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서산, 3

좋은 아침 2025. 3. 16. 11:22

서해안고속도로의 서해대교에서 송악으로 나오며 들렀던 한진 포구는 해수면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초봄의 미세먼지로 시계가 엉망이었지요. 

어디가 하늘이고 바다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네요.

 

 

7.87km의 긴 방조제길을 달려

 

 

오늘의 목적지인 삼길포항에 도착했지만 

 

 

안개가 여전하기에 걷히기를 기다리면서 일정을 바꿔 먼저 안쪽에 있는 안견기념관에 갔습니다. 

그러나 여기는 천장의 누수 공사로 일시 폐쇄 중.

 

 

자료라도 얻으려 관리사무실(041 660 2536)에 갔더니 먼 길 왔다며 잠깐 문을 열어주었던 덕분에 

 

 

소박한 내부를 구경할 수 있었지요.

 

 

초입에는 현동자, 안견의 흉상과 간단한 소개에 곁들여

지역의 역사를 기록한 '호산록(湖山錄)'을 근거로 그가 이 지역 태생임을 확인, 1991년에 기념관을 세웠다는 글과

 

 

 

유리 전시함 안의  안견 대표작, '몽유도원도(夢遊桃園圖)'가 보입니다. 

1447년(세종 29), 안평대군의 꿈 이야기를 듣고 그가 3일 만에 그렸다는 이 그림 옆으로는

안평대군의 발문과 시,

 

'이 세상 어느 곳이 꿈에 본 도원인가,

은자의 옷차림이 아직도 눈에 선하구나.

그림으로 두고 보니 참으로 좋을시고

천여 년을 전하여 봄직하지 않은가'에  

 

이개, 정인지, 박팽년, 김종서, 박연과 성삼문, 신숙주의 찬시가 이어집니다. 

詩, 書, 畵의 수준이 높았던 그 시대 문화를 실감할 수 있었지요.

그러나 아쉽게도 이 원본은 일본 천리대학 중앙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고

여기 그림은 실측 크기(38.7 × 106.2cm)의 모사본이랍니다.

 

 

 

후세의 학자와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준 걸작,  '赤壁圖'와 

 

 

 

 '瀟湘八景圖'도 역시 모사본으로 등장합니다.

 

 

 

 

 

'四時八景圖' 모사본에는 초봄과 늦봄, 초여름과 늦은 여름, 초가을과 늦은 가을, 초겨울과 늦은 겨울의 풍경이 담겨 있고

같이 전시된 고문서 영인본, '용재총화'와 '보한재집'에는 안견의 그림을 칭송하는 기록이 적혀 있었지요.

 

 

기념관 아래, 넓은 뜰에는 '현동자안견선생기념비'가 보입니다.

 

 

 

다시 북쪽의 삼일포에 왔지만 한낮에도 여전히 회색빛 세상. 

 

 

다양한 조형물 속에 

 

 

갓 잡아온 생선을 회로 떠주는 선상횟집과

 

 

저마다 회와 매운탕 거리가 들어 있는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인근의 음식점으로  가던, 그 진풍경이 재미있었네요.

 

 

인근 다도해를 돌아다니는 유람선(041 663 7707)을 탈 생각이었는데 비수기 평일인 오늘은 결항이라기에 '서산 아라메길' 중의 하나인 '삼길나무길'로 갑니다.

이 길은 삼길포관광안내소에서 출발, 전망대와 삼길산(166m) 정상의 봉화대, 삼길산 교회 입구를 거쳐 삼길포항으로 되돌아오는 등산 코스(3km, 1시간 30분)와

삼길포관광안내소에서 출발, 전망대와 봉화대 입구를 지나 화곡어린이집 입구까지 연결되는 임도, 벚꽃길(4.2km, 1시간 30분)로 나뉘는데  

 

 

우리는 봉화대 입구까지 차로 이동, 화장실 앞 주차장에서 봉화대에 올랐다가 원점으로 돌아왔지요.

