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강화 교동도(喬桐島)

좋은 아침 2025. 2. 28. 18:14

긴 동면의 시간 끝에 다시 여행길에 나섰습니다.

오늘은 교동도에 갑니다.

여기는 고구려 시대에는 고목근현, 신라 시대에는 교동현이라 불렀고

고려시대에는 벽란도로 가는 중국사신이 머물던 국제교역의 중간 기착지였으며

조선 시대에는 경기와 충청, 황해도의  '삼도수군통어영'이 있던, 서해안과 북방의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서북쪽의 연안군, 북쪽의 배천군, 동북쪽의 개풍군  사이에 불과 3km 거리의 바다를 두고 남과 북이 마주 보는 땅입니다.

 

먼저 강화도에서 교동도로 들어가는 교동대교를 건넜습니다.

이 다리는 2014년 7월 개통된, 인천광역시의 강화도와 교동도를 잇는 3440m 길이의 연도교입니다.

섬의 북쪽인 임진강을 따라 이어지는 민통선 도서지역이기 때문에 입도 전,  해병대 검문소의 신분증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교동도에서는 '강화나들길' 9코스의 일부를 걸을 예정이었지요. 

교동도에 있는 두 개의 나들길 중, 

 

 

9 코스  '다을새 길'에서 

월선포선착장 → 동진포 →  교동읍성 →  교동향교 →  화개사 →  전망대 →  대룡시장까지 약 7.5km, 2시간 30분 정도 걷고 대룡시장에서 점심을 먹은 후 군내버스를 타고 다시 월선포 선착장으로 나오는 일정입니다. 

 

 

9코스의 이름, '다을새'는 삼국시대 이전의 교동도 옛 지명인 '달을신'에서 유래했다네요.

월선포  선착장에서 시작하는 이 길의 입구에는 이 섬을 상징하는 한 마리의 제비 조각이 서 있고 

 

 

화려한 아치와 해바라기 울타리 옆으로 

 

 

이곳이 민통선임을 알리는 당부의 글도 있습니다.

 

 

'안녕하시꺄?'

간척 사업으로 국내 14번째 크기라는 이 섬에서는 긴 제방길을 장식한 글과 그림이 즐겁습니다.

 

 

 

왼쪽으로 석모도가,

 

 

오른쪽으로는 수로와 마을, 산 능선을 따라서 화개산 정상과 그 옆으로 전망대가 보이는 길입니다. 

 

 

거기에 교동도의 볼거리를 알리는 간판도 이어집니다.

공자 초상을 모신 교동향교,

 

 

한국전쟁 당시 임진강 건너편의 황해도 일대에서 넘어온 피란민들이 만든 골목시장, 대룡시장과 

 

 

5색의 테마정원과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있는 화개정원,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고 9~10월에는 해바라기 축제가 열리는 섬 서쪽의 난정저수지 안내입니다.

 

 

곳곳에 이런 장식도 많습니다. 

 

 

제방길의 동진포구를 향하여

 

 

썰물의 예쁜 해안을 걸었습니다.

 

 

 

 

 

동진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교동읍성과 향교, 화개사로 갑니다 

 

 

교동읍성은 1629년(인조 7년)에 축조한 곳으로 현재 남문인 유량루를 복원해 놓았고

 

 

교동향교는 고려 충렬왕 12년(1286), 유학자 안향이 원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공자와 그의 제자 10인의 초상화를 가져와 모셨다 하여 향교 중의 으뜸, 수묘(首廟)라 부르는 우리나라 최초의  향교입니다.

 

 

교육기관인 명륜당 뒤로

 

 

계단을 올라가면

 

 

공자를 모신 대성전이 보입니다.

그러나 현재 공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담 너머로 살필 수밖에 없었네요.

 

 

고려 때 창건한 화개사는 조계사의 말사로

'동국여지승람'에는 고려의 학자, 삼은 중 목은 이색이 여기에 머물렀던 기록도  남아 있답니다.

