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진천과 안성의 9월

좋은 아침 2024. 10. 2. 08:47

괴산에서 진천의 농다리()로 왔습니다. 

 

 

수크령이 만발한 세금천변,

 

 

초입의 인공폭포와

 

 

안내도를 보며 숲과 호반을 걷습니다. 

농다리를 건너 용고개에서 성황당을 지나 초평호 호반의 야외음악당을 거쳐서  출렁다리, '미르 309'를 건너면 둘레길인 초롱길. 거기서 하늘다리를 건너 이쪽 초롱길과 미선나무 쉼터를 지나서 다시 야외음악당으로 나오는 순환산책길입니다. 

 

 

진천의 이 농다리는 문백면 구곡리와 초평면 화산리를 잇는 굴티마을 앞 세금천에 놓인 28칸의 돌다리로 고려 시대에 축조되었답니다.

길이 93.6m, 폭 3.6m, 높이 1.2m인 보기 드문 규모의 석조에 

 

 

축조술 또한 독특하여 지방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지요.

석회를 바르지 않고 자연석 그대로 쌓은 다리이지만 장마에 유실됨이 없이 1,000년 동안 그 원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돌이 서로 맞물리도록 쌓아 교각을 만든 다음 보행용 상판석을 얹었기 때문이라네요.

그래서 이름도 촘촘하게 엮은 대바구니, 잘 짜인 궤짝을 뜻하는 농(籠)다리입니다 .

 

 

조상의 지혜가 담긴 역사적인 이 돌다리는 멀리서 보면 마치 수십 개의 발이 달린 지네처럼 보인다 했지요. 

 

 

다리를 건너고 천년정을 지나

 

 

소원의 탑이 서 있는 

 

 

 

용고개와 야외음악당을 거쳐

 

 

지난 4월에 개통했다는 국내 최장(309m)의 출렁다리인 '미르 309'까지 왔습니다.

 

 

'미르 309'는 이 초평호의 지형이 마치 용과 같다고 하여 붙인 용의 우리 고어, '미르'에 다리의 길이가 309m임을 알리는 이름.

 

 

용도 그냥 용이라 아니라 한반도를 등에 업고 두타산 어딘가에서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이라니 그 해석 한 번 대단합니다.  

 

 

그러나 주탑과 중각 교각이 없는 이 긴 다리는 그 흔들림이 너무 심하여 멀미가 날 정도였지요.

 

 

정자와 산책로, 초평호를 연결한 수변데크를 지나 

 

 

초롱길로 들어서서

 

 

 

농암정을 보며

 

 

하늘다리를 건넜습니다. 

 

 

오른쪽으로는 등산로, 왼쪽으로는 초롱길이 다시 이어집니다. 

 

 

다리 옆에는 유불선의 세 신선이 하늘에서 내려와 담소를 나누었다는 

 

 

'논선암'이 있습니다.  

 

 

다시 이쪽의 초롱길을 걸어 야외음악당에 도착,  '미르 309'와 

 

 

'하늘다리'를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居龍仁)'이라는 말은 들어보셨지요?

저승사자가 용인땅에서 죽은 '추천석'이라는 사람을 데려 와야 하는데 잠시 착각, 이름과 생년월일이 같은 진천땅의 농부 '추천석'을 데려 왔다가 되돌려 보냈답니다. 그런데 진천의 가족이 이미 장례를 치르고 육신을 땅에 묻은 뒤였기 때문에 돌아갈 수 없었다네요. 그래서 용인 추천석의 육신으로 회생한 그는 진천의 가족에게 가려했지만 용인 추천석의 가족이 막았고 진천의 가족은 그를 믿지 못했다나요. 이에 사또가  안타깝지만 용인땅의 추천석으로 살아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결국 진천의 추천석은 죽어서 용인땅의 추천석 가족들과 살게 되었다는 전설, 

살아서는 진천땅에, 죽어서는 용인땅에(생거진천 사거용인, 生居鎭川 死居龍仁) 거주했다는 추천석의 이야기를 길가의 만화로 이렇게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이 고장은 물이 많고 평야가 넓으며 토지가 비옥하고 풍수해가 없어 농사가 잘 되면서 인심이 후덕하기 때문에 살기 좋은 땅, 생거진천(生居鎭川)이라는 이야기도 전하고   

거기에 '살아서는 진천땅에, 죽어서는 용인땅에'의 풍수적인 해석까지 있으니 그 정답은 알 수 없었네요.

 

 

한 바퀴 돌아 나오니 농다리는 대형버스에서 쏟아져 나온 여행자들로 붐비고 있었지요. 

 

 

 

진천에서 찾아온 안성의 금광호수 하늘전망대입니다. 

금광 호수 안쪽에 만들어놓은

 

 

주차장을 지나면 청록뜰이 나오고 

 

 

그 공원 안에는 이 고장 출신의 청록파 시인, 혜산 박두진의 좌상과

 

 

대표 시, '해'를 새긴 시비가 보입니다. 

 

 

하늘전망대로 가는 호반의 숲길에도 

 

 

그의 보석 같은 시들이 전시되어 있었지요.

 

 

 

 

포항의 스페이스 워크, 단양의 스카이 워크를 차용한 듯한 

 

 

나선형의 탑과 

 

 

 

그 앞의 구불구불한 보행로며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까지 아주 좋았습니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호수에 비치는 그림자가 어울린 이 멋진 풍경은 올여름의 지독했던 무더위도 잊게 했네요.

 

 

저 아래에 시인의 호를 딴 작은 정자, 혜산정이 보입니다. 

 

 

청록 공원에서 하늘전망대를 거쳐 혜산정, 수석정으로 이어지는 길은 

 

 

'박두진문학길'.

 

 

호반의 작은 혜산정은

 

 

시인의 일생을 간략하게 보여주는

 

 

한적한 명상의 땅이었습니다. 

 

 

청록공원에서 나무데크를 따라가는 길에서도

 

 

조지훈, 박목월과 함께 청록파를 결성했던 이 순수서정시인을 추억하게 만듭니다. 

 

 

그 길의 끝에 있는 작은 광장, '박두진문학길'에서는

 

 

드넓은 호반과

 

 

멀리 하늘전망대에 

 

 

노란 가을 풍경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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