 

 

전망대에서는

 

 

삼길포항의 등대와 

 

 

당진 왜목항 위쪽의 화력발전소, 석문방조제, 중간의 작은 어항인 도비도에 

 

 

그 오른쪽으로 대호방조제와 대호지호,

 

 

눈앞으로는 크고 작은 서해안의 섬들, 대조도와 소조도, 난지도와 대난지도 들이 보입니다. 

맑은 날에는 안산의 제부도까지 볼 수 있답니다. 

 

 

봉화대 입구에서 봉화대까지는 산길 200m.

 

 

저녁노을을 받은 봉화대 앞으로 

 

 

국제여객터미널이 있는 대산항과 대죽산업단지가 

 

 

어둠에 잠기고 있었지요.

 

 

오늘의 숙소는 삼길포 인근의 '서산수골프&리조트'.

 

 

다음날 아침, 테라스에서 맞은 일출입니다. 

 

 

연못을 물들이면서 떠오른 햇빛은 

 

 

필드까지 번졌습니다. 

숙소동에서 클럽하우스로 이어지는 길목에서도 

 

 

 

잘 가꿔놓은 풍경이  내려다보입니다.

 

 

체크 아웃 후 일정은 근처의 웅도.

 

 

주차장에서 나무 데크를 따라 

 

 

 

해안도로에 들어섰습니다.

 

 

오늘 간조 시간, 09시 53분에 맞춰 물 빠진 섬에 걸어서 들어가려 했는데

현재 물을 막고 연도교 공사를 진행하면서  그 옆에 임시 통행로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차로도 갈 수 있었네요.  

 

 

이 섬의 특산물, 주꾸미와 조개, 굴과 게 그림이 즐겁습니다.

 

 

나무데크에서 저 앞, 

 

 

작은 섬으로 향한 트랙터 바퀴 흔적을 따라 바닷길을 걷다가

 

 

뻘밭에 막혀 되돌아온 일도 있습니다. 

 

 

선착장이 보이는 곳에서 데크길이 끝나기에 

 

 

동백꽃이 피는 있는

 

 

마을 안길로 들어갔다가 교회 앞에서 나왔습니다.

 

 

반송으로 가는 길 언덕에서는 가운데 '모개섬'을 중심으로 왼쪽, 기존의 연육교와  오른쪽에 공사 중인 연도교가 보입니다.

저 다리가 완공되면 이 웅도에서는 물때와 관계없이 언제든 사람과 차가 오갈 수 있게 됩니다.

 

 

웅도에서 나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서산한우목장'으로 갑니다.

 

 

저 초원 정상을 중심으로한 원점 회귀의 나무데크길, 

 

 

목장 안에 있는 2.1km의 '웰빙산책로'를 찾아온 것이지요. 

작년 12월에 개장하여 연중무휴, 일출에서 일몰 시간까지 무료로 개방하지만

동절기와 기상 상황, 방역 등에 따라 운영시간이 달라질 수 있답니다. 

 

 

주차장과 화장실이 있는 입구에서 출발,

 

 

능선과 골짜기를 따라 시원스럽게 펼쳐진 초원을 보며

 

 

 

 

걷는 길입니다.

 

 

'같이 오슈',

귀여운 마스코트가 맞아주는 정상 저 뒤쪽으로는 축사 등의 부대시설이, 

 

 

바로 앞으로는 작은 연못과 정자에 길 건너 멀리 저편의 정자까지도 보입니다. 

 

 

 

벚나무 가로수길 끝에 있는 

 

 

 

한우개량사업소 옆에서 데크길은 차도 옆으로 이어지면서 주차장까지 연결되었습니다. 

겨울 설경 사진을 보고 찾아온 곳이지만 어느 계절이라도 인상적인 장소가 될 듯합니다.

일본 홋카이도의 시레토코 목도를 걸었던 추억을 떠올리며 흐뭇한 시간을 보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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