 

 

이어 경사가 급한 산길, 

 

 

화개산 (260m)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에서는  간척지인 넓은 교동평야와 마을,

 

 

주변의 크고 작은 섬들이 보입니다.

 

 

그 길에는 복원된 봉수대와  

 

 

모노레일을 이용하는 '스카이 워크 전망대'며 '화개정원'이 있습니다만 여기에서 편도의 모노레일을 이용하여 대룡시장으로 내려가려던 계획은 이 정원이 울타리로 둘러싸여 등산길에서는 전혀 들어갈 수 없었기에 포기, 

 

 

다시 삼거리로 돌아와 연산군 유배지 쪽으로 내려와야 했지요.  

그러나 중간에 있을 '연산군유배지'는 찾지 못한 채 

 

 

고라니 산책로를 지나 그대로 마을까지 내려왔습니다. 

한양과 가까우면서도 물길이 험해 왕족의 유배지로 자주 이용되었던 이 섬에서 

1506년 9월의 중종반정으로 폐위된 연산군은 그해 11월, 31세로  죽을 때까지 여기에 위리안치 되었답니다.  

 

 

마을에서도 전망대가 또렷하게 보입니다. 

 

 

교동면사무소를 지나서 마을의 로터리 한쪽에 자리 잡은

 

 

대룡시장입니다.

여기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지척의 고향에 돌아갈 수 없었던 실향민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만든,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400m 거리의 골목시장. 

이제 그들 대부분은 돌아가시고 외지로 유출되는 인구에 시장의 규모는 줄었지만 교동대교가 개통된 이후 '레트로 여행지'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했네요

 

 

 

고풍스러운 간판과 

 

 

 

상품들,

 

 

 

 

낡은 시계 수리점에

 

 

맞춤 양복점이며 호떡집, 

 

 

쌍화차를 파는 다방 등

 

 

소박한 가게들이 늘어서 있었지요. 

 

 

 

 

유년의 풍경입니다. 

 

 

 

수수빗자루를 엮던 노인 옆으로 코뚜레와 머리에 얹어 짐을 이던 똬리며 대나무 채반, 키와 삿갓에 지게 등 오래 전의 생활용품들이 보입니다. 

 

 

75년 세월의 이 시장에서는 계란꾸러미도 예스러웠네요. 

 

 

시장에서 점심을 먹은 후 건새우 한 봉지 사 들고 그 앞에서 시간에 맞춰 버스 승차, 교동대교의 건설로 이제는 그 쓰임을 다한 월선포 선착장로 돌아왔습니다.

버스 요금은 현금일 경우 1600원, 카드는 1500원으로 10분 정도의 거리입니다. 

 

 

18번 군내버스는 강화터미널에서 출발, 교동대교를 건너 봉소리 마을회관 →  상용진료소 앞 →  면사무소 입구 →  대룡시장 →  대룡 2구 마을회관 앞 →  남산포 입구 →  화개사 입구 →  월선포 →  화개사 입구 →  남산포 입구 →  대룡 2구 마을회관 앞 →  대룡시장 →  면사무소 입구 →  상용진료소 앞 →   봉소리 마을회관을 거쳐 교동대교를 이용, 다시 강화터미널로 나갑니다.

운행 간격은 길어도  이 버스가 월선포에서 회차할 때는 왔던 그대로 섬의 중요 지점을 지나기 때문에 도보여행자들이 이용하기는 좋습니다. 

 

 

월산포 주차장에서 저 교동대교를 지나고 

 

 

강화대교를 지나 집으로 돌아갑니다.

교동도는 시간이 멈춘 땅,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땅이었습니다.

 

 

'국내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산, 3  (0) 2025.03.16
안산, 2 . 갈대 습지  (0) 2024.12.04
옹진의 승봉도  (0) 2024.10.11
양주와 철원의 가을 꽃 구경  (0) 2024.10.04
진천과 안성의 9월  (0) 2024.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