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도착했습니다.
이 나라는 한반도의 13배 면적에 스페인, 이탈리아계의 백인이 97%를 차지하는 나라.
16~18세기 이 스페인의 식민지에 유럽계 이민이 몰려들면서 백인 주축의 국가가 수립되었지만
군정과 민정이 반복되면서 군정의 공포정치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실종되는 불행한 사건이 이어졌지요.
1982년 영국과의 전쟁에 패하면서 다시 등장한 민정에서도
높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에 정경 불안은 여전.
그러나 질 좋은 와인과 커피, 만두 종류인 엠빠나다, 쇠고기 바비큐인 아사도가 맛있는 나라,
무엇보다도 탱고(현지인 발음은 땅고)를 즐기는 정열적인 사람들이 사는 나라입니다.
우리와는 시차가 -12시간
땅고가 시작된 항구 도시, 보카에 왔습니다.
유럽에서 건너온 가난한 부두 노동자, 선원들이 이 보카에서
향수와 삶의 애환을 술과 춤으로 달래면서 땅고가 만들어졌답니다.
가진 것이 없었던 그들은 배를 만들고 남은 철판과 페인트를 이용하여 부분 부분 집을 지어 나갔고.
그러면서 이제 보카와 땅고는 서러웠던 삶의 흔적이 아니라
강렬한 원색의 매력과 정열적인 춤에 쇼핑이 즐거운 관광명소가 되었습니다.
산 마르틴 장군의 조형물이 서 있는 입구로 들어가면
눈 앞에 펼쳐지는 화려하고 신명나는 세상, '보카'입니다.
카페와 레스토랑, 갤러리와 기념품 가게가 가득한 거리에서
땅고 댄서들도 정열적으로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그 보카에서 버스를 타고(5.5페소) 도착한 5월 광장,
거기 핑크 빛 건물의 대통령 궁 담장에는 낙서가 가득했고.
1810년 5월 25일, 스페인에 독립을 선언하면서 기념으로 만든 '5월의 탑' 이 그 앞에 있습니다.
대성당은 화려했지요.
거리에는 식민시대의 고풍스러운 건물도 많이 보입니다.
이 도시의 상징인 높이 67m의 '오벨리스꼬'가 서 있는
'7월 9일 대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차도.
시내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그 길을 건너려면 중간중간에 있는 횡단보도 4개를 지나야 했네요.
1858년에 문을 열었다는 'Tortoni' 카페의 진하고 맛있던 에스프레소의 기억도 오래 남겠지요.
벽에는 이곳을 다녀간 유명인사들의 사진과 초상화, 조각들이 가득합니다.
탱고를 격조있는 음악으로 승화시킨 '피아졸라', 남루한 항구였던 보카를 화려한 동네로 만든 화가,
'베니토 킨케라 마르틴'에 작가 '보르헤스' 들이 드나들었던 카페 이상의 역사적인 장소였지요.
왼쪽 작은 홀에서는 매일 저녁마다 2회의 땅고 공연이 있는데 예약을 해야 한다 했네요.
도심의 공동묘지, 산 자와 죽은 자들이 이웃해 있는, 우리에게는 낯선 풍경 속.
그 안에서 에비타(Evita)의 무덤을 찾았습니다.
그 여자, 에바 페론을 기념하는 동판이 보입니다.
뮤지컬 '에비타'에 나오는 'Do'nt cry for me argentina', 그 노래를 아시는지요?
거리의 여자에서 퍼스트레이디가 된 에비타는 대통령 남편의 페론 가문 묘에는 묻히지 못하고
친정 가족 묘에 잠들었습니다.
기득권 세력에게 배척당하면서 33살의 짧은 인생을 극적으로 살았던 에비타는
사후 50년이 지난 지금도 살아 있을 때처럼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답니다.
그 묘지 앞에 주말 시장이 열렸습니다.
살아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먹고 마시고 입고 치장하면서 인생을 즐기고 있습니다.
소리를 따라간 곳에서 만난 거리의 악사, 팬플룻 음률이 좋아서 그의 연주가 담긴 CD 한 장을 구입하고
보카에서 땅고 댄서와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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