 옛날 부하라 왕국에 도착했던 대상들의 휴식처.
설산의 눈 녹은 물이 흘러들어와 곳곳에 만들어진 200여 개의 이런 연못은
소련의 지배 시절, 전염병을 일으키는 원흉으로 지목되면서 매몰되어 지금은 몇 남지 않았답니다.
다음 날 아침,
잘 정비된 상가, '타키 사라 폰'과 '타 키텔 팍 푸루숀' 지역을 지나면서
눈을 끌었던 것은 각종 천에 쓰인 석류 무늬들!
이 지역에서 많이 나오는 석류를 주 테마로 하여 커튼과 방석, 쿠션과 테이블보 등 등장하고 있었지요.
전통모자도 아주 화려했네요.
오늘은
미르이 아랍 마드라사, 칼론 첨탑, 칼론 모스크를 거쳐 아르크, 볼로하우즈 모스크,
이스마일 샤마니 영묘, 욥의 샘까지 돌아다녔습니다.
왼쪽은 미르이아랍 마드라사로 지금도 학생들이 공부하는 이슬람 신학교이고
가운데는 칼론 첨탑, 오른쪽은 칼론 모스크입니다.
16세기에 지어진 이 칼론 모스크는 정복자, 칭기즈칸 군대의 파괴로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는데
높이 46m, 깊이 10m의 칼론 첨탑만은 그 높이에 감탄한 칭기즈칸의 명령으로
파괴되지 않고 살아남았답니다.
'칼론'은 타지크어로 '엄청난'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칼론 첨탑에서 가까운, 견고한 성벽의 아르크.
이곳은 19세기까지도 부하라 왕이 살았던 요새입니다.
입구의 경사진 길을 올라가면 맨 처음에 보이는 건물이 주마 모스크,
그 천장과 창문 채색이 섬세하고 예뻤지요.
안에는 부하라의 역사가 담긴 박물관도 있습니다.
'김홍도의 서당'을 연상케 하는 풍속화에
출토된 생활 도구,
여자의 장신구와 그 시대 남자의 의상, 생활을 묘사한 그림도 많습니다.
요새에서 길을 건너면 장식이 아름다운 작은 모스크와
또 다른 연못, 볼로 하우즈가 있고
근처 샤마니 공원 안에는 이스마일 샤마니 영묘가 있습니다.
이곳은 부하라에 이슬람 문화를 전했던 아미르 이스마일 장군의 묘로
아주 견고하게 지었기 때문에 11세기를 지나는 동안 한 차례의 보수공사도 없이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답니다.
그 건축 기술이 놀랍습니다.
근처에 있는 '욥의 샘'은
구약성서의 선지자, 욥이 가뭄에 시달리는 부하라 사람들을 위하여
지팡이를 꽂아 샘물이 솟아 나오게 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으로
박물관 안에 있는
이 샘에서는
지금도 여전한 맑은 샘물이 솟아 나와
우즈베크의 더위에 지친 여행자들에게 시원한 물을 제공하고 있었지요.
사마르칸트의 레기스탄, 쉐르 도르 마드라사의 사자 형상처럼
이곳에도 사람의 얼굴 형상을 한 태양과 그 양쪽에 양을 들고 있는 비둘기가 그려 있고
그 맞은편에 하나카 마드라사, 북쪽에 쿨 켈다 슈 마드라사가 있습니다.
많은 옛 건축물들은 이 부하라가 실크로드의 중심지였음을 알려 주고 있었습니다.
랴지하우즈의 동쪽, 당나귀를 타고 있는 '호자 나스루딘' 동상입니다.
그는 은유적인 이야기를 통하여 이슬람 세계에 많은 교훈을 남겼던 현자라네요.
주택가에 있는 인도양식의 건축, 차르 미나르는 '네 개의 탑'이라는 뜻을 가진 작지만 예쁜 탑이지요.
차곡차곡 쌓아 올린 전탑에 타일을 박은 섬세함이 돋보입니다.
그 안에도 역시 선물가게가 있습니다.
구시가에 있어 도보로 유적지를 돌기가 편했던 우리 숙소,
' Nasriddin Navruz'는 가족끼리 운영하는 작은 B&B로 모두들 친절했습니다.
부하라에는 골목골목마다 이런 작은 숙소들이 아주 많습니다.
아침 식사 후,
주인아주머니와 기념사진 한 장 남기고 다시 길